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드래곤 1
아시베 유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첫번째 놀람은, 일본인이 어찌 서구 신화에 이리도 해박할까... 하는 것이고, 두번째 경이는, 기존의 영웅 설화와는 사뭇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영웅으로 태어나 그를 영웅으로 만들어 줄 괴물을 희생삼아 영웅의 신화를 만들어내는 구조 말이다.

주인공은 여려 보이는 소녀이고, 한때 세계의 끝이라 불리었던 미지의 땅(아일랜드)에서 문명의 세계 로마로 / 무의식의 세계에서 의식의 세계로의 여행을 하고 있다. 대개 신화의 주인공들은 의식의 세계에서 무의식의 세계로의 하강,을 통해 괴물과 조우하고 괴물의 피를 발판삼아 영웅 자리에 오르게 되어 있다. 하지만 아리안 롯드는 좀 더 넓은 세계로, 좀더 체계적인 훈련을 하나씩 받으며 문명의 세계로 한 걸음씩 한걸음씩 나아간다.

이 만화 세계 속의 악은 봉인되었던 고대의 신이, 인간의 나약함과 그레 빌붙는 권력에의 무한한 의지(?^^ 넘 20세기 적인 표현인가????)와 융합해 꽈리를 틀고 있는 계곡의 부족 / 바라로 축약된다 - 계곡의 부족의 땅속 동굴에 사는 것은 걸맞는 설정이고, 바라의 나약함에, 그리고 나약했기에 절실했던 권력에의 의지에 빙의된 고대의 신은 스멀스멀 세상으로 세상으로 기어나온다. 하지만, 주인공은 동굴로 하강해 괴물과 조우하는 데서 도망을 해 멀리멀리 문명으로, 이성으로 여행을 해간다...

짐작건데....^^ 여행의 시작은 레기온이다. 아마도 레기온이 고대 신의 힘으로 세력을 뺏긴 크리스탈 드래곤의 본체 혹은 정령일 것 같은데, 불의 용도, 물의 용도 아닌 이 수정 용은.....바라보고 관조할 수는 있지만, 역시 역사를 만드는 건 인간의 몸을 빌려서 가능한가 보다.

한때 사그러져 갔던 고대 신들이 되살아난 것은 엄연한 반동일진대, 이성과 문명에 밀려 사라질 운명임을 아는 땅끝의 정령들과 요정들은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어찌 악을 막으려고 하는지 말이다....성육신한 고대의 피(?)인 아리안이 문명의 힘으로 부활할 때...나 가능할까 말이다.ㅎㅎ

어린시절 단 두권읽은 것만으로 강렬한 이미지로 꿈으로 반복되던 이 만화의 모티브가
어떻게 끝날지는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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