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혁명을 팝니다 - "체 게바라는 왜 스타벅스 속으로 들어갔을까?"
조지프 히스.앤드류 포터 지음, 윤미경 옮김 / 마티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사실은 저자만 보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샀다. 조지프 히스의 다른 책을 보고 너무 공감되어서. 제목은 혁명을 팝니다이지만 그게 무슨 뜻이야. 혁명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괜히 우리 엄마만 "이거 위험한 책 아니냐."
그런 건 아니고 반문화에 대한 글이다. 그럼 반문화는 또 뭔데? 반문화라는 말도 너무 거창해서 책이 주는 유쾌한 질문들과 매력을 놓쳐버릴 수도 있겠다. 그냥 지금 문화, 생활 전반에 대한,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다. 듀게나 디씨, 클량 자유게시판에서 맨날맨날 반복되는 조금 폼나는 이야기는 다 여기 들어있다. 제시된 답변은 아주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왜그런지 몰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기존 문화에 대한 반발한다.
"나는 남과 달라. 나만의 것을 찾을거야"라는 말은 과연 남과 다른 생각일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진로를 결정하고 물건을 사면 다른 소비형태를 창조할까. 이런 생각은 기존 질서에 대항하는 생각일까.
모든 사람이 "나는 남과 달라" 하며 나이키를 신던 때가 있었고, 지금은 그게 아이폰이다. 아이폰을 산다면 그 사람은 다를까. 아니면 이게 오히려 남과 똑같아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일까. 그런 이야기이다.
너무 광고성 글 같으니 스포일러도 쏴주자. "무언가 특이한 것이 너도 나도 공감을 얻으면 평범한 게 되고, 반대로 평범한 것만큼 검증을 통해 퍼진것도 없는 만큼 좋은 것도 없다"는 이야기이다. 맥도날드는 천박함, 대중성의 대명사가 됐지만 그만큼 그 가격에 그 맛과 그 기능을 하는 것도 없는 나쁠 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늘 새로운 것에 점수를 주지만 같이 있는 게 좋은 거라는 거다.
그래서 한국에 번역된 히스의 두 책 다 읽었다. 저자는 펑크, 자연으로 돌아가라, 좌파에서 젊은 시절을 헤메다 중년으로 접어들었고, 합리적인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그래서 빛좋은 좌우의 미끼들이 별거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는데, 그 단호한 말투가 너무 틀에 박힌 걸 정당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