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 믿는다고 얘기해야 하나?

서너번 언뜻언뜻 다른 시대 다른 복장의 주인공이 된듯 스쳐가는 그런 꿈들이 있었는데, 임신 중 꿨던 꾼 하나는 너무나도 기억이 생생한데다 이름들까지 모두 생각이 났다.

음...빅토리아 시대 젠틀맨 계층의 여자였다.

(당시 젠틀맨은 신사라는 뜻이 아니라 비귀족 출신의 상공업으로 성공한 신흥부유층을 일컫는 단어였다.)

내가 젠틀맨 계층으로 태어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 계층 남자의 부인으로 영국의 유명한 공업지역 같은 곳(?)서 살고 있었다.

(내 영문학 석사 세부 전공이 빅토리아 시대 여성 소설가들이다. 쩝. 그 영향이 아닐까 싶다)

남편 이름은 레오폴드. 내 이름은 해리엇. 아들 이름은 벤자민.

남편은 자수성가한 젠틀맨으로 좋게 말하면 냉철(?)하고 나쁘게 말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었다고나 할까. 사회에서는 상당한 존경을 받지만, 가정에서는 아내를 대잇는 자손을 낳는 기계나 가사를 주관하는 완벽한 안주인의 역할을 기대하는 차가운 완벽주의자? (바깥 일과 가정일의 완벽한 분리의 개념이 정립된 건 사실 빅토리아 시대였다. 안주인들은 꼭두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흐트러짐없이 앉아서 home management에 골똘해야했다....쩝. )

기억나는 영상은 남편이 어느 집회에선가 연설을 하고 엄청난 박수를 받는 걸 뒤에서 씁쓸하게 쳐다보던 것.

그리고, 치맛자락을 끌어잡아당기던 금발머리 어린 아들 베니 (나는 벤자민을 베니라고 불렀던 것같다.)

숨막히는 일상, 차가운 남편과, 텅빈 공허함...뭐 그런 생활이었다고 나 할까.

그러다 내가 불륜을 저질렀다. 상대는 노동자 계층의 사람좋아하고, 술좋아하고, 춤추기 좋아하는 ..

온통 생명력이 넘치는 것 같았던 남자였고, 이름은 리키.

남편의 아이가 아닌 아이를 임신하고, 아이를 낳아 옆에 있고..침대에  누웠는데,

베니가 침실로  들어오는 장면...이 마지막 영상이다.

이 아이를 두고 죽어야만 하다니.,하는 회한에 사무쳐서 꿈을 꾸면서도 울었다.

어떻게 죽었는지는 모르겠다. 자살을 했던가, 자살을 하도록 강요를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꿈에서 깨면서 뱃속에 아이가 느껴졌는데,

내 다시는, 다시는 아이를 혼자 두고 먼저 죽지 않을거라...생각하고 있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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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08-0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한 편 보는 듯 그림이 생생해요.
아무리 꿈이라지만 무지 슬펐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