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늘 관계 속에 노출 되어있는 터라 끌리는 제목이기도 했고. 일요일이니까 손에 잡고 술술 읽어 내려갔다. 짧은 책. 사라짐, 드러내지 않기의 사유를 밀고 나아간다. 마지막엔 사라짐의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몸짓, 미소, 이야기되지 않은 말의 이면에서 오가는 침묵이 중요하다.˝
˝우리는 비로소 우리와 타자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투사와 내사의 영원한 유희-증명과 인정의 치킨 게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비밀과 미스터리, 그림자와 틈.˝
˝우리가 형식, 지위, 발견, 존재가 아니라 몸짓, 움직임, 추구, 형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몇 개의 문장들이 내 속에 남았다.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 숨긴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 타자의 내면을 인정하고 관찰하고 유예함으로써 존중을 이끌어내는 게 아닐까? 존재론의 강박을 넘어서 관계론을 사유하게 하는 단초가 아닐까?
메를로 퐁티의 <지각의 현상학>을 다시 펼쳐봐야겠다는 생각. 김상봉 교수의 <서로주체성의 이념> 생각도 조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