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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여인숙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쌍동이라는 존재가 참 흥미있게 그려져 있다. 진명/ 선명 쌍동이는 차라리 진명 내의 남성성/ 여성성으로 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분리를 거쳐 다시 통합에 이르는. 가지고 태어난 남성성(선명)을 일단 거부하는 발돋움이 자아 찾기의 시작이라면, 선택을 통해 자신속의 남성성을 받아들이는 결말이 결국 자아의 통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선명과 분리되고 나서(선명이 죽고 나서) 진명은 무엇을 찾겠다는 듯 달리기 시작하고 이성(김동휘)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다...그리고 정인,이라는 남자를 거쳐 고스케를 만나 안착하게 되지 않는가.
사실 한 사람이 지니고 태어난 sexuality라는 거, 남자든 여자든 반대 성의 기질은 어느정도 가지고 태어나게 되어있고, 사회화 되는 과정에서 한 쪽을 거부당하면서 사회화에 굴종하던가 치열하게 맞서 통합의 과정에 이르던가.... 둘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고스케에 대해 별 설명이 없는 것도 결국 자기 속의 이미 익히 알고 있는 타자를 만났기 때문에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없는것이다.
삿뽀로가 메마른 강바닥이라고? 강바닥으로의 하강? 무의식으로의 하강을 통해 또 다른 나와 조우하는 initiation 소설이다. 삿뽀로 여인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