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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32호 : 2025.05.20 - #출판, 뉴 제너레이션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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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기획회의에서는 출판계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다뤘다.

필자로 참여한 박동욱 교보문고 IP사업단장은 지난해 서점 종합 1위에 오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가 교보문고에서 만든 출판사 ‘북다‘에서 만들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기존 질서에 얾매임 없이 다양하게 변주된 책을 만드는 종합 출판사‘라는 북다의 캐치프레이즈를 소개했다. 그저 대형 서점이 하는 출판사를 넘어, 국내 출판의 외연을 함꼐 확장시키는 동역자로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길 바람을 적었다.

북저널리즘(bookjournalism.com)에서는 2017년 서울에서 출판물로 시작해 디지털, 멤버십, 커뮤니티, 오프라인으로 미디어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국제 정치와 테크, 컬처를 새로운 시각으로 이야기하는 지식 구독 서비스를 운영함과 동시에 책도 만들고 피처 기사를 쓴다. 고유한 관점과 맥락을 제시하는 디지털 ’유료‘ 매체가 지속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북저널리즘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은 ’구독’이다.

핀드(pinned)라는 출판사도 소개됐다. 핀을 꽂는 형상에서 착안한 이름인 핀드는 ‘오래 간직할 책, 오래 기억될 이야기’를 모토로 삼아 시작됐다고 한다. 도곡동의 한 창고를 빌려 문학적인 공간을 만들고, 신간이 나오면 ‘핀미팅’을 가지며 북토크를 나눴다고 한다. 베테랑 편집자를 섭외해 ‘벽돌책‘ 읽기 모임을 한 것도 신선해 보였다.

종이로 접은 염소 모양을 한 심벌을 가진 쪽프레스 출판사는 ’작고 가벼운 한 쪽도 책이 될 수 있다’는 모토로 책을 간행한다. 스튜디오 스파인(spine, 책등)에서는 책을 중심으로 작가와 독자, 창작자와 예비 창작자,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만나는 교차점이 되길 바라며 이름을 지었고 이곳에서 전시와 워크숍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밖에 <70세 사망법안, 가결>이라는 책을 소개한 칼럼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국민이 70세 생일을 기점으로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일본 소설의 내용이었다. 가족, 노후, 돌봄의 삶을 구체적으로 다룬 듯해 독서 모임에서도 논의하기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해당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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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30호 : 2025.04.20 - #시, 텍스트힙의 중심에 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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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의 정의를 먼저 살펴보자.

첫째, 책 전체를 읽지 않아도 몇 문장만으로 감정을 건드리거나 무드를 자아내는 글이다. 둘째, 감정 이입이 쉬운 구절들이 포함되어 있다. 셋째, SNS에서 공유하기 좋은, 스타일이 있는 텍스트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

더 나아가 텍스트힙은 문학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전통적인 독서보다는 인상적인 구절 중심의 짧고 감상적인 콘텐츠를 향유하는 문화를 의미한다. 이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밈이나 감성 콘텐츠 큐레이션 트렌드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텍스트힙에 부합하는 두 시집이 있다. 고선경의 『샤워젤과 소다수』와 유수연의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가 바로 그 작품들이다. 주 구매 독자층이 20대 여성인 이 시집들은 현대의 젊은 감성을 절묘하게 담아내고 있다.

> 현관에 놓인 신발의 구겨진 뒤축이 웃는 표정을 닮았어
> 너는 침대에 누워 있고
> 바람이 많이 부는 청보리밭에 가고 싶다
> 멸종된 기억을 가지고 싶다
> 너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흩날릴 때
> 나는 사라진 언어를 이해하게 된다
> 아침의 어둠이 이젠 익숙해
> 그래도 같이 씻을까
> 산책을 갈까
> 세상에서 가장 느린 산책로
> 쓰러진 풍경을 사랑하는 게 우리의 재능이지
- 고선경의 『샤워젤과 소다수』 중에서

이 시를 통해 체념과 무기력에 잠식되지 않고, 상상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는 젊은 세대의 모습이 그려진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과 감정들이 섬세하게 포착되어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를 읽고 느낀 감정은 '쉽고 공감도가 높다', '감성이 짙다', '닫힌 마음을 일깨우는 시심이 넘실거린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시집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위로를 찾는다.

물론 텍스트힙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냉소적 마음도 존재한다. 책의 전체 메시지를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조각난 파편 같은 이미지만 전시하면서 허영을 채우고 SNS에 글귀만 베끼거나 사진만 찍어 올리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SNS의 상용화는 거부할 수 없는 세계의 조류이며, 이를 통한 도서의 홍보와 전시가 결국 많은 독자를 만나게 할 접촉면을 무수하게 증가시킨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텍스트힙은 새로운 문학 향유 방식으로서 기존의 문학 소비 형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시집은 텍스트힙에 가장 잘 어울리는 형태의 책이다. 짧고 간결하여 시간 날 때마다 한 편씩 읽고 덮기 좋으며, 얇고 가벼운 책 두께는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도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밀도 높은 언어로 구성돼 있어 필사하기에도, SNS에 공유하기에도 적합하다.

이처럼 시는 현대 독자들의 소비 패턴에 자연스럽게 부합하며, 텍스트힙이라는 새로운 문화 현상의 중심에 서 있다. 이는 시라는 장르의 새로운 부흥기를 예고하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텍스트힙 현상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문학 소비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언어의 아름다움과 정서적 울림을 갈망한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다. 시는 그 본질적 특성—압축된 언어, 함축적 의미, 감정의 직관적 표현—으로 인해 이 새로운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텍스트힙은 시를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가 가진 본연의 힘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문학이 얼마나 유연하게 진화하며 시대와 호흡하는지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지역 서점의 홀로서기 가능성, 계엄 이후의 이야기, 가장 추운 곳에서 가장 따뜻한 책이 탄생하기까지(나의 폴라 일지)의 이야기, 종교의 사회정치적 역할은 무엇인가 등의 칼럼을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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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걸작은 만들어진다
톰 행크스 지음, 홍지로 옮김 / 리드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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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이력이 있는 톰 행크스가 쓴 <그렇게 걸작은 만들어진다>는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제작되기까지의 과정을 유쾌하고도 통찰력 있게 그려낸 소설이다. 이야기는 1947년, 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밥 폴스와 그의 재능 있는 다섯 살 조카 로비 앤더슨의 짧지만 강렬한 만남으로 시작된다. 이 만남은 어린 로비에게 잊을 수 없는 영감을 심어주고, 밥은 홀연히 그의 곁을 떠난다.

시간이 흘러 로비 앤더슨은 만화가로 성장한다. 어린 시절 삼촌에게 받았던 예술적 영향으로 로비는 밥을 영웅으로 형상화한 <나이트셰이드>라는 독특한 만화를 세상에 선보인다. 더불어 영화감독 빌 존슨의 눈에 띄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빌 존슨은 <나이트셰이드>를 영화화할 것을 결심한다.

소설은 영화 제작이라는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괴짜 감독 빌 존슨은 영화 제작의 전 과정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이다. 그는 예술가로서의 신념과 대중적인 성공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때로는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강인한 의지와 뛰어난 연기력을 겸비한 여주인공 앨리슨 스트로벨은 극의 중심축을 이루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톱스타 배럿 래쉬는 극에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영화 제작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다. 흥행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영진은 끊임없이 압력을 가하고, 촬영 현장에서는 예기치 않은 예산 문제, 예측 불가능한 기술적 결함, 주연 배우의 갑작스러운 변수 등 다양한 난관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시각적으로 구현해야 하는 미술팀, 상상 속의 장면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특수효과팀,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내는 의상팀, 그리고 촬영감독 등 수많은 스태프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끊임없는 협업을 통해 하나의 예술 작품인 영화가 비로소 완성되어 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작가 톰 행크스는 자신이 오랜 시간 몸담은 영화 제작 현장의 구석구석을 섬세하게 포착해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만화 <나이트셰이드>의 이야기가 소설 곳곳에 삽입되어 독자들은 마치 액자 속 이야기를 감상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게 걸작은 만들어진다>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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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29호 : 2025.04.05 - #12.3 이후 정치와 출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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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하여 이를 읽고 작성한 내용입니다.

이번 기획 회의는 책과 정치, 사회,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총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자신을 홍보하고 세를 과시하는 데 출판기념회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정치자금을 끌어모으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를 이용, 억 단위 이상의 뒷돈'을 거둬들인다는 게 여의도 정설. 책의 질과 격에 관계없이 단체장의 막강한 힘을 뒷배 삼아 상당한 '매출'을 올린다고.

이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정치인도 여럿이다. 현역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가운데 강매에 가깝게 책을 판매하거나 책값 명목으로 뇌물성 거금을 챙긴 뒤 사법 처리를 당하거나 아예 정치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고.

인쇄의 시대는 내리막이고, 이젠 영상 전성시대. 정치인 역시 유권자에게 접근이 수월한 유튜브나 숏폼 콘텐츠 생산에 골몰한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계속 책을 펴낸다. 아직 여러모로 효용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책을 통해 자신을 미화하고 각색하지만, 유권자는 책을 통해 정치인의 철학과 정책, 역량을 평가한다. 정치인의 책은 유권자와 의사소통하는 도구다. 대선 후보뿐 아니라 국회의원, 단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이 쓴 '책의 무게'로 그들의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책의 무게는 두께가 아니라 깊이에서 나온다.

*2024년 12월 3일 비상 계엄의 밤. 우리는 정치인이 '정치'를 포기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목격했다. 요행히 그 후로부터 4개월 뒤인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탄핵은 선고됐고 정의는 실현됐다. 이번 기획회의가 선고 이전에 나와 그 ‘기쁨’에 대해 미처 담지 못했지만 광장에는 기쁨과 축제의 분위기가 가득했다. 물론, 눈물과 슬픔의 반응을 나타내는 반응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었음을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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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은 왜 오해를 부를까 - 소통이 어려워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현실 밀착 대화 공식
김윤나 지음, 고은지 그림 / 나무의마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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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어려워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현실 밀착 대화 공식‘이라는 슬로건이 딱 맞는 책.
아래의 내용들이 이 책에서 다루는 소통법이다.

신경질 내지 않고 부드럽게,
어색하지 않고 다정하게,
애쓰지 않고 진솔하게,
사양 말고 센스 있게,
끙끙거리지 말고 정확하게,
냉담해지지 말고 원활하게,
어려워하지 말고 정중하게,
불편해하지 말고 똑똑하게,
휘둘리지 않고 단단하게,
오해받지 말고 품위 있게,
말하는 법 말이다. 당신의 말도 위에 최소 2개라도 해당이 된다면 이 책을 사 읽어 볼 것을 권한다.

네컷 만화 삽화가 들어가 있어서 한층 이해가 쉽고 빠르다. 그것도 귀여운 삽화다. 머릿속에 쏙 들어오는 구성 선택이다 싶다. 삽화가 고은지 님의 인스타그램(@ggong_dal_)도 여기 소개해 둔다. 고은지 작가님 역시 아동심리상담을 전공하고 심리치료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힐링곰 꽁달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작가 김윤나(@yunnacoach)는 ‘말마음 연구소’ 소장으로, 마음 건강을 회복하여 따뜻하고 유능하게 말하기를 인생의 핵심 프로젝트로 삼아 강연과 코칭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저서로는 50만 부 베스트 셀러 <말 그릇><리더의 말><엄마의 말 그릇><서른이 지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상처 주는 말 하는 친구에게 똑똑하게 말하는 법> 등을 썼다.

하루 한 챕터씩 매일 3분, 대화법 트레이닝을 한다면 나의 말 한 마디도 한 끗 차이로 따뜻하고 유능한 대화법으로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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