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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의 상징 - 맥도널드와 문화권력
조 킨첼로 지음, 성기완 옮김 / 아침이슬 / 2004년 8월
평점 :
하나...햄버거 한 개로 240쪽의 책 한권을 쓸 수 있는 문제의식은 뭘까?
햄버거는 그냥 햄버거가 아니었나?
<맥도날드와 문화권력>이라는 부제를 보면서도 쉽게 내용에 빨려들지 못했던 이유는...
나는 한번도 햄버거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나 자신 그것에 익숙하지도 않지만 그것을 먹을 때 곤혹스러움(입을 한껏 벌리고 베물어도 지저분해지는...^^;;)이 가까이 하기엔 두려운 먹거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커가면서 접촉빈도가 잦아지는 건 또 나와는 다른 경험인 것이 분명한 터, 분명 아이들의 문화가 된 것은 분명하다. 회장 엄마가 토욜 같은 날에 돌리는 것이 그러함의 반증이니... 먹을 거리에 대한 주의로 패스트푸드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여 슬로푸드와 같은 태도를 말하는 것도 아니구나. 그의 문제의식은 바로 이것이다. "버거는 단순히 버거가 아니며, 문화적 영역은 이제 주요한 정치적 영역이 된다." 마지막 쪽에 나오는 이 구절이 바로 내게 주는 답.
둘...나는 왜 삼성을 떠올렸을까?
맥도날드의 마케팅 전략을 보면서 연상되어지는 것들의, 그리고 무노조신화, 일등신화의 삼성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던 그 답 "의미 생산자로서, 맥도날드와 다른 기업들은 하나의 세계를 판매한다. 그 세계에서는 통제를 받지 않는 자유기업체제가 소비자 시민을 위한 자유와 만족만을 만들어 낸다. 기업이 구축한 이 세계에서는 저임금을 받는 배스트푸드 점원들과 사유재산을 소유한 사람이나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때로는 추악하게 충돌하는 현실을 지워버린다. 맥도날드 광고는가족과 사는 곳에 대한 애정이 담긴 중요한 인간관계, 그와 더불어 발생하는 즐거움과 안전을 나타내는 원시상징들을 끌어들여, 많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장면을 보여준다...이 과정에서 맥도날드의 마케팅 전문가들은 개인적 경험에 바탕을 둔 가치와 감정적 투자을 소비주의, 자유시장경제, 기업의 합법화라는 이데올로기와 접목시킨다."
셋...하여 "기업의 정보를 사회적, 이데올로기적 맥락에서 읽을 수 있는 해석가"가 될 것을 요구받는 것이며 "우리의 식습관과 음식에 대한 욕망은 권력의 사회적 서열 속에서 우리가 누구인지, 출신이 어디인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말해준다. ... 개인은 권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권력에 대한 문해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을 받는 것이다.
넷...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헤게모니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물리적인 힘의 사용이 아니라 사람들의 동의를 얻음으로써 지배를 유지하는 과정이다" "상업화된 자아" 즉 "기업들이 만들어 낸 기억들은 우리 모두를 정보를 통제하는 이런 기업들에 의해 부분적으로 조립되고 생명이 불어 넣어지고 정신을 가진 유사 사이보그로 만든다" 더구나 설상가상으로 "어린이들에게 비우호적인 이 시대에, 젊은이들은 소비를 함으로써 힘이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소비가 의식화되면 될수록 십중팔구 더 많은 소비자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다섯...그러므로 "대항문화적 지향"은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업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 "주요한 정치적 영역"이 되는 것이다.
하나 더..."무엇보다도 교사라는 직업의 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가르치는 것은 곧 정치적인 것입니다.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 교사가 많아져야만 합니다. 자신의 올바른 정치적 견해를 행사하는 데 매력을 느낀 교사가 최종적으로 경제적, 인종적, 민족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며 그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가르침을 펼 수 있습니다." (《우리교육》 9월호, 조 킨젤로와 대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