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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티베트 사진에 마음이 혹해 여행기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여행기라기보다는, 티베트에서 그곳 풍경과 사람을 만나며 현진 스님이 우리 삶에 대해 생각한 것들을 풀어놓은 거다. 왜 풀어놓았냐 하는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우리에게 '그렇게 좀 살지마'라는 당부를 하시려고.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을 풀어놓았으니 여행기임이 분명하나 그렇게 살면 안 되요, 삶은 이런 거랍니다, 우린 모두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예요 라는 이야기들 때문에 여행기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모두 비슷한, 아니 결국 같은 얘기지만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부분은 낯설지 않은, 어쩌면 우리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우리가 어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둥글고 성기고 큰 이야기다. 다음은 같은 이야기에 불교적 색깔이 많이 더해지고 마지막 부분은 티베트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짙어진다. 개인적으론 뒤로 갈수록 더 좋았다. 덕분에 티베트 불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책 말미에 수록된 참고 도서 목록도 따로 메모해뒀다.

 

읽는 동안은 나와 내가 살아온 시간과 지금의 내 모습 같은 걸 함께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불필요한 사치와 오락에 돈을 낭비하는 것은 너무나 무의미하게 삶을 허비하는 것이라든가, 악마가 사람을 낚을 땐 미끼를 쓰지만 게으른 인간은 찌만 있어도 낚을 수 있다며 노동의 가치를 얘기할 때나, 다른 동물이 반납한 지난한 시간을 인간이 받아왔기에 우리의 삶이 고되지만 인간으로 태어난 그 자체가 무엇보다 감사한 일이 아니냐는 등의 이야기에는 끄덕끄덕 감사감사 뭐 그랬다.



다만 아쉬운 것은(이건 아마도 개인적인 문제일 뿐인 듯하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지금을 직시하고 앞으로를 그려보는 그런 귀한 시간이 책을 덮은 후에도 이어지고 변화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게으르고 부족한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기 담긴 이야기는 말하기는 쉬우나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들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책을 읽다 문득 법정 스님을 떠올렸다. 많은 이들이 그토록 법정 스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던 건 그분은 말로 가르침을 주신 게 아니라 행동으로 몸소 보여주셨기 때문이니까.

 

직접 가서 그 하늘과 그 사람들을 볼 수 있다면 더  행복했겠지만 담긴 사진만으로도 마음이 고요해지고 조용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두고 두고 읽으면 나의 저 아쉬움이 해결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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