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스터님. 반가워요. 사진은 2004년의 모습이라는데, 어둠속의 남자에서 느껴지는 작가님은 훠얼씬 더 지긋하신 노인. 그러니까 이제는 죄다 헷갈린다. 잊어버렸다. 이 사람의 소설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여전한건, 쉼표없이 읽게 만드는 힘. 오히려 문장들은 너무 쉬워서 시시해보일 정도고, (쓰는 이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건 알아요) 이야기를 통해서 드러내는 생각들도 새롭지 않다. 그렇다면? 엮어내는 힘. 그건가보다. 하룻밤에 쓱쓱 써내려간 소품 정도의 느낌인데. 이야기속에서 꾸물꾸물 다른 이야기가 기어 나와. 그리고 서로 얽혀가는 맛이 참 좋다. 브루클린에서는 나이 들어 여유롭고 다 감싸 안아줄 법한 할아버지였는데, 이젠 좀 기운이 빠진 걸까. 잠시의 단잠이 불면증을 없애주진 못하겠지. 다들 치료받지 못하고도 살아가는데요 모. 조금 안쓰럽고 쓸쓸하고, 그렇다. 오스터님, 만수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