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감히 이 책의 제대로 된 번역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제대로 된 번역을 하려면 샐린저처럼 (이전의 번역에 물들지 않은) 참신한 (미친) 사람이 나와야 한다.

영어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이 책의 말하는 이는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아주 무식하고 비속어 밖에 못 배운

`그녀만 보면 나는 확 돌아버린다' `내 동생 피비만 생각하면 정말이지 미쳐 죽는다' ....

같은 말투.

그렇지만 마음은 착한 불쌍한 찌질이이다

(찌질이는 비속어이고 2000년대에 들어 나온 말이지만 이런 비속어들이 이 책에 많이 나온다.)

이런 꽉 막히고 갈 데 없는 자폭 직전의, 모든 사람이 포기한 이런 애의

그 순수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그런 번역이 아쉽다.

 

이 책, 끝까지 안읽은 사람은 분명 욕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잉...

우리들의 모습. 우리들의 단점을 다 뒤집어쓴.

착하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는  인간 말종.

그래서 사람들이 홀든 크로필드를 좋아하는 것 아닐까.

 

하지만 청소년에게는 권장 안하고. 내가 컸다고 생각하는 이에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hopin 2011-04-1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 댓글을 다네여, ㅎㅎ

원서를 보면 비속어들이 마니 나오죠,,

스코필드의 경험에서 나오는 심적상태들은 우리가 생활하면서 항상, 그리고 반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즉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기에 "The Catcher In The Rye"는 언제 읽어도 새롭게 다가오는 책인 것 같습니다.

ugha 2011-04-13 14:3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그래 말이에요. 우리 마음 속에는 언제나 어느 정도의 찌질함이 있어서 홀든과 같이 행동할 때가 많죠. 다만 우리는 찍힌 사람이 아니어서 그럭저럭 용서받고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노신선집 2 - 사회 문화평론
노신문학회 엮음 / 북피아(여강)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밤마다 루쉰의 책을 폈다. 사실 다른 신문 기사나 에세이에서 루쉰의 콕 찌르는 짧은글들을 본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의 글을 본격적으로 한번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재미 있기도 하고 기분 나쁘기도 하지만 도전되는 점이 많다.

노신선집 1~4는 중국에서 추린 선집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1권 소설을 제외하고는 시대순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그의 소설을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아주 냉소적이고 비꼬는 풍자가 재미있는 사람이다. 외곬수이고 싸움꾼이다. 나같으면 이렇게 안 살겠지만 (왜냐하면 그가 욕하는 사람도 일리 있는 면이 많기 때문에. 평화주의자=약간 비굴한 사람으로서의 나는 그렇게 못산다) 그는 싸움을 피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는 것으로 밀어부치는 위험한(?)인물이다.

그 위험한 인물이 있었기에 중국의 깨우침이 있었다고 본다. 물론 그 깨우침의 대상은 당시의 중국이 아니고 지금의 우리나라이기도 하다. 맨날 욕하고 욕먹는 작금의 세태 있지 않은가.

끝으로 내가 참 좋아하게 된 글을 하나 인용한다.

스승

...전진하려는 청년들은 대체로 스승을 한 분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영원히 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구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행운이다. 자기를 잘 아는 자는 사양할 것이다. 자처해 나서는 자는 정말 나아갈 길을 알고 있는가? 무릇 스스로 나아갈 길을 알고 있다고 하는 자는 모두 `이립'의 나이 넘은 자들로서, 어지간히 회색빛이 되었고 어지간히 녹슬어 그저 원만하고 온당할 뿐인데, 스스로 나아갈 길을 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25년 5월 15일 `망원'. 노신 전집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의 전설 - (2disc)
박정우 감독, 이성재 외 출연 / 팬텀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고 하고 싶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고 하는 건 못 들었다.

이 영화의 카피나 영화소개에 속지 말라. 무언가 끈적끈적한 걸 노리는 사람들은 가라.

쉘 위 댄스를 재밌게 보았던 사람들에게는 성공할 확률이 높은 따스한 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지금 풍경을 그리고 있기에 좀 그럴 수는 있다.

어떤 분위기냐면, 딱 이성재 분위기이다.

이성재가 고심하고 선택한 바람의 전설.

조연들의 연기도 뛰어나고. 뭐라 말할 수 없는 복합적인 영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입자
LEDERMAN / 에드텍(홍릉과학출판사) / 1996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 정말 좋은 책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많은 기본 입자를 직접 실험해서(그리고 나중에는 거대 입자 가속기를 운영하여) 발견해낸 레온 레더만. 그의 물리학에 대한 확신과 열정, 책이 쓰여진  9 0년대 중반까지의 현대 입자 물리학의 상황을 한눈에 잘 알 수 있는 책.

하지만 이 책의 번역은 말 그대로 엉망이다. 다음과 같은 국적을 알 수 없는 말과 만나게 되면 절망하게 된다.

존스톤 의원은 미연방 상원 의원으로서는 호기심이 강한 종류의 인물이었다... <- 영어식 표현

"요보십시오, 당신이 왜 왔는지 나는 압니다. 나는 당신의 그 집요하게 늘어 놓는 말을 다 듣고 있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라고만 내가 약속해 드렸을 것이오..." <-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 책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학생들을 시켜 번역시키는 책이 많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오역을 벗어난다고 할 수 있다. 출판사가 큰 출판사가 아니어서 제대로 교정을 안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동의 새벽 - 풀빛판화시선 5
박노해 지음 / 풀빛 / 1984년 9월
평점 :
절판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 책은 폭탄인 듯 하다.

20년이 지난 2004년에 이 책을 본다면 별 감흥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실은 과격하고도 진솔한 이 말투에 안 놀랄수가 없다. 1980년 광주에서 학살이 있은지 4년 후에 이 책이 나왔다는 것. 어찌보면 배부른 세상에 이제 살고 있는 우리. 이 책이 절판된다는 것은 이 세상이 이제 살만해졌다는 뜻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시대 내 모습이 이 책에 그려져 있는 모습과 다르다면 나는 어떤 생활을 하는 사람인가. 아마도 그들이 했던 고생의 열매만 그냥 누리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런 나는 감사하거나 부끄러워 해야 한다. 내가 있기까지 이들이 있었다. 이들과 상관없이 미래는 나에게 달려있다고? 하지만 이들의 모습은 미래의 거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