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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재미있다. 가볍다. 즐겁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정이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예측불가능한 여러 사건들, 그 속에서 당연하다는 듯 살아가는 그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하는 것. 서른을 목전에 둔 남자의 성장기라고 해도 될 만큼 좌충우돌 어른이 되어가는 나리타 공항에서 누구보다 훌륭한 수퍼바이저가 되어가는 엔도를 만나는 것은 신나는 경험이었다.

 

나에게 공항은 그냥 동경의 장소이다. 그냥 놀러가서 커피와 샌드위치만 먹고와도 즐거운 그런 장소. 크고 높은 창문도 좋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다니는 사람들도 좋고, 여행에 대한 설렘에 즐거워 하는 것이 즐거운 그런 장소이다. 버스를 타는 터미널도, 기차를 타는 역도 모두 여행을 앞둔 사라들이 모이는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설레는 곳은 단연 공항이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행이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한껏 들떠버린다. 가족과 함께도 좋고, 친구와 함께도 좋고, 혼자떠나는 것도 좋은 그런 장소. 분명 공항은 헤어짐의 장소이기도 하는데 우리는 설레는 장소. 출발, 시작의 장소라는 생각을 더 먼저 한다. 뭔가 기분을 좋게하는 들뜨게 하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 또한 그만큼 유쾌한 이야기들이었다.

 

공항이라는 장소가 주는 즐거움만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공항인 것 같다. 뭔가 일반인보다 더 여행을 자주 갈 것 같고, 더 편하게 외국을 드나들 것만 같은 그들의 삶은 여행이 아닌 그냥 공항 게이트를 오가다가 하루가 가는거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지척에서 봐야하고, 여행의 행복감에 젖어있는 그들에게 실망이나 불만족을 줄 수 없기 때문에 누구보다 친절하게 그들의 모든 불평을 들어줘야하느 그들. 그들의 행복할 권리도 지켜져야하지만 정작 우리의 주인공 엔도는 공항으로 발령이 나면서 6년을 사귄 여자친구에게 버림을 받고, 동기보다 승진에서 밀리게 된다. 참, 공항이라는 장소 그네들에게는 행복만 주는 장소는 절대 아닌 것이다.

 

여행을 앞둔 사람들이라고 모든 철저한 준비를 하고 오는 것도, 즐거움만을 한가득 안고 오는 것은 아니다. 비자도 없이, 정부의 허가도 없이 막무가내로 입국수속을 밟야달라고 하고, 열살밖에 안된 아들이 여궈늘 챙겨오는 것을 잊어다고 그 아들만 빼고 다른 식구가 모두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또한 생각지도 못한 생쥐의 공격으로 예약이 취소되어 당장 신혼여행도 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신혼부부 또한 공항으로 모인다. 그리고 엔도와 동료들은 그들의 위해 항상 뛰어다닌다. 더운 날씨에도 반소매셔츠만 하나 입은채로. 바지에는 온갖 잡동사니를 넣고, 셔츠자락을 미쳐 바지안으로 정리하지도 못한채로. 그런 무방비 상태로 날 차버린 옛여인을 만나기도 하면서 말이다.

 

 

"여름은 사랑의 계절. 나는 늘 그런 생각을 한다. 붉게 타오르는 태양 때문이다. 피부를 태울 만큼 강렬한 햇빛을 받다 보면 젊은 마음과 몸에 활력이 넘쳐나 도저히 이성을 갈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떡하면 여자를 만나 즐길 수 있을까 오로지 그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이다."

                                                                                                        -p.117 온 타임 중

 

 

여름이 사랑의 계절이라는 것은 처음들어보는 생소한 이야기도 그렇지만 이 구절을 읽는 순간 여름은 사랑이 계절이 될만한 요소를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작렬하는 태양속에 있으면 우리는 누구보다 뜨겁게 격렬하게 타오를 수 있다. 때문에 자연스레 뜨거운 사랑에 빠질수 있을 것만 같다. 사랑에 빠지는데는 분위기 또한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추워서 온기가 필요할 때에만 우리가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 아니고 뜨거운 태양빛에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가지게 되었을 때도 뜨거운 사랑을 할 준비가 된 거라고 생각한다. 올 여름 작렬하는 태영빛 아래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계절을 한껏 느껴봤으면 좋겠다.

 

 

"아아, 사랑하고 싶어. 그것은 따스한 온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무리 마마보이 성향을 가진 나라고 해도 설마 어머니의 온기를 바라겠는가. 뜨거운 남자의 우정도 물룬 아니다. 이 차가운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조내는 떠올리기만 해도 사랑스럽기 짝이 없는 애인뿐이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가을이야말로 사랑의 계절이라고. 여름의 사랑은 젊은이의 소유물이다. 어른의 사랑은 가을이 잘 어울린다."

                                                                                                   -p.118~119 온 타임 중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는 따뜻함을 찾게된다. 이불속, 난로옆, 코트, 목도리, 장갑, ..... 뭐 그런 것들을 준비하지만 겨울을 준비하는 가을에 사람들이 따뜻함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단연 애인이다. 추운 겨울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품을 내어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을 만드는 것을 최고의 월도준비라고 다들 해나가고 있다. 추위를 서로 꼭 붙어서 이겨내력 하는 펭귄들처럼 우리들도 꼭 붙어 온기를 나누면서 추위를 나려고 한다. 그러니 어찌 가을이 사랑의 계절이 아니겠는가. 여기저기 사랑을 꽃피는 계절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사랑은 모든 계절에 어울리는 것이다. 봄은 봄에 맞게 사랑이 필요한 계절이다. 겨울은 또 겨울 그 나름대로 그렇게 때문에 4계절 1년 365일은 사랑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한문장을 지우고 여기에 다시 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랑에는 맞는 계절이 없다. 그냥 만나고 싶은 사람과 좋아하는 마음만 있다면야 언제나 사랑의 계절이다.그래서 지금이라도 엔도에게도 얼른 따뜻한 사랑의 계절이 오기를 바래본다. 

 

 

"일직선으로 뻗은 세 줄기 오렌지색 라이트. 그 주변을 둘러싼 녹색, 청색, 보라색 유도등이 보석을 뿌려놓은 듯 흩여져 있었다. 그저 아름다웠다.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장치는 아니지만 그 아름다움에서 예술성마저 느꼈다. 아니, 이것은 예술이다!"

                                                                                                         -p.167 온 타임 중

 

 

생각지 못한 곳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이 더 오래 기억에 각인된다. 공항의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은 많지만 공항에 야경따위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만들어 놓은 곳에서 최고의 공항야경을 구경한다. 우리 또한 생각없이 지나쳤던 주변의 아름다움에는 큰 감흥이 없다. 잠깐씩 피고 지는 벚꽃정도는 되야 봄철 우리나라에서 예쁜 꽃으로 인정해주지. 다른 꽃들은 잘 구경도 하지 앉는다. 봄은 바야흐로 모든 생물이 크기위해 열을 올릴 때인데도 우리는 관심도 없는거다. 내 주변의 것이라면 그리고 무지 흔한 것이라면 더 특히 더 더.

 

공항이라는 장소는 참 힘든 곳이고, 그닥 일을 해보고 싶다는 큰 매력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공항에서의 일을 많이들 찾고 있다. 아마 그 이유는 공항이 주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공항이 주는 어떤 고급스러움. 그리고 여행을 자주 그리고 많이 할꺼라는 기대감. 멋진 유니폼을 입고 누구보다 멋지게 걸어다니며 일할 나를 상상하는 것. 그렇게 공항은 우리에게 많은 호효과를 주기 때문에 이것을 우리가 공항의 품격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정말 우연한 만남 또한 공항보다 더 많이 일어나는 곳이 있겠는가. 그런 공항의 품격때문에 우리가 공항을 동경하는 것은 아닐까.

 

엔도 또한 불평만 하던 그곳에서 누구보다 훌륭한 수퍼바이저가 되가고  어른이 되어간다. 손님들의 불평을 가장 열심히 잘 해결해주면서 그는 애사심도 점점 커간다. 공항이 가진 품격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그의 품격 또한 늘어난다. 즐겁게 유쾌한 책이니 좌충우돌이지만 멋진 품격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공항의 품격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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