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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독서를 할때면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생기고 생각하는 시야가 넓어질때 즐거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책에서 나온 내용에 궁금증이 생겨 관련 도서를 찾아읽는, 마치 가지가 뻗어나가는 독서를 합니다. 즐거움 뿐만 아니라 책에서 얻는 지식들 사이에도 연결성이 생겨 더욱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 효과적인 독

서법이 될 수 있기도 하고요.


 최근 `2015 20대 트렌드 리포트`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미래 트렌드 서적이라 함은 추상적인 담론을 소개하면서 일반 대중은 쉽게 이해하고 적용하지 못한다고 느껴 잘 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고 한번쯤은 들어본 사례를 들면서 20대들의 트렌드를 설명하여 내용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더군요. 매우 흥미로웠던 정보가 많았기에 위에서 말한 독서법을 얼른 적용해봤습니다. 제가 느꼈던 바를 통해 2015년 20대 트렌드 5대 키워드를 소개하고 그에 맞춰 읽을 만한 책을 덧붙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놀족, 일상의 놀이화. 놀이의 일상화.


"20대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사람이라면 그들에게 놀거리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놀거리로만 만들어준다면 기부든, 정치참여든 나설 수 있는 에너지를 20대는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무엇이든지 놀거리와 놀이터로 만드는 20대. 김보성의 으리, 아이스 버킷 챌린지, 고승덕 미안하다 짤방을 알고 있다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한팔을 들어올리며 의리라고 외치는 김보성. 거기서 해학적인 웃음을 발견한 네티즌들은 김보성의 얼굴과 '으리'라는 단어를 절묘하게 합성하고 퍼뜨리면서 놀았습니다. 이것은 유행이 되어 방송 활동이 뜸한 김보성이 핫한 예능인이 되고 그가 광고 모델로 있던 비락식혜가 매출이 50% 급등하는 등 큰 파장을 보여주었습니다. 혹자는 정의와 실종된 세상에 때문에 의리를 갈망하는 현상이라 보았습니다. 문가들은 잉여로운 원인때문에 큰 사회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쉽게 납득하지 못했나 봅니다. 그냥 네티즌들은 재미있어서, 놀고싶어서 이런 호응을 보여주었던 것 이었습니다. SNS라는 큰 놀이터가 있는 이상 20대들은 친구들과 놀이를 넘어서 20대 전체의 놀이를 즐깁니다. 또한, 어떤 것이는 가리지 않습니다. 정치적 셈법이 제법 꼬여있는 고승덕의 미안하다 괴성도 재미있게 패러디하고 어렵고 엄숙하다는 기부도 아이스 버킷 챌린지로 재미있게 참여합니다. 이제 20대에게는 엄숙함이 사라지고 가벼움이 쿨하게 여겨지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발적으로 가치와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20대를 더욱 이해하기 위해 클레이 셔키의 `많아지면 달라진다`라는 책이 괜찮을 듯 싶습니다.














혹자는 이 책을 `적극적 잉여에 대한 예찬`라고 소개합니다. 책의 원제도 `인지 잉여(Cognitive Surplus)`입니다. 대중들이 돈도 안되는 것들에 시간이 쏟아붙는 일이 어떻게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가치를 생산하는지 설명한다고 하네요. 인터넷에서 히히덕거리며 뻘스러운 일을 하는게 사회변화의 막강한 자원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 가치가 없고 시간이나 죽이는 일인지 사회 변화에 기여하고 도움이 되는 일인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려야 겠지요. 우리는 전문가의 손을 거친 백과사전보다 대중들의 참여로 탄생한 위키피티아가 더 각광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로 통하는 20억명 대중이 가장 힘이 센 지금,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읽어봐야 겠습니다.




2. 떳덕후, 떳떳한 덕후가 떴다.

"덕후들은 더 이상 덕밍아웃을 망설이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덕후만의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사람들 앞에 내놓는다. 떳떳한 덕후, 떳덕후의 시대다."

덕후라 하면 안경을 쓰고 여드름이 많으며 체중이 많은 `안경돼`를 연상하는 부정적인 집단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사회 부적응자라 생각하였기에 사회 문제로까지 불거졌었죠. 하지만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가 생기고, 만화,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쳐 문화가 영화, 뮤지컬 같은 메인컬쳐의 차이가 모호해짐에 따라 덕후는 새로운 문화 키워드로 대두됩니다. 배우 심형탁과 이시영 등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덕후라는게 밝혀지면서 `안경돼`라는 이미지가 희석된 점도 도움이 됬을 겁니다. 덕후들은 주위에 코드가 많은 사람이 없을지라도 쉽게 결집할 수 있습니다. 바로 SNS과 인터넷의 발달로 외롭게 덕질을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EXID의 `위 아래`라는 노래를 다들 아실겁니다. 발매된지 6개월이 지나도록 차트에 오르지 않다가 갑자기 상승하여 1위를 한 곡이지요. EXID 멤버 하니의 행사 장면을 집중 포커스하여 촬영한 직캠이 화제가 되어 음악차트 1위를 만든 것 입니다. 이제는 덕후들이 생산한 `직캠`이라는 콘텐츠가 큰 힘을 발휘합니다. 덕후는 강력한 콘텐츠 생산자이자 콘텐츠 소비자 입니다. 비즈니스 용어에 `버티컬 플랫폼(Vertical Platform)`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특정한 관심사를 가진 고객층을 공략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란 뜻 입니다. 용어로 정의할 만큼 비즈니즈 분야에서도 덕후 고객층을 사로잡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덕후`란 말보다 딱히 관심사가 없는 일반인을 뜻하는 `머글`이 특이하게 비춰질지도 모르겠네요.













소개하고 있는 책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입니다. 자신만의 분야에 빠진 덕후들이 목표를 향해 도전하여 성공을 일궈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떤 일에 빠진 사람을 보면 부러울때가 있습니다. 그들은 불가능 해보이는 일도 끈기와 노력으로 해낼때가 많기 때문이죠. 이 책을 읽는다면 열정을 불태우며 덕업일치를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썸맥, 넓고, 얕고, 짧게 만나는 썸 타는 인간관계.

"직접 만나 눈과 눈을 마주하기보다는 디지털 세계에서 교류하는 양이 절대적으로 많고, 만남은 표피적으로 이루어진다. 기존의 인간관계에서 기대되었던 정과 의리는 없고 SNS과 썸으로 가볍게 인맥을 맺는 20대이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쉽게 연결하게 만들어준 기술입니다. 그래서 오래전에 헤어진 친구들도 다시 만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이지요. 하지만 반대로 인간을 만나는 행위를 직접 대면하는 오프라인보다 타자 두드리면서 하는 온라인에서 주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인맥은 거느릴 수 있지만 하나하나와는 깊이가 떨어지는 관계를 가집니다. 아는 사람이 적을때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정을 줄 수 있지만, 많은 인맥을 관리해야 하는 이상 깊은 정을 포기해야 하는 노릇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그런 얕은 인간관계 때문에 `연예 상담`이 성행한다고 말합니다. 연예 못하는 사람을 이상자로 보며 연예를 하나의 스펙으로 보는 문화, 여기서 사람간의 관계가 서툰 20대들은 연예를 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요즘 `마녀사냥`, `로맨스가 더 필요해` 등 연예 관련 TV프로그램이 예전보다 많기는 하네요. 또한, 20대들의 썸은 팍팍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에 치여 살아야 하는 상황때문에 가볍게 만나고 헤어질수 있게 하는 행동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컴퓨터와 사랑을 하는 영화 `Her`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얕은 사랑 속에서 우리는 깊은 사랑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얕고, 즉흥적이고, 표피적인 관계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번 챕터를 읽고 바로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읽은 책은 아닙니다. 30년전 심리학자가 컴퓨터가 어떻게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호기심이 생겨 연구한 결과물이라 합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연결은 늘어나는데 왜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는 줄어들까?" "문자와 이메일을 사용할수록 왜 대화가 서툴러질까?"와 같이 예전과는 다른 인간관계가 느껴진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요.



4. 쓸로몬, 소유보다 가치를 소비하는 20대.

"기성세대라면 쓸모없다고 치부되었을 물건, 장소, 취향과 경험들이 20대에 의해 새롭게 각광받으며 쓸모 있는 것들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20대는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물건을 소유하지 않습니다. 경제력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과 경험에 관심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20대를 중심으로 소유보다는 공유하는 문화가 전파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집이나 차를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카 셰어링 업체에서 1시간 이내에 차를 빌려다니고 집 또한 셰어하우스를 통해 서로 주거공간을 공유하여 사는 것을 선호합니다. 책, 양복, 노트북 등 소유하지 않아도 사용하는 물품들은 많습니다. 요즘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업사이클링(up-cycling)`이 20대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못쓰는 물건을 수선하여 다시 쓰는 재활용, 리사이클링(recycling)과는 다릅니다. 광고 현수막, 자전거바퀴 가죽, 트럭 방수포등 버려진 폐품들을 이용하여 가방, 지갑 등 쓸모있게 탈바꿈하는 것은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는 가치있는 일입니다. 20대들은 품질은 안좋을지 몰라도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면서 환경 보호라는 가치를 구입하여 자신의 개성을 보입니다. 자신만의 관점으로 소비를 하는 20대, 유명한 브랜드 유행하는 스타일을 소비하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성향을 보입니다.













쉽게 보이지 않을 뿐 언제나 미래는 가까이 와 있습니다. 20대들의 소비 행태에서도 보여지듯이 협력적 공유사회'라는 새로운 경제 시대는 점진적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저자는 공유경제를 일으킬 동력으로 사물인터넷으로 꼽습니다. 사물인터넷이란 물건들이 서로 인터넷에 연결되어 사람에게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합니다. 오늘 `사물인터넷의 뜻`이라는 문장을 네이버 화제의 키워드 란에 보았습니다. 사물인터넷이 이렇게 회자되는 것을 보니 스마트폰을 넘어 사물인터넷 혁명의 시대가 멀지 않았아 오겠다고 느낍니다. 그다지 멀지 않는 미래사회를 위해 꼭 읽어 볼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5. ZIP슈머, 압축소비 세대의 탄생.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할 일도 많고 즐길 것도 많은 20대들은 소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압축된 콘텐츠를 소비한다. 압축된 텍스트와 함축적인 의미가 담긴 사진, 그리고 직관적인 영상을 소비한다."

(아직 이 챕터는 못 읽어서 빠르게 읽어보고 써보겠습니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으니 모바일을 통해 쉽게 접 할수 있는 컨텐츠가 유행입니다. 몇분 넘기다 보면 완독이 가능한 웹툰, 10분 정도면 가볍게 한편을 볼 수 있는 웹드라마, `ㅍㅍㅅㅅ`, `슬로우뉴스` 같이 기성 미디어와 같이 딱딱하지 않아 재미있게 사회 이슈를 알 수 있는 웹진형 블로그와 같은 맥락이라 보시면 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으로 정보와 지식을 쌓는 20대들의 현상입니다.



6. 미래 트렌드, 삐딱하게 볼 수는 없을까?

미래 트렌트를 분석은 미래가 옳은지, 옳지 않은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가치 중립적입니다. 미래는 이렇게 변하고 있으니 어서 받아들이고 따라하라는 메세지를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미래 트렌드 서적의 길에서 벗어나 삐딱한 시선을 길러 줄만한 서적을 추천합니다. 디지털 사상가, 디지털 철학자로 유명한 니콜라스 카의 책입니다.













다윗은 처음 자신의 `진화론`이 `진화(Evolution)`론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생물이 진보하고 발전하기 위해 진화한다고 대중들이 오해할까봐 였습니다. `진화론`에서 생물의 진화하는 방향은 복잡해지는 것일 뿐 진화하는 것이 더 낫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생존의 목적을 두었다면 오지에서도 생존가능하고 수명도 매우 긴 세균에서 진화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렇듯 시대의 변화와 새로움에는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트렌드 서적을 읽으면서 가려낼 것은 가려내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 합리적인 개인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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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빅퀘스천 - 우리 시대의 31가지 위대한 질문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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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스몰앤썰. 저자가 질문하고 인용을 통해 시대의 지식인들이 답변하는 형태의 책이다. 뇌과학자의 예리한 답을 기대해서인지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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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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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입문서로 손색없는 내용과 저자 특유의 필력은 올해의 책으로 뽑혀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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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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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부제에서 김영하의 인사이트, 즉 그만의 통찰력을 기대하라는 의미를 남겼다면 결론은 내리지 않고 다같이 생각해보자는 글의 끝맺음은 너무한거 아닌가. 생각하다 만 것 같은 사소한 글들은 아쉬움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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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경제 -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마크 뷰캐넌 지음, 이효석.정형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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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는 폭풍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상 예보자와 같다."


우리는 2008년 금융 위기에 자신들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장담한 경제학자들이 무너지는 장면을 보았다. 주류인 신고전주의 경제학파가 아닌 다른 경제학자들은 저마다의 위기의 원인과 대책 그리고 경제학이 나아가야 할 대책을 제시하였다. 경제학의 실패의 대한 대안은 결국 다른 경제학이었다. 경제학은 수없이 대공황을 겪으면서 실패해 왔는데 해결책을 또 경제학 안에서 찾는다니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접한 책이 <내일의 경제>였다. 경제학 서적이나 경제학 관련 전공자가 쓰지 않았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경제 위기를 설명하고 대안을 만들어 보는 책이다. 이공학도로써 공감하는 점이 많아 읽기 수월했었고, 더불어 신선함까지 느꼈다. `경제학`을 `과학`의 사고법으로 읽어내는 책은 많지 않다.


복잡계 과학은 경제학의 이방인이다. 그들은 예전부터 지진, 폭풍 등 자연의 무작위적이고 불확실성을 연구한 과학자들이며 경제나 금융에는 관련이 없었다. 자신들의 학문을 이용해 경제와 금융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부터 주류 경제학의 문제뿐만이 아닌 경제학의 근본 패러다임 자체를 비판하며 등장하였다. 기존의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한 부분, 돌발적인 변수들을 설명하려 했던 점에서 큰 흥미가 갔다. 기존의 경제학을 전복시키려한 그들의 비전은 무엇일까?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기존 경제는 자유롭게 시장을 개방하고 교환을 유도하면 안정적인 평형 상태에 도달한다고 본다. 하지만 경제, 금융시장은 복잡계로 안정하지 않기 때문에 예외적인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규모 금융 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더불어 예측 불가능 했던 급격한 주가 변동을 예로 든다. 그동안 경제학이 얼머부린 부족함을 채워주며 새로운 관점을 보게 해준다.


기존 경제는 대게 큰 사건들을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치부했다. 이론으로 만들 수 없는 그저그런 실수, 불운으로 생각했으니 경제학은 계속해서 실패했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용했던 긴 시기보다 잠깐의 대변동이 불가능 한 사건들이 세계를 바꾸고 역사를 바꿔왔다. 아이폰, 일본 대지진 등 갑작스런 사건은 인류를 발전시키거나 퇴보시켰다. 이제는 무작위적이고 예측이 불가능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더 신경을 써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경제 시장은 순진하게 평온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고 느낀다.


복잡계 과학자는 `멱함수 분포 법칙`과 신호의 `장기 기억`을 통해 경제를 보는 색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지진의 발생 빈도나 주가 변동의 폭은 일정하지 않고 제멋대로 변한다고 대개 생각한다. 하지만 그속에는 `멱함수 분포 법칙`이 숨어있다. 에너지가 두배 클 수록 발생 횟수가 두배 작아지는 것을 뜻한다. 자연 현상은 대게 정규분포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과학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그래프다. 이렇게 그들은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한다.


이 책의 스토리와 복잡계 과학이 피어난 상황과는 꽤나 닮았다. 몇 세기전 뉴턴에 영향을 받은 과학자들은 모든 물리 현상은 측정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현상을 방정식으로 세울때도 공기 마찰과 같은 것들은 예외적이라고 치부하였다. 2.003, 2.01, 1.998이라는 측정이 나오면 2.000이 올바른 결과라고 당연시 하였다. 하지만 현대 과학에 양자론과 상대성 이론이 생기면서 세상은 예측 불가능하다는 복잡함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패러다임이 바뀌며 복잡계가 나타난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과학의 관점이 변화한 것처럼 우리가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경제가 과학과 합쳐질수도 있을 것이다. 복잡계를 사회, 경제에 전파하려는 저자를 보면서 우리의 세상물정을 건드리는 과학이 올지 기대해 본다.



ps. 최근 장하준 경제학자의 주류 경제학 비판서를 읽으면서 교과서를 벗어난 경제 지식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알려준 복잡계 경제학은 더 나아가 새로운 교과서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학문은 생긴지 얼마 안되었고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에 잠재력이 파급력으로 바뀔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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