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축복받은 집
줌파 라히리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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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륙‘으로 축복받은 집과 함께하는 산책을 끝냈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30년쯤전일듯-윤후명의 <하얀 배>를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이식쿨 호수 근처에 옮겨심어져 뿌리내린 사이프러스나무..키르기스스탄에서 ˝안녕하십니까?˝라 인사하는 류다와 줌파 라히리를 겹쳐 떠올리며 옮겨 심어진 나무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뻗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진짜 노스탤지어는 외형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더 아름답게 가꾸어 나감으로써 의미 있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깨달음의 순간들이 축복받은 집의 거의 모든 단편에서 그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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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파라히리의 축복받은 집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이 인도 출신 여성 디아스포라들의 노스탤지어가 다만 긍정적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토록 무력한 여성이라니...
극도의 남성중심적 상황에 처한 여성들이 그토록 바라는 것이 고향(혹은 다른 남자)라는 여전히 극도로 신분차별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사회라는 아이러니가 내내 목에 걸렸다.
나혜석의 경희는 조지 기싱의 짝없는 여자들에 등장하는 조더넌의 우리식 변용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시원한 인물이었다. 물론 다소 계몽적 경향의 설명과 가르치려드는 어법은 장르의 한계 혹은 의도의 과잉이었다고 생각하면 이해의 수준을 넘지 않는다..82년생 김지영을 읽었을 때처럼..
여튼 아침엔 목에 걸린 탁한 가래 같은 답답함이..
저녁엔 사이다로 가래를 씻어내린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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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생애를 몰락 흑은 파국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나혜석은 "자기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데" 패배란 없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고통도 그녀에게는 부차적인 것이었다. "우리의 가장 무서워하는 불행이 언제든지 내습할지라도 염려없이 받아넘길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아무러한 고통이 있을지라도 그 고통 중에서 일신일변할지언정 결코 패배를 당할 이치는 만무하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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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에게 글쓰기는 은밀하고 사적인 취미가 아니었다. 나혜석은 글쓰기를 통해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 여성들과 소통하며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와 맞서 싸우려 했다. 물론 나혜석의 싸움은 쉽지 않았고 좌절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혜석은 자신의 운명을 탓하지 않았다. 그녀는 운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에게는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있다. 그러나 그 운명은 순순히 응종할수록 점점 증장(增長)하여 닥쳐오는 것이다. 강하게 대하면 의외에 힘없이 쓰러지고 마는 것이다." 여성이 젊어진 가혹한 운명을 나혜석은 글쓰기로 강하게 부딪쳤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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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를 괴롭혔던 어깨통증이 나아지고 다시 시작한 아침숲길산책
한 시간여를 걷는 동안 이 오디오북은 좋은 배음이다
특히 줌파라히리의 단편들은 라디오극장을 듣는듯한 느낌이랄까
정식 오디오북으로 구매한 것이라 TTS와는 차원이 다르다
귀로 독서하며 시작하는 차분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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