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의 마지막 여행(1997.10/25)
드디어 혼자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의 순간. bukingkum palace의 연장선인 marble arch를 보러갔다.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오래간만에 보는 햇살. 그래서 우산은 준비하지 않은 무방비
상태였다.
나의 원래의 목표지점은 마블아치가 아니었다.
내가 오늘 보고자 하는 곳은 일요일마다 열린다는 하이드 파크에서의 구경거리 자유 연설
장면이다.
한 연설자가 작은 연단에서 연설을 하고 그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그의 주장에 질문과 반박을
하는 모습들. 아! 영국이란 나라가 민주주의 정치적 근간을 만들 수 있었던게 바로 이런 작은
힘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약 한국에서 그것도 사회적 위치가 그리 높지 않은 사람이 자신의 주장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한다면 누가 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것이며 연설자의 주장과 의견을 같이 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를 과연 그냥 보고만 있었을까?
우리사회는 너무 지나치게 획일적 사고만을 강요해 오지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면 자신의 의견을 숨긴채 무조건 동조할 수밖에 없는 보이지 않는 압력들.
그리고 이런 풍토에서 기생하는 기회주의자들의 활보. 바로 이런 점이 우리와는 다른 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옥스퍼드거리를 따라 걸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상점들 문이 대부분 닫혀있다.
그래도 꿋꿋히 걷고 있다.
옥스퍼드 거리의 상점들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런만큼 가격면에서는 비쌀수밖에 없겠지.. 그저께 가보았던 캄뎀거리와는 천지차이다.
이 거리를 벗어나 어제 밤에 본 soho를 찾아갔다.
아침에 본 소호의 거리는 밤에 본 거리와는 많은 차이를 갖고 있다.
밤의 소호는 환각적이고 환락이 있는 거리였다.
마약거래, 게이바... 하지만 지금은 조용하기만한 거리로 변해 있다.
그 곳을 나와 national gallary를 찾아 가려고 노력했다.
나 혼자의 힘으로는 찾기 힘들 것 같아 영국인 노신사에게 물어봤다.
그분은 매우 친절이 그 위치를 가르쳐 주셨다. 국립미술관에서 작품들을 감상했다.
1510부터 1600년 lotto "jupitor and semole" michelangelo "holy family", tintoretto
"origin of milky way"
1577부터 1640
rebens "portrait of susanna" "landscape with a shepherd" rambrent "빛과 어두움“
1700부터 1900
turner: dutch boats in a gate(역동적)
impressionism
manet: corner of cafe, woman with a cat
van goh: sunflowers, chair(진하고 두텁게)
국립미술관은 나와 관련된 분야는 아니지만 매우 인상적이였다.
대영박물관을 다시 찾아갔다.
후문으로 들어가서 그런지 길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결국 나올 때는 따분했다는 표정으로 되돌아 와야 했다.
또 한번의 사전 지식 부족을 절실히 느꼈다.
대영박물관을 가보고 아쉬웠던 점은 일본 문화관은 외국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삼성 후원으로 작은 관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관은 외국인의 발길이 드물고 전시물들이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역시 문화재의 전시도 국제적 경제 수준에 좌우되는 것인가?
분명히 우리의 문화재가 일본문화재에 비해 뒤지지 않는데도...
대영박물관에서 나는 영국이란 나라가 과거에 상당히 많은 식민지를 지배했고 그들에게서
전리품으로 많은 문화재를 약탈해 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은 남의 작은 그릇, 장식구 심지어는 대문까지 뜯어와 자신들의 박물관에 자랑스럽게
전시해 놓고 있다.
어찌보면 도둑놈이고 어찌보면 그들이 얼마나 문화재라는 것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다.
또 한번 우리의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우리는 우리들의 곁에 있는 소중한 문화재들을 가꾸고 아끼고 있는가?
정말 부끄럽고 창피할 수밖에 없었다.
지친 모습을 가누고 victoria couch에 갔다.
미리 위치를 확인하고 남은 동전 3파운드를 숙소에서 만난 선영이 한테 줬다.
그런데 왜 그 피같은 돈을 그녀에게 줬을까? 바보아니야..
나에게 노잣돈은 못 줄망정 그냥 생키냐..
역시 여행의 초보자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행동이였다.
먹을 것 제대로 못 먹고 아낀 돈을.. 아! 주고 나니 아깝다.
역의 시계가 대륙시간으로 마쳐져 있어 혼란스러웠다.
배낭족의 철칙. 모르면 물어라!
그래서 check in을 하려고 많은 사람들한테 묻고 또 물었다.
마지막 런던의 밤을 역에서 보내며 아쉽게만 느껴졌던 3일간의 여행을 정리해 본다.
이제는 독립선언문을 낭독해야 할 때이다.
여행을 참 맛을 느껴보자!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벌써 4일이 지나 타국의 생활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부터 시작인데 벌써 늙은이 소리라니....
영국이란 나라. 물가 비싼나라, 자연과 주변환경의 조화를 강조하는 나라, 조상이 물려준 유물과
문화재를 소중히 여기는 나라, 하지만 날씨와 건물의 고풍스러움이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으슥한
곳으로 인식되게 할 수 있는 나라, 자신들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항상 그들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
으로 살아가는 나라. 흑인과 백인의 자연스러운 사랑표현이 존재하는 나라(그들이 식민지를 지배
했을 때 피지배자들을 관대한 방식으로 대했고 그들과의 조화가 오히려 서로의 거부감을 덜어
주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나의 영국에 대한 단편적 느낌을 이렇게 적어 본다.
참! 그리고 이 곳에 와서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18시 이후는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는다는
점이다. 돈 벌 욕심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지 또 24시간 편의점도 없다.
드디어 대륙 시간으로 22:30 eurolines을 타고 네덜란드로 긴 여정을 떠난다.
짧은 영어 실력이 그래도 영국에서는 유용했지만 대륙으로 가면 영 쓸모없지 않을까?
26일 10시에 도착한다.
약12시간30분이 걸린다.
아침 일찍 일어나 amsterdam에서의 계획을 세워보자.
영국에서의 예상치 못한 과다지출로 네덜란드에서는 돈을 아끼는 쪽으로 여정을 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