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적절하다. 미쉘의 편지, 일라나의 편지를 읽으면서 아주 오래전, 30년 가까이 묵은 기억이 떠올랐다. 류시화의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아마 이 제목이 맞을 것이다-을 읽으면서 그가 입마르게 칭송하는 인도인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갑갑함을 느꼈던 기억이다.
내가 신앙이란 것에 무지하고 귀신은 믿으나 신은 믿지 않는 자란 것을 뼈깊이 느끼고 그 신을 업은 궤변에 질려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지금 가나안땅,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처한 고통에 가슴이 저린다.




저자의 견해에 따르면 광신도의 숨겨진 소원은 자신의 믿음이라는 이상의 제단 위에서 성인으로 죽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눈 하나 깜짝 않고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희생시킬 수 있는 상태에 이르고, 때로는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기도 한다.... 광신도의 마음속에서 폭력, 구원, 죽음이 녹아들어 하나의 단단한 덩어리가 된다.. 기드온 교수는 심리학적 추론을 기초로 이런 결론을 도출한 것이 아니라 시대를 불문하고 다양한 종교와 이념의 스펙트럼 속에서 양극단에 위치했던 모든 광신도들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용어들을 언어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하는 방법론을 사용한다....
132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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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오래 보기 - 진정한 관점을 찾기 위한 기나긴 응시
비비언 고닉 지음, 이주혜 옮김 / 에트르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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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로 시작된 비비언 고닉 여정 네번째, 사나운 애착에서 동질감 형성에 성공한 후 이제 더 무엇이 남았나 싶을 정도로 쉼없이 밀고들어왔던 개인서사..딱 좋은 시점에서 딱 필요한 책이 나와 너무 고마웠다.여전히 팬임을 주저하지 않고 외칠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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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서관 가는 길에 들었던 팟캐스트의 내용이 주디스 버틀러였다. 의도된 우연이었을 테지만..이슬아의 언어는 주디스 버틀러와 엘렌 식수의 실천이었다...가녀장, 모부...

2. 용혜인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확실히 세대가 거듭될수록 인간은 훌륭해지는 것이 맞다. 평균적 인간에 대한 것이 아니고.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인간은 확실히 그렇다.

3. 호시절이란 것이 지금의 나에게 있어선 이런 것이다. 홀로 남은 팔순 노모는 아직 걸음과 살림을 다른 힘에 의지하지 않고, 퇴직한 딸은 매주 차를 몰아 노모와 점심뷔페와 커피산책을 함께할 여유와 체력이 남은 이 시절


여자 어른들은 집안일을 했고 남자 어른들은 바깥일을 했으며 어린이들은 말을 배웠다. 말이란 세계의 질서였다....언어란 질서이자 권위이기 때문이다. 권위를 잘 믿는 이들은 쉽게 속는 자들이기도 하다. 웬만해선 속지 않는 자들도 있다. 그러나 속지 않는 자들은 필연적으로 방황하게 된다. - P8

인간은 세대가 거듭될수록 훌륭해지는지도 모르겠다고 복희는 생각한다. - P41

웅이가 잠자코 들으며 못을 박는다. 그는 문득 호시절을 지나고 있음을 느낀다. 딸에겐 젊음과 능력이 따르고 자신에겐 체력과 연륜이 따르는 이 시절. 벌다른 슬품 없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이 시절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영원할 리 없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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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서린 맨스필드의 At the bay 를 필사중이다.

˝언젠가, 거의 1년 동안 언어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이래로 작가에게는 자신이 과거에 썼고, 앞으로 쓸 수 있다고 느낀 문장 모두가 하나의 사건이 되었다.˝라는 첫문장에 꽂혀 산책길 배낭에 집어넣고 나와 새로 문을 연 숲속 카페에서 읽기 시작했다.
캐서린 맨스필드식의 아침 묘사와 페트 한트케의 저녁나절에 대한 묘사, 그리고 내가 존경해 마지 않는 도리스 레싱의 문체가..겹쳐 날아온다. 좋아라 하던 와중에 갑자기 이 문장들에 을컥한다. 그냥 울컥이다.

그는 언젠가 언어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시절에 다시는 자기 뒤의 문을 닫아걸지 않겠노라고 스스로에게 굳게 맹세한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매일 집을 나서면서 바깥에서 두 번 열쇠를 돌릴 때마다 그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밤에 집에 돌아오면 문을 자물쇠로 채우지 않은 채로 놓아두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그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도 아침에 벌써 여러번이나 문이활짝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지 않았던가?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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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6.~09.24. 필사를 끝냈습니다.
총313쪽(part 1.부터 APPENDIX 까지)
필사를 도와준 파이롯트 닥터그립 흑색심 7개에 감사를!
하지만 시각적 몽롱함이란 후유증으로 2주간 필사를 방해했던 covid-19..잊지못할 경험으로 남기고
다음 필사까지 bye

Everyone in the world should get a standing ovation at least once in their life because we all overcometh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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