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촌 희망교회 이야기 - 영등포 쪽방촌 광야교회의 기적
임명희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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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희 목사가 만난 그 모든 사람들 중 가장 읽으며 가슴이 아팠던 사람은, 거듭되는 권고와 전도에도 끝까지 '난 내가 싫어요.'하며 음식을 거부하고 술만 마시며 입원 퇴원을 반복하다 행려병자로 죽어간 사람의 이야기 였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고귀한 인간의 형상이 어찌나 파괴되었는지....자신이 싫다는 그 말 한마디에는 더 이상 구원의 여지가 없었다.

차라리, 술마시고 온동네가 뒤집어지도록 소리지르고 깽판치는 인간은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고 관심을 끌고 고쳐달라는 절절한 갈망이라도 있을텐데, 어쩌다 그 사람은 철저하게 자신을 버렸을까... 고통이든 절망이든 아우성을 칠 때에는 역설적으로 살고자 하는 본능도 꿈틀대더만.

차라리, 소리지르며 예수님 앞으로 달려나온 거라사 광인은 구원의 여지가 있다, 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

인간의 치사하고 치졸한 악의에 찔림을 받아 인간 공동체 특히, 외려 더 가식적이고 배신감을 더 주는 기독교 공동체에 다시 들어갈 자신이 없는 나로서, 어떻게 그 작고 더러운 인간들과 더불어 살며 전도할 수 있는지 존경스러울 뿐이다. 난 내 자신의 작고 더러운 모습도 용납이 차마 안되는데 말이다. -___-; 그래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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