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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세계철학전집 6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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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모티브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의 소개를 보고 가볍게 읽기 좋은 철학 책으로 보여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한 편으로는 '철학' 책을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가볍게 있을 거라 생각했던 제 판단이 틀리지는 않았음을 느꼈습니다.



'철학자'라는 틀 안에서 보았을 때, 디오게네스의 언행은 단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범주에 속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점이 오히려 신선하고 대범하게 다가왔습니다. 디오게네스는 모든 틀을 거부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21~23p 발췌



- 사람들은 흔히 자유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스스로를 옭아매는 끈을 놓지 못한다.



- 그러나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줄이고, 욕망이 아닌 필요에 의해 구할 때 비로소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짐이 생기는 이유는 그것을 놓지 못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32~34p 발췌



- 물론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 자체도 삶의 일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때로는 디오게네스처럼 멈춰 서서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미래보다 현재를 보게 되면 내가 지금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 같이 평범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 세상을 다 정복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다 가지지않아도, 우리는 지금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디오게네스의 행복론' 첫 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부분이 있어 예사롭지 않았지만, 그 이후로도 한 장씩 장을 넘길수록 디오게네스의 통찰에 감탄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원하며 갈망하기보다 덜어내고 비워내는 것. 목표를 손안에 쟁취하는 것보다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뭔지 진정으로 생각해 보는 것. 우리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점에서 멈추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50~51p 발췌



- 이러한 관습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합리적 근거 없는 문제이거나, 개인의 고정관념일 때가 많다. 그래서 이런 사회적 관습을 무작정 따르기보다는 디오게네스처럼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 이 행위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가"라고 생각하며 그런 규칙들에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 그렇게 따져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생각 없는 순응일 뿐이다. 순응하면서 사는 삶은 언젠가 불만과 의심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규칙을 무조건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것보다는, 그것이 진정으로 의미있는 것인지 가려내는 일이다.



저는 규칙을 따르는 것을 선호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규칙이 있고, 모든 규칙을 지킬 수 없어서 신경 쓸 수 있는 선에서는 쉽지 않더라도 따르려고 했습니다. 저를 옭아매는 그 규칙들이 독인지, 약인지 구분하지 않고 무리해서 받아들이다 보니 일상에 영향을 주었고, 그 영향을 몸소 겪어가며 자신의 한계를 천천히 깨닫는 중이었죠.



이제는 저의 삶에서 직접 겪어가며 깨닫기보다, 책을 읽어가면서 가늠을 해보고, 저와 가치관이 잘 맞다는 생각이 드는 디오게네스의 관점을 배우고자 합니다.



이 책은 철학자 디오게네스의 사상을 이해하기 쉽도록 현대적으로 잘 풀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한 문장, 한 문장 읽어 나갈 때마다 머릿속에 잘 들어왔고, 책의 크기도 손바닥만 해 평소에도 들고 다니며 읽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설명이 워낙 쉽게 잘 되어있어서 철학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는 누구나 읽어보기 좋은 책이라 생각되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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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버거운 사람들을 위한 뇌과학 - 광활한 우주를 살아가는 나와 뇌의 작은 연대기
레이첼 바 지음, 김소정 옮김 / 현암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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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버거운 사람들을 위한 뇌과학 #레이첼 바 #현암사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감성적이고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책의 표지는, 책의 띠지에 적혀있는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삶을 사랑하는 법을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라는 문장과 상반되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책의 제목부터 시선을 강렬하게 끌어서이기도 했지만, 평소 심리학과 뇌과학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한 호기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책의 표지와 띠지의 대비가 느껴지는 책을 바로 눈앞에 두고 나니 죽음과 상실에 대한 무게감, 삶에 대한 가늠할 수 없는 깊이가 눈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이 책은 부드럽고 편안한 문체로 적혀있으며 전문적인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합니다. 아무리, 뇌과학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전문적인 용어가 등장하면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신경과학자'인 '친구'가 곁에서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듯한 문체 덕분에 거부감보다도 오히려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삶이 버거운 사람들을 위한 뇌과학> 10~14p 발췌



-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고 소리치는 세상에서, 나는 아주 단순한 진리를 속삭여주고 싶어요. 이미 더할 나위없이 충분해요,라고요.

- 그대로의 모습을 조금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때,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바라게 될 때, 조금 더 평온해질 때, 진짜 마법은 벌어져요.



- 내가 할 수 있는 건 당신이 당신의 뇌를 돌보는 방법을 알려주어, 뇌가 당신을 좀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게 하는 것뿐이에요.



- 우리 엄마의 분투가 독특한 것은 아니에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마음과 싸우고 있고, 이렇게 하면 삶을 좀 더 쉽게 살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는 노력을 하느라 기진맥진해 있어요.



- 함께 살아가야 하는 뇌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뇌 안에서 조금 더 편한 느낌을 받는 건 가능해요.



친구같이 친절한 작가님을 곁에 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규격화된 틀에 억지로 구겨가며 맞춰가던 나 자신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아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면 언제 또 스스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집에서 OTT로 영화를 볼 때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집중도가 다르듯이 말이죠.









<삶이 버거운 사람들을 위한 뇌과학> 24~25p 발췌



-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몸에 좋다'거나 '충분히 자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가 의지해도 되는 분명한 과학 정보라고 해도, 이런 원리들을 일상에 적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 개인의 필요와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요.



- 지도 한가운데 목적지를 표시한 X자가 있지만, 그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은 안 나와 있어요. 바로 그 길을 찾고자 시도하는 마음이 우리 여행의 출발점이에요.



우리는 정보화 시대에 살며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불필요한 정보도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정보의 옳고 그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온전히 본인의 몫입니다.



또한, 옳은 정보라 해도 책에서 말하듯 개인에 따라 편차가 있기 때문에 그 정보를 나에게 적용해서 맞는지 아닌지 판단하거나, 내가 그 정보에 맞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나'를 알아가려면 신경과학자인 작가님의 섬세한 설명과 함께 '뇌'를 알아가야만 합니다. 나와 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니 필수 불가결인 거죠. 이정표는 책을 통해 주어졌습니다. 저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지금보다 나를 이해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저 자신을 조금씩 깨우쳐 가려고 합니다. 나의 감정, 생각,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여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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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신 몸: 근골격계 - 어깨부터 목, 무릎, 허리, 발목까지 14일 관절 통증 탈출 솔루션
EBS <귀하신 몸> 제작진 지음, 박중현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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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신 몸: 근골격계 #EBS <귀하신 몸> 제작진 #알에이치코리아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프롤로그부터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몸 한 군데는 아프지 않나요?" 아프기 전까지는 제가 '누구나'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예전에는 건강 정보를 찾아보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역시 직접 겪어봐야 비로소 스스로 나서게 되는 것 같습니다. "건강이 최고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흔한 말이지만, 지금은 뼛속 깊이 와닿습니다. 제가 평소 즐겨보던 프로그램인 '귀하신 몸'이 책으로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에 펼쳐봤습니다. 책은 쉽게 읽히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도 초반에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어깨 통증을 겪어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허리가 아파도 물론 힘들지만, 어깨 통증은 그 고통의 결이 다르다는 걸 몸소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통증은 같아도 부위에 따라 이렇게나 불편함이 달라질 수 있구나' 하고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귀하신 몸: 근골격계> 21p



-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8%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어깨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수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고관절, 무릎, 발목 등 보행에 직접 사용되는 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걸을 때마다 불편이 따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다. 반면 어깨 관절은 통증이 있어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어 '곧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질환을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방치하는 사이 약물이나 운동으로 치료할 수 있었던 질환이 악화되어 관절경 수술, 심지어는 인공관절 수술을 앞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깨 질환이야말로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깨 통증이라고 해도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어깨 충돌 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이 책은 각 질환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해부학적으로 어떤 구조에 문제가 생기는지, 또 어떻게 점검하고 예방하거나 회복할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짚어주어 특히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구분하는 방법, 각 운동의 방식, 2주간 꾸준히 실천했을 때 나타나는 실제 변화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책이 매우 잘 읽히고, 이해하기 쉬운 구성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한 번 아프기 시작하니 병원을 아무리 다녀도, 차라리 안 아픈 곳을 찾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통증이 번졌습니다. 그런데 이 책 한 권이면 어깨, 골반, 척추, 골다공증, 무릎, 허리, 목, 근감소증, 발까지 전신에 대한 기본 정보와 흔한 고민들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송(TV나 유튜브)에서 보던 '귀하신 몸'을 글로 만나니, 영상을 일일이 정지하지 않아도 되어 훨씬 편하고 좋았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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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 무심코 쓰는 말에 숨겨진 차별과 혐오 이야기
태지원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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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태지원 #앤의서재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다 보니 구태여 찾아보지 않아도, 우리 사회가 많이 병들어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느끼게 됩니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왜 인성은 점점 후퇴하는 걸까요. 그만큼 사람들 마음속의 여유가 사라져 버린 걸까요. 무심코 써왔던 말들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제는 제대로 알고 싶습니다.






<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프롤로그 발췌



- 편리함을 추구하는 방식은 때로 인지적 게으름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사고 과정 없이 상대를 거칠게 범주화하다 보면 누군가를 틀 안에 가두기 쉽다.



- 고정관념의 틀 안에서 개인은 파편화된다. 상대의 서사와 맥락은 제거되고 때로는 인격과 감정도 계량화되고 범주화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숫자나 도구로 취급받으며 차별과 혐오를 감내해야 했다.



프롤로그의 시작에 등장하는 문장, '언어에는 묘한 힘이 있다. 어떤 단어나 문장은 날 선 칼처럼 사람 사이를 갈랐다.'와 마지막 문장인 '말은 힘을 품고 있으니까, 언어는 높다란 장벽을 짓기도 하지만, 허물 수도 있는 존재니까.'는 마치 수미상관처럼 느껴졌습니다. 언어가 누군가를 찌르는 무기가 될 수도, 상처를 막아주는 방패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이중성이 오히려 희망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16~21p 발췌



- 내가 기혼 여성이고, 아이를 가진 여성이기에 불편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모님'은 일정 연령대 이상의 여성을 '남성의 아내'로 간주하고 부르는 호칭이므로.



- '내 또래의 여성은 아이를 둔 기혼일 것이다'라는 가정을 가지고 상대를 마주한 것이었다. 악의 없이 저지른 일이었으나, 명백한 결례였다. 상대가 '미혼'이거나 '비혼'이거나 '무자녀'일 수 있다는 전제를 배제한 질문이었으니.'



- 중년 이상의 남녀를 '아버님', '어머님'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친근함을 강조한 호칭이지만, 특정 연령대 이상의 남녀를 '이성 간의 결합이나 혈연으로 가족을 맺은 이들'로 구획하고 한정 짓는 단어가 될 수 있다.



-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가족의 형태를 이분화한다. 앞서 말했듯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정상의 범위에 두고, 그 바깥 범위의 가족은 비정상 또는 부족한 상태로 분류된다.



- 무심코 건네는 말 몇 마디가 그리 대수로운 일인가,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대수로운 일이 되기 쉽다. 협소한 '정상'의 바운더리에 속하지 않는 이들을 미묘하게 배제하는 근원이 되니까.



저는 작가님께서 언급하신 '특정 연령대 이상의 남녀를 '이성 간의 결합이나 혈연으로 가족을 맺은 이들'로 구획하고 한정 짓는 단어'의 사용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나온 문장인 '편리함을 추구하는 방식은 때로 인지적 게으름으로 이어진다.'는 말처럼, 저의 개인적인 편안함이 누군가에겐 불편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무심히 사용하는 표현을 누군가가 그대로 따라 한다면, 잘못된 인식은 반복되고, 바뀔 기회조차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저 혼자 괜찮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26p 발췌



- 친밀감과 유대감이 누구와 함께 생기는지를 생각해 볼때다. 낡은 가족의 틀에 퍼즐 조각을 억지로 맞추거나, 맞지 않는 조각을 내버리는 것보다, 새로운 공동체의 틀, 그것을 마련해야 할 때 아닐까.



공공연하게 쓰이는 호칭의 문제점과, 사회가 강요하는 '정상가족'의 이면을 알기 쉽게 짚어주셔서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29p~37p 발췌



- '평균 연봉'과 현실적인 연봉 사이의 간극은 컸다. 눈에 자주 띄는 것을 평균으로 삼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 평균의 왜곡이다. 압도적인 전교 1등이 있으면 반 전체 평균이 올라가듯, 한 나라의 평균 소득은 고소득층과 백만장자들에 의해 높아진다. 평균값은 극단적인 수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 이 때문에 다수의 저소득층이나 서민층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거나 평균이라는 숫자에 희석되기 쉽다.



- 우리는 흔히 '평균'이라는 수치가 한 집단 전체를 대표하는 숫자라 여기지만, 명확한 한계를 가진다. 개별 데이터의 특징을 무시하게 만들고, 때로는 현실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불러일으킨다.



- 문제는 이 왜곡된 평균이 '정상적인 삶의 수준'으로 굳어지며 발생한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삶의 획일성을 강요하는 문화가 팽배한 사회에서는 문제가 커진다. 동질성을 강요하는 문화가 팽배한 사회에서는 문제가 커진다. 동질성을 지닌 삶의 정석코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소수의 이야기라도 자주 노출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평균'과 '표준', '전형적인 것'으로 믿게 된다. SNS의 발달로 이른바 '과시문화'가 발달하면서 이런 현상은 심화됐다.



'인터넷에는 '한 달 월급이 500만원이 넘는다'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지만,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한 달 평균 353만 원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는 문장을 읽으며,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인터넷과 현실의 괴리감이 떠올랐습니다. 그런 글을 마주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비교하지 않으려고 해도, '평균'이라는 단어는 은근히 자기검열을 유도합니다.



작가님께서는 이러한 자기검열의 근원을 짚으며, '평균'이라는 수치가 가진 오류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과 10개를 두 사람이 나눠 먹을 때, 한 사람이 9개를 먹고 나머지 한 사람이 1개를 먹었다 해도 평균은 5개가 된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생각해 보면 평균이 얼마나 쉽게 현실을 왜곡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데, 이렇게 다시 짚고 나니 무심히 받아들였던 숫자에 대한 감각이 달라졌습니다.






책 곳곳에서 '여기까지 풀어준다고?' 싶은 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감명받은 모든 내용을 다 소개해드리고 싶지만, 직접 읽어보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 이만 줄이려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행했던 차별이나, 타인에게 느꼈던 차별의 정체를 알아가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꼭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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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 힘들 때 나를 지켜 주는 내 손안의 작은 상담소
김호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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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김호성 #온더페이지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얼마 전, 다른 책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이 현재의 저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일을 겪어왔는지 기억을 되새기기는 쉽지 않지만, 지금의 제가 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책과 함께 차근차근 되짚어 보고 싶습니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정말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의 문제로 보이는 것들이 한편으로는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사회적인 문제로 보이는 것들이 또 한편으로는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가 내면의 마음을 소홀히 하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 새로웠습니다.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 예시를 들어주셔서 상호작용이 더 쉽게 이해되었습니다.





<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8~9p 발췌



- 진정한 치유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마음 깊은 곳까지 들어가야 합니다. 상처라는 것은 감정이고, 이는 편도체에 누적되어 있습니다. 이 편도체라는 녀석은 생존을 위해 발달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신호가 들어오면 그것을 공포, 불안 등의 스트레스 반응으로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떠올리게 만듭니다.



- 우리의 안에는 이토록 오랜 세월 쌓여 온 많은 방어 기제, 스트레스에 대한 감정들이 누적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사실상 모두가 흔히 오해하듯이 '온전한 이성적 판단이란 존재하지 않는 겁니다. 사실은 모두 편도체의 반응, 감정을 베이스로 하여 자신의 생존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한 거니까요.



-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와 친해져야 합니다. 오래된 상처들을 찾아내고, 하나하나 마주하여 깊은 곳까지 내려가서 부정적으로 굳어진 뉴런의 구조를 바꿔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로 변화가 시작됩니다.



김호성 작가님은 이 책을 읽기만 해도 좋고, 끝까지 보지 않아도 좋고, 마음이 가는 대로 해도 좋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책에 대해 강박을 가지고 있던 저도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먼저 마음이 크게 다친 뒤, 그 상처를 치유하고자 손수 공부하며 극복해내신 만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독자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20~21p 발췌



- 제대로 된 공감에는 대단한 힘이 있어, 정말 마음에 닿으면 10년 치의 설움이 눈 녹듯 녹아 버리기도 하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어른들은,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산다는 핑계,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을 드러낼 기회, 이해받을 기회, 그리하여 자신을 들여다볼 기회를 잃어버리곤 합니다.



-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불안이 되고 결핍이 되어, 다른 데서 그걸 찾아 헤매게 만듭니다. 결국 많은 경우 대다수의 문제들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셈이지요. 그래서 내면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정말 중요합니다. 다른 이보다, 어느 누구보다 스스로에게요.



<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29p 발췌



-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내리누르다, 참다 참다, 결국 무기력해지면서 찾아오는 마음의 변화를, 구태여 이름 붙이자면 '우울증'이라 부르곤 합니다. 흔히 표현하듯 마음의 감기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무거운 감정입니다. 마음이 거절당하고 거절당한 끝에 결국 입을 닫아 버리는,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어진 아이처럼요.



책의 내용처럼 '상대에게' 공감하는 방법은 배워왔지만, 정작 스스로에게는 공감해준 적이 없습니다. 공감할 생각조차 못 했죠. 남을 생각하는 만큼 자신도 생각해주면 좋을 텐데, 그 사실을 알고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왜 스스로를 돌봐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독자가 직접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 기억에 대해 고민하며 '나'를 찾아가는 데서 시작해, 점차 '나'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뇌 과학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하고 위로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작가님이 독자가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인 만큼, 자신의 마음을 잘 모르는 분들이 부담 없이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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