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exander John White_ an idle moment
'명연명음'을 통해 바흐의 브란델부르크 협주곡 5번 d장조를 듣고 있었다.
음 하나 하나 가슴에 비수처럼 날아와 박혔다.
나는 그 전에 모종의 결심을 했고, 내 뺨을 한 번 세게 후려쳤다.
그 비수처럼 날아와 새겨지던 음들의 명철함과 투명함을 기억하리라.
어쩌면 원래 그렇게 투명하고 직선적인 것인데,
내 스스로 애써, 덮어 씌우고 시야를 흐리고 온갖 덮개로 가려왔던 것이라는 걸,
이미 수천번 경험했던 그 절감을 이젠 인정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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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reise
겨울나그네
von Wilhelm Mueller
정만섭 역
1.안녕히
나는 이방인으로 왔다가
다시 이방인으로 떠나네
5월은 수많은 꽃다발로
나를 맞아 주었지
소녀는 사랑을 이야기했고
어머니는 결혼까지도 이야기했지만
지금 온 세상은 음울하고
길은 눈으로 덮여있네
가야할 길조차도
내 자신이 선택할 수 없으나
그래도 이 어둠 속에서
나는 길을 가야만 하네
달 그림자가 길동무로 함께 하고
하얀 풀밭위로
나는 들짐승의 발자국을 따라가네
사람들이 나를 내쫓을 때까지
머물러 있을 필요가 있을까?
길 잃은 개들아
마음대로 짖어보렴
사랑은 방랑을 좋아해
여기저기 정처 없이 헤매도록
신께서 예비하셨지
아름다운 아가씨여, 이제 안녕히
그대의 꿈을 방해하지 않으리
그대의 안식을 해하지 않으리
발걸음 소리 들리지 않도록
살며시 다가가
그대 방문을 닫고
'안녕히'라고 적어놓은 다음
그대로 떠나리라
그러면 그대는 알게 되겠지
내가 그대를 생각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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