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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ㅣ 문예 인문클래식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박상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고전은 "읽어야지..." 하고 몇 번 손에 잡아보지만 매번 인내심있게 앉은자리에서 완독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때마침 우리의 어지러운 상황에서 만난 군주론, 어지러움 덕이었는지.. 이번에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완독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번역이 읽기에도, 이해하기에도 쉽게 되어있어 몇 백년전 글임에도 매우 현실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
군주론은 총 26장으로 구성되어있다. 군주가 존재하기 위한 발판인 "국가"의 성립부터 책은 시작된다. 서두는 11장 까지로 국가가 어떻게 성립/구성되고 군주의 권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가를 다루고 있다. 뒤이어(12~14장) 군주와 군대의 관계, 어떠한 군대의 유형이 권력획득과 유지에 도움되며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 이어 나온다. 15장부터 비로소 "군주론"의 핵심이 24장까지 다루어지는데 어떠한 군주가 권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거나 혹은 쉽게 상실하는가? 권력의 유지를 위한 군주의 역량을 다룬 부분이다. 군주론의 꽃으로 정치, 리더십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고 읽으면서 가장 많이 공감했던 부분이다. 특히나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 상황으로 매우 흥미롭게 읽었으며 지금, 대한민국 현실세계의 통치자와 정치 상황에 많이 대입해가며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 두 장은 마무리로 이탈리아를 축복하는 내용이다.
몇 가지 인상깊은 부분을 소개하자면,
p. 68. 느닷없이 군주가 된 자들은 운이 좋아 품에 안았지만 그것을 지킬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다른 사람들이 군주가 되기 이전에 닦아놓은 토대를 나중에라도 구축하지 못한다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p. 83. 민중의 호위로 군주의 자리에 오른사람이 자리를 독차지 할 수 있는 이유는 주위에 반대할 사람이 전혀없거나 있어도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 군주가 적대적인 민중에게 당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버림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적대적인 귀족들에게는 단지 버림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반역을 일으키는 사태까지 두려워 해야 합니다.
p. 154 절반은 짐승이고 절반은 사람인 존재를 스승으로 삼았다는 것은 군주가 두 본성을 모두 갖추어야 하며, 어느 한쪽이 없으면 다른 한쪽도 오래 지탱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p. 190 군주는 재능있는 사람들을 환대하고 특정 영역에서 탁월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우대하는 모습을 드러내서 군주 자신이 덕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내용에서 알 수 있듯, 몇백년 전 천상천하 유아독존 군주에게만 대입할 수 있는 내용이라기 보다는 상당수 내용, 특히 군주의 역량을 다룬 부분은 지금 이 시대에 바로 대입하여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협업상황, 권력을 나누어야 하는 상황, 경쟁속에 리더로서 자리를 지키고 이끌어야 하는 상황 등 이 책은 무엇이 현명한 처세인지 알려주고 있다. 다만, 이탈리아 역사이기에 예시로 들은 많은 사례들이 직관적인 이해가 어려웠지만 사례를 설명하는 저자의 글 만으로도 충분한 생각거리가 있었다. 더불어 이해에 방점을 맞춘 번역덕에 책 읽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 중간중간 제시된 주석, 삽화, 그림, 사진 등으로 어느정도 생생하게 이해하며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정치철학에 관심있는 사람 뿐 만 아니라 사회생활, 자기개발, 처세, 등에 관심있는 자에게도 고전이 주는 분명한 힘이 있을 것이다. 고전중에 탁월한 고전, 군주론부터 읽어볼 일이다.
* 이 책은 출판사가 제공하는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