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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알만한 사람은 알만한 지긋한 작가에겐
역시나 알만한 사람은 알고 있는 부인이 있었다.
그녀를 추억하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매우 빛나던 사람이었다고들.
30년이랬나. (숫자는 정말 기억이 안 난다..) 세월의 무게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20인지 30인지에 따라 뭐 그리 다를까..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존재가 되는 시간을 함께 한 부인이 갑자기 쓰러져 남편을 떠나는 데 걸린 시간은 40일이 못 되었다고 한다. 세상은 그녀를 잃은 그를 꽤 궁금해 한 모양인데, 정작 당사자가 시치미떼듯 내 놓은 소설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라니.
아내를 잃고 5년뒤에 비로소 그간의 시간을 온전히 담아 낸 이 책이다. 그런 스토리를 갖고 있는 이 이야기는,
고스란하다. 바른 말법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그렇다. 고집스럽고 집요하달수도 있겠다. 사별을 겪은 비탄의 당사자가 아닌 외부인의 눈에는. 단순한 이별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사별이다.
너무도 당연하게 자살을 생각하지만, 여전히 매 순간 그녀에게 말을 걸고 그녀를 떠올리니 어쩌면 그녀가 여전히 자신의 곁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죽었지만 살아있는- 자신이 사라지면 지금 자신의 곁에 그렇게 존재하는 그녀도 사라지는 일이라, 그녀를 두 번 사라지게 할 수 없는 일이라 자살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계속 계속 떠오른다.
외부인인 우리는 이제 그만 놓으라고 잊으라고 한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도 하고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도 한다. 그 정도면 할만큼 하지 않았냐고도 한다. 그 정도, 그만큼의 시간, 외부인인 우리가 감히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나. 이제는,이라는 단어가 사별의 당사자인 그들에게도 존재할까. 그들을 비난할 권리가 우리에겐 없다. 정말이지 제발.
이제껏 이런 러브스토리를 본 적이 없어서, '사랑은 그렇게 완성된다'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