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서린 맨스필드의 At the bay 를 필사중이다.

˝언젠가, 거의 1년 동안 언어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이래로 작가에게는 자신이 과거에 썼고, 앞으로 쓸 수 있다고 느낀 문장 모두가 하나의 사건이 되었다.˝라는 첫문장에 꽂혀 산책길 배낭에 집어넣고 나와 새로 문을 연 숲속 카페에서 읽기 시작했다.
캐서린 맨스필드식의 아침 묘사와 페트 한트케의 저녁나절에 대한 묘사, 그리고 내가 존경해 마지 않는 도리스 레싱의 문체가..겹쳐 날아온다. 좋아라 하던 와중에 갑자기 이 문장들에 을컥한다. 그냥 울컥이다.

그는 언젠가 언어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시절에 다시는 자기 뒤의 문을 닫아걸지 않겠노라고 스스로에게 굳게 맹세한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매일 집을 나서면서 바깥에서 두 번 열쇠를 돌릴 때마다 그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밤에 집에 돌아오면 문을 자물쇠로 채우지 않은 채로 놓아두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그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도 아침에 벌써 여러번이나 문이활짝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지 않았던가?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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