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습관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다른 인간과 교감을 꿈꾸면서도 그 교감의 수단이 사회화ㅡ 될 수 밖에 없음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우린 길들여진 방식대로 자신을 표현할 뿐이다. 거기서 해방돼서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게 얼마나 힘든지. 난 섹스도 교감 중 하나라 생각한다.

전경린의 이 소설은 감히 여자의 입에 올리는게 터부시되었던 주제를 그렇게 사회화된 세대의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그 세대에 속하는 작가가 터부를 깼다는데 의의가 있을 거다. 이 작품은 이후에 따라나올 많은 작품들의 stepping stone 이상의 의의는 없다.

미홍의 섹스에서 여자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섹스가 무엇인지는 잘 드러난다. 다만 읽고나면 역시 소설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too good to be ture일 분이다....후후.

상처받은 인교의 섹스가 차라리 더 리얼하다. 여자는 섹스중에 눈으로 많은 말을 하려고 하지만, 남자는 자신이 길들여진 방식대로 대담한 여자의 눈길을 따귀로 응징할 뿐이다.
상처받은 영혼을 들여다 봐달라는 절실한 호소는 늘....부질없는 육체의 끈질긴 몸짓과 메세지를 왜곡해버리는 매질, 공기 속으로 흩어질 뿐이고 상처받은 여자는 그저 계속 상처 받는 습관을 자신의 열정으로 나타내는 유일한 수단으로 기댈뿐이다.

외로움의 습관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을 섹스라는 교감 수단에 기대게 만들지만, 여기에도 역시 구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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