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가 시작되면서 주말의 분위기는 금요일부터다.  

거리에는 얼굴들이 화사한 젊은이들이 친구들을 만나는 기대로 발걸음이 빠르다.  

직장인들은 상사 눈치를 보며 빨리 나가고 싶은 속내를 숨기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저 멀리 가 있다.  


금요일 저녁은 부부에게도 기분 좋은 시간이다.  

회사일을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둘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단지 아쉬운 점은 금요일 저녁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짧기에 더욱 아쉬운지 금요일 저녁은 무언가를 꼭 해야 할 것 같은 기대가 있다.  


회사 끝나기 전에 전화를 해서 저녁 약속을 한다.  

웬만하면 금요일 저녁 회식은 피하는게 예의다.  

눈치 없는 상사들은 금요일 저녁을 가족보다는 직장 동료와 보내기를 원하지만 금요일만큼은  

가족과 보내도록 하는 것이 예의이다.  


저녁 약속을 하면서 오늘 저녁은 괜시리 럭셔리하고 비싼 곳에서 맛난 것을 먹고 싶다.  


머리 속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메뉴가 떠오르지 않는다.  

우선 회사일을 마무리짓고 만나서 길을 걷다 생각하는게 좋겠다. 

 
동일 시간에 퇴근하는게 아니라 중간 장소를 정해서 만난다.  

오늘은 명동이 좋겠다.  


명동은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어울려 걷는 것조차 재미있다.  

볼 것도 많고 사람들 구경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먼저 나와 기다리는 편은 거리를 걷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주변에 옷가게를 들러 윈도우쇼핑을  

한다.  

이옷 저옷 입어보고 살가말가 망설인다.  

나중에 사야지 하면서 다시 주위을 둘러본다.  

시간이 아직 남아 있으면 아바타 지하에 영풍문고를 들른다.  

영풍문고에 있는 많은 책들 속에서 향기를 맡는다. 너무 좋다.  

책과 어우러진 윗층 커피향과 빵향기는 오감을 자극한다.  

책과, 커피와 빵은 모두 브라운의 낭만적 색을 덧칠한 느낌이다.  

서점은 그렇게 우리에게 안식처다.  

추우면 들어와서 여러 책을 만나게 하고 더우면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선사하는 만남의  

장소이다.  


드디어 만났다.  

금요일 밤을 불사르고 싶다.  

열정적이든, 낭만적이든 내일 해가 떠도 늦게 일어날 수 있고, 회사에 나가지 않고 침대에서  

뒹굴 수가 있다.  

너무 행복한 밤이다.  


와이프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를 먹을까? 아니면 남편이 좋아하는 찜닭을 먹을까?  

주변에 널린게 음식점이다.  

오늘은 예산 걱정없이 아무거나 다 먹고 싶다.  

찜닭을 먹기로 결정했다.  

역시 사람들의 배 속은 비슷한 시간에 소리를 지르나 보다.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야하고 한동안 기다려야 한다. 웬만해서는 돈 내고 사먹는 건데 줄 서고  

기다려야 하니 좀 억울하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은 금요일 아닌가!  

어디를 가나 사람들의 배속 반응은 이 시간에 동일할 것이다.  

그리고 금요일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을 거다.  

잠깐의 기다림은 우리에게 더 맛난 음식을 선사할 것이다.  


찜닭은 좀 맵다.  

맵지만 맛있다.  

닭을 먹고 밥을 국물에 비벼서 먹으면 행복해진다.  


밥 한 숟가락, 동치미 한 숟가락 금요일 밤이 너무 즐겁게 느껴진다.  

그리고 행복이 멀리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배를 채우고 나면 벌써 늦은 시간이다.  

포만감을 간직한 배를 풀어주기 위해 명동의 야경을 구경한다.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파는 아주머니, 남자친구 팔짱을 끼고 있는 대학생, 중년의 지긋한 부부,  

모든게 신기한 일본인 관광객 등 금요일이란 동일 시간에 명동을 즐기고 있다.  

명동은 다양한 문화를 우리에게 선사해 주는 금요일 저녁의 문화 마당이다.  

금요일 저녁은 부부가 낭만과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주중동안 고생한 마음과 몸을 금요일이라는 단어로 색칠하여 낭만을 생산한다.  

금요일은 부부에게는 낭만이다.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다.  

우리는 금요일을 낭만과 열정이란 이름으로 색칠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