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어서 슬펐니?
김미경 외 열 명의 엄마들 지음 / 이프(if)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나 역시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육아의 고통 겪는 중이라 안다. 새벽 3시부터 일어나 밤11시까지의 내 일과 - 새벽3시에 일어나지 않으면 공부할 시간이 없는 현실로 산다. 공감한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따라가고 싶은 역할 모델을 보여주지 못한다. 차라리 세상 사람들이 저런 엄마가, 싶을 정도로 냉정하기 그지없는 제일 첫글의 엄마가 나아보인다. (근데, 감정적으로 난 울 아가한텐 차마 그렇게 못하겠다.)

그리고, 남편 고시공부 뒷바라지 하느라 한 고생한 이야기는 짜증난다. 그렇게 희생하는 여자들 보면 정말 짜증난다. 그래서 결국 법률가 부인이 되어서 더 짜증난다. 그얘긴 빼버렸으면 좋겠다. 차라리 옜날 여성동아 감동 수기 모음전에나 보내면 딱 좋겠다.

왜 이런 글들을 모았는지 모르겠다. 절절히 힘들게 육아한 거 일고 이해하라고? 어차피 육아는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니 미혼들에게 어필못할거고, 기혼들은 이미 몸으로 익히 체험하고 있는바, 차라리 평번한 우리와는 다른 선구적으로 파격적으로 다른 극복 방법들을 살아내 보여주었더라면 속 시원할뻔했다. 난 여자들이 삶에 끌려 질질 지지리 궁상떠는 얘기 읽고 싶지 않다 - 내 현실만으로도 족하다.

차라리 나는 제사가 싫다,고 세상에 돌맞을 각오를 하고 당당하게 자신이 살아낸 방식을 말하는 그미가 더 존경스럽다. 뭐, 이 책의 제목은 386세대 식자 계층 여성들의 육아기, 라고 하는 데 낫겠다. 원래 386세대들이 살아보이지 못하는 이념을 젊을 땐 구구하게 말로만 떠들다 나이들어 좌절에 몸부림치더라. 다만 경이로운 건 - 그 이전 못배우고 의식없는 여자들은 젖몸살들을, 진통들을, 생살찢어져 피 줄줄 흐르는 아픔을 견디며 어찌 수유들을 해냈는지 경이로울 뿐이다. 그네들을 말도 없었건만.

그리고, 대부분 어찌도 운도 좋게 딸들을 낳았는지, 말이다. 내 젊은 시절 남자들에 대한 피해의식에 쩔어살아서 거 고치라고 아들 낳은 것 같은데, 어찌 여자를 동등하게 인간으로 보도록 가르쳐야 할지, 아들 놈이 나중에 커서 몽정이든 자위든 시작하면 어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한데....유일하게 아들 어미인 여자는 여성동아 수기만 쓰고 앉았으니 말이다. 마초문화에 물들지 않게 아들 키우기, 갈쳐주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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