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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인간의 인터레이싱 - 인공지능이 이끄는 인류 진화의 다음 단계 ㅣ AcornLoft
페드로 우리아-레시오 지음, 김동환 외 옮김 / 에이콘온 / 2025년 10월
평점 :



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낯선 단어가 등장한다. 인터레이스(Interlace)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두가지 이상의 것을 엮어서 구성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도 단순히 우리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상호 융합하여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인공지능은 외부의 객체가 아닌 우리 인류의 진화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사이보그 기술, 노화와 질병에 대처할 수 있는 합성생물학은 현재 진행 중인 구체적인 기술이다. 이는 게임 <사이버펑크 2077>의 세계관에서 예술적으로 구현된 바 있다. 이곳에서는 신체 개조가 마치 챗지피티를 이용하듯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어놓을 수 있는가? 우리는 이미 스마트폰과 융합되었다. 즉, 현대인은 이미 스마트폰이라는 신체를 가진 사이보그적 존재다.
2.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는 디스토피아인가, 유토피아인가. 저자는 신중하다. 한 쪽으로 치우치치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두가지 가능성을 모두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낙관하기에는 위험하고, 거부하기에는 너무 매혹적인 기술.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는 단순히 삶이 편해진다는 수준이 아니다. 맥킨지와 PwC의 보고서에 따르면 몇십조 달러 규모의 경제 부흥과 빈곤 퇴치, 질병 정복, 자원 낭비의 소멸이 도래할 것이라 한다. 하지만 저자의 경고 역시 지나칠 수 없다. 대규모 실업과 부의 격차, 생물학적 계급은 매우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지금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는 설계자는 인류이다. 그 뜻은 우리의 미래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3. 인공지능 서적인데 아니 왠 걸? 첫장에는 고대 신화와 SF 문학이 가득하다. 인공지능의 태동은 오래전 인류의 상상 속에서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중국 주나라 시대의 오토마톤,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과 탈로스까지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에 대한 욕망은 시공간을 초월했다. 인공지능을 논하기 위해 수천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구성이 참 맘에 들었다. 인공지능이란 개념을 좀 더 거시적으로 보게 되었다고 할까. 이것은 현대인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인류의 오랜 꿈과 욕망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는 과학과 만나 탄생할 필연적인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SF 문학이 후대의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많은 이들이 1956년 다트머스 회의 이전에 아시모프의 소설이 인공지능의 초석이라고 여긴다. 이렇게 말랑말랑한 에피소드로 비전문가도 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았다.
4. 혹여나 매우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에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비전문가도 읽기 쉽게 쓰여졌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책은 다르게 보면 역사 책과 가깝다. 과거의 신화부터 시작해서 현대 기술에 도달해 미래를 가늠하는 구성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주제를 난잡하게 다루는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가볍게 읽거나 그림 삽화가 풍부해서 직관적인 도서는 아니지만 그만큼 탄탄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국과 인공지능 냉전이라는 챕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실 사회에 매우 밀접한 주제를 논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집단주의와 권위주의를 심화시키는 기술적 토대가 될 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중심의 온라인 도구를 사용하거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같이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한다.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데 이정도로 풍부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책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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