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영화 공식 원작 소설·오리지널 커버)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강미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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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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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동안이나 사랑받은 고전 소설, 그 시절의 소녀들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았을 법한 이 소설은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자전적인 요소가 담긴 작품이다. 읽을수록 생동감이 더해지는 이유는 네 자매의 톡톡 튀는 성격과 사랑스러움이 담겨 있으며, 그들의 추억과 삶을 살아가는 열성적인 태도,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화처럼 결말도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되었으니, 어린 시절 꿈꾸었던 세계와 함께 추억하기에도 아주 좋은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이 퍽퍽할수록 아름답고 풍성한 이야기에 더욱 파고들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요즘은 잘 해결하고자 애쓰고 있는 사람들의 노고를 무시하듯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기에,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빛이 나는 이 작품은 뿌옇게 가로막고 있는 음침한 먼지 속을 밝혀주는 듯한 인상을 준다. 사랑받는 고전문학에 대한 신뢰는 언제나 한결같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된 작품이라면 바로 그만큼의 생명력이 깃들어 있을 거란 무한한 믿음이다.



<작은 아씨들> 역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형제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 공감가지 않을까 싶다. 이건 어떤 시대이건 상관없이 가족이 많을수록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같은 형제여서 닮은 것도 또 너무 다른 것도 있으며 추구하는 것 역시 천차만별로 다르다.



여기 등장하는 네 자매에 대한 간략한 묘사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메그, 마거릿, 맏이, 통통한 몸매, 투명한 피부, 커다른 두 눈, 숱이 많으면서 부드러운 갈색머리, 하얀 두 손, 조금의 허영기가 있는 전형적인 미인


조, 조세핀, 둘째, 큰 키와 마른 몸매, 가무잡잡한 피부, 망아지 같은 성격, 날카로운 회색눈, 길고 탐스러운 갈색 머리


베스, 엘리자베스, 셋째, 장밋빛 피부, 부드러운 머릿결과 반짝이는 눈, 조용한 말씨, 수줍음이 많고 피아노를 사랑하는 음악가


에이미, 막내, 푸른눈을 가진 금발 소녀, 투명한 피부, 날씬한 몸매, 백설공주형의 소녀, 우아함과 리틀 라파엘로라는 별명을 가진 화가



그리고 이 소녀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현명한 마치 부인과 선량한 아버지가 있으며, 풍요롭고 다정한 이웃 로런스가 있다.



소녀들의 나날들은 연례행사를 맞이하여 떠들썩하게 행동하기도 하고, 가난을 타파하기 위한 소일거리와 돈벌이에 지쳐 지루해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유쾌하다. 네 명이기에 나눌 수 있고 그만큼 배로 행복해지는 것이다. 각 인물별로 몰두하고 있는 분야도 다르고 성격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때론 싸우기도 하고 서로를 애정으로 용서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작가의 모습을 닮은 조라는 인물에 더 애착이 생겼기에, 언니들이 자신을 두고 외출했다고 분풀이하기 위해 조의 원고를 태워버린 에이미의 행동에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에는 '백업'이라는 것도 없을테니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형제이기에 사소한 것으로 싸우기도 했고, 또 소중한 가족이라서 포용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었기에 더욱 잘 이입이 됐던 것 같다.



소녀들이 했던 다양한 놀이, 연극, 그들만의 모임, 그리고 생활, 그리고 사랑과 신뢰로 구성된 이 가족이 가난한(?) 삶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던 건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헤쳐나갈 수 있었기 때문인 듯 하다.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로 느껴지기도 한다. 잘 맞지 않아 다투고 이기적이게 굴었어도 결국은 스스로 깨닫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대개 보통의 가족들이 그럴수도 있지만... 가족이기에 드러내보이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기도 하다.



예쁜 옷과 소품들이 함께 하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꿈꿨지만, 결국에는 진실한 감정을 표현했던 가난한 가정교사 존과 결혼을 결심한 메그, 영원히 철이 들 것 같지 않았던 에이미는 우아한 여성이 되어 속물적인 관계가 아닌 또다른 '사랑'을 찾게 되었고, 수줍음이 많았던 착한 소녀 베스는 결국 영면의 길로 들어서며 그들 곁을 떠나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어떻게든 잘 살아갈 것이기에 안도의 마음이 든다. 그리고 우리의 '조', 성급하고 직설적이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 책벌레 소녀는 결국 작가가 되었고, 때론 쓰레기 같은 글을 통해 두둑해진 지갑과 반비례하는 죄책감으로 스스로 부끄럽기도 했지만, 결국 진심이 담긴 글로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외로움이 더 지속되기 전에 그에게도 사랑이란 게 찾아오긴 한다.



당시 시대적 상황을 엿보아 쉽게 짐작할 수 있고, 또한 지금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고루한 시선이 담겨 있는 것처럼 여성의 삶은 결혼으로 직결된다. 조 역시 로리의 청혼을 뿌리치고 떠나 있었지만 외로웠고 사랑으로 구속되는 게 싫었지만 온화한 품성의 지적인 노(?)교수와 이어지게 되었기에 어쨌든 결말은 해피엔딩인 것이다. 영화 속에서 표현된 풍자적인 요소처럼 느껴졌던 그 부분, 출판사가 원하는 내용으로 고친 것일지도 모르는 조의 결혼과는 반대로 작가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작가는 『작은 아씨들』이라는 제목으로 1868년에 1부를 완성해 출간했고, 같은 해 말 『굿 와이브즈Good Wives』라는 제목으로 2부를 발표했으며 이듬해에 두 권을 합본하여 출간했다. 1부가 네 자매의 따듯한 유년시절을 그린 이야기라면 2부에서는 조가 본격적으로 꿈을 향해 성장해 가는 한 여성으로서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에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는 『작은 아씨들』은 작가가 보여주고 싶어 했던 세계를 그대로 담아 1,2부를 합친 완역본으로 출간했다. (책소개 참고)



진보적인 사고와 가치관을 가진 아버지와 그의 친우들을 통해 받은 영향과 작가로서의 기질, 여성이라면 갖추어야 할 덕목처럼 얌전히 앉아 하는 뜨개질보다 전쟁터에 나선 아버지와 같이 서고 싶었던 '조'처럼, 여성이기에 제약될 수밖에 없었던 여러 상황 속에서 다양한 작품을 써 나갔으며, 그런 여성의 삶이 담긴 많은 작품뿐 아니라, 풍자적 에세이, 사실주의 소설, 펄프픽션, 선정소설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썼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진다. <작은 아씨들> 속 '조'가 생계를 위해 썼던 속된 글처럼 루이자 메이 올컷의 글에는 자극적인 요소들도 있었지만 노예해방, 여성해방, 계급해방 등 급진적이고도 따뜻한 가치관도 함께 담겨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작가에 대해 알아갈수록 이 사랑스러운 작품 말고도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자신의 것을 지키면서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었던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이 작품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작가에 대해서도 이제야 알게 되었지만, 당분간은 집중력 향상을 위한 독서에 더욱 노력해보기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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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태는 다르겠지만 살아가면서 우린 늘 천로역정 놀이를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지. 우리의 짐은 여기에 있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우리 앞에 놓여 있단다. 그리고 선의와 행복에 대한 갈망은 수많은 역경과 실수를 헤치고 진정한 하늘의 도시인 평화로 향하도록 인도하는 길잡이란다. 자, 어린 순례자 여러분, 이제 놀이가 아니라 진짜 생활 속에서 다시 시작해 보는 게 어떻겠니? 그래서 아버지가 돌아오실 때까지 너희들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보는 거야." 31쪽



가엾은 조는 착해지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폭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내부의 적에게 언제나 승리를 넘겨주어야 했다. 이런 성질을 잠재우는 데에는 꽤 기나긴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다.

157쪽



그녀가 너무도 사랑하는 얼굴에서 묻어나는 인내와 겸손은 조에게 그 어떤 현명한 훈계나 통렬한 비난보다도 훌륭한 교훈이 되었다. 어머니가 보여준 연민과 신뢰는 많은 위안이 되었다. 어머니도 자기와 비슷한 결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고쳤다는 걸 알게 되자 한결 마음이 편해지면서 반드시 고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솟구쳤다. 하지만 열다섯 살밖에 안 된 소녀에게는 40년 동안이나 조심하며 기도해야 한다는 사실이 다소 지겹게 느껴졌다. 169쪽



"(…) 내 딸들아, 엄마와 아빠는 언제 어디서든 늘 너희들의 친구가 돼줄 거라는 사실을 잊지 말거라. 너희들이 결혼을 하든 안하든 우린 너희들이 우리 집안의 자랑이 될 거라고 믿는다." 207쪽



"(…)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는 것도 중요하단다. 하루하루를 보람차고 즐겁게 보내렴. 그렇게 일과 놀이를 잘 조화시키면서 살면 시간의 소중함을 이해하게 될 거야. 그래야 젊은 시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고, 나이가 들어서도 후회를 덜하게 되지. 난 너희들이 가난하더라도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구나." 249쪽



그제야 메그는 혼자 앉아 일을 하다 말고 눈물을 뚝뚝 떨구며 자기가 그동안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아왔는지를 실감했다. 사람, 보호, 평화, 건강 등과 같은 인생의진정한 축복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그 어떤 사치품보다 훨씬 소중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377쪽



조는 오랜 꿈을 접고 새롭고 더 나은 꿈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다른 욕심들은 초라해 보였고, 사랑의 영원한 힘을 믿으며 평화로운 위안을 느꼈다. 834쪽



조는 이미 너무 멀리 왔고, 또 자신의 행복말고는 아무것도 안중에 없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아주 단순한 모습으로 다가왔지만 둘의 인생에서 그것은 캄캄한 밤과 폭풍우와 외로움이 그 둘을 맞이하려고 기다리는 가정의 불빛과 온기와 평화로 바뀌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9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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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공부법 - 입시 위너들의 단기간 고효율 학습 노하우
박동호.김나현.이기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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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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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노력한 만큼 점수가 착실히 오르는 효율적인 공부법이란 무엇일까, 


시간을 투자하고 기대한 만큼의 성적이 나온다면야 좋겠지만 학습이란 그리 간단히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때론, 포기하고 싶어질 만큼 답답한 벽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게 공부인 것 같다. 공부를 지겹게 했기 때문에 더는 안 할 거란 사람들이 직장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공부를 한다고 한다. 공부가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어떤 접점도 없고, 공부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 물론 그건 나의 선택이란 게 부재했기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자신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훌륭한 계기가 되어줄 것 같다. 


최근에 어떠한 계기로 필요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집중력이 많이 부족했다. 암기만큼은 자신 있다고 믿었는데 퇴보되어 버린 기억력에,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막막하여 좀 다른 결을 가지고 있지만, 과연 의대생들의 공부법은 무엇일까 하여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의대생TV>라는 유튜브 채널의 출연진 3인과 참여저자 6인이 함께한 학습 노하우를 집약한 책이다. 점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공부법, 스터디 플래너 작성법, 단기간 효율적 암기법, 슬럼프를 극복할 멘탈 관리법 등과 더불어 의대합격자 인터뷰와 질의응답, 그들이 직접 실행하고 효과를 보았던 학습법을 실질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세세한 방법들이 나열되어 있지만 중요한 건 결국 반복된 공부습관과 암기 기억력이다. 입시 대비 취약과목을 어떻게 다뤄야 하며, 시간 분배와 스터디 플래너는 어떻게 나누고 작성해야 하는지, 암기에 좋은 방법들은 어떤 것들은 있는지 등이 각 사례들과 함께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일단 공통적인 내용은 반드시 익히도록 하였으며, 누적해서 반복하며 익히는 습관을 들이도록 했다. 시험 족보는 단순 암기를 하거나 참고할 때 보았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좋은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했다.


여기서 계획이란,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하고, 목표 지향적이며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통계를 내어 그 기준으로 단위를 쪼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후에, 다시 수정하여 실행에 옮겨 최종적으로 자신에게 딱 맞는 학습계획을 세워보는 것이다.


잘하는 과목이 있다면 그것만 하게 되는 것도 당연하지만, 대한민국 입시의 특성상 여러 과목 고르게 잘 해야 되기 때문에 취약한 과목에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떨어진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 저자는 이를 위해 인강을 활용하였다고 한다. 또한 틀린 문제를 분석하는, 오답노트 작성을 하면서부터 자신의 실수로 틀렸는지, 실력으로 틀렸는지에 따른 장단점을 파악하여 계획을 세우니 정체됐던 점수가 오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비중 있게 다뤄지는 단원을 구분하여 변형유형을 살피고 반복하여 학습하는 것도 중요했다. 이에 연도별 기출문제를 풀고 개념서로 공부하였고, 모의고사를 통해 틀린 문제가 누적될수록 어떤 방향으로 공부를 헤야 할지 갈피가 서게 되었으니 점수 향상에 아주 좋았다고 한다. 실수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문제를 차분히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공부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려면 스터디 플래너의 작성이 필수적인 것이었다. 단순히 다이어리 작성이 아닌 말 그대로 스터디 플래너로써의 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과목별 투자 시간 배분, 일주일 단위 계획과 매주, 매일같이 반복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 수 있도록 시간대별 과목을 선정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즉, 집중이 잘 되는 시간엔 새로운 정보 습득을, 집중이 잘 안 되는 시간엔 복습 및 심화학습을 하는 것이다. 방학과 개학, 자투리 시간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도 담겨 있다. 자주 막히고 안 되는 부분은 때론 과감히 넘어간 뒤 공부에 자신감이 붙도록 끝까지 집중한 뒤에,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식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동력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한다.


흔들릴 수밖에 없는 멘탈을 다잡기 위해서는 매일 세워놓은 계획과 실천에 따라 느꼈던 생각이나 감정들을 배설하듯 글로 옮겨 적어보는 것도 해소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학년별 공부전략은 물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현재 의대생들의 공부법이 담긴 영상과 추천 교재들 목록, 합격자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지식을 받아들이고 익숙하게 만들려면 필수적인 과정이 바로 암기이다. 반복과 연결을 활용한 암기법은 눈이 자주 가는 곳에 포스트잇으로 암기할 내용 반복적으로 볼 수 있게 하거나, 암기할 내용을 계속해서 써 보는 방법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공식을 외우고 그에 해당하는 문제를 붙여 실제 공식을 이용해서 풀어보는 것처럼 복습과 반복되는 학습으로 학습에 대한 지식이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 여러 암기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살을 덧붙여 활용하고 외워보는 방법과 중요도에 따라 다른 형광펜으로 표시하여 외우는 것, 앞글자만 따서 외우는 것과 단어마다 스토리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연상될 수 있도록 암기하는 것 등등 걸국엔 꾸준히 연습하여 장기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암기 노트를 작성할 때에도 단순한 나열이 아닌 기호를 활용하고 항목화하여 눈에 잘 들어오도록 쓰는 게 좋다. 


수험생의 멘탈 관리는 동기 부여, 방해요소 차단 등 스스로를 믿으면서 가야 한다. 반복되는 일정으로 공부에 지치게 되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을 땐 같은 것도 다르게 해보는 것이 좋다. 공부환경을 바꿔보는 것처럼 공부를 둘러싸고 있는 크고 작은 요소들에 변화를 주며 이를 탈출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기에 단순히 허울 좋은 소리만 있는 몇몇 지침서들과는 다른 것 같다. 앞서 경험했던 사람들의 조언을 나의 상황에 맞춰 적절히 받아들이고 이를 실행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꿀팁 모음집처럼 느껴질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을 실행할 의지를 가지는 것이다. 집중력이 떨어져도 다시금 책을 펴고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을 기르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에게 그런 학습능력이 길러졌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하나 마나 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그만큼 헛발질도 참 많은, 공부법을 잘 선택하는 게 덜 지치면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공부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지쳐도 다시 내달릴 수 있는 좋은 동력이 기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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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말들
천경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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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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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부퍼탈Wuppertal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에서 디플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사진과 퍼포먼스, 공공미술 작품 활동에 주력하고 있으며, 프랑스 막발Mac val현대미술관, 네덜란드 사진미술관 하우스 마르세유Huis Marseille, 미국 LA카운티미술관LACMA, 덴마크 오덴세Odense사진미술관, 폴란드 라즈니아Laznia현대미술관, 독일 함부르크Hamburg예술공예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들에 작품이 영구 소장되어 있다. 주요 작품으로 타임스 스퀘어에서의 퍼포먼스 「Versus」, 사진 연작 「Believing is Seeing」 「One-Hour Portrait」 등이 있고, 작품집으로 『Thousands』 『Being a Queen』 『Performance Catalogue Raisonne I』 등이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작가는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퍼모먼스형 미술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진행하였고, 이 책은 그런 작업들을 기록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됐고, 어디서 얻은 발상이며, 누가 언제 어떻게 참여하였는지, 이를 진행하고서 스스로 느꼈던 부분들에 대한 감상들이 담백하고 작성되어 있다.


작품의 대부분이 관람객이자 작품 그 자체가 되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한 것들이다. 즉, 사람이 전시대상이자 주체인 것이다. 주제는 매우 다채롭고, 각양각색을 이룬다.


알지 못하는 완전한 타인과의 악수라든지, 한 공간에서 같은 행위를 하며 각자 느끼는 바를 남기는 모습들이 어색하면서도 친밀해지는 순간들이 신기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때론 기막힌 타이밍과 우연을 만들어내기도 하였고, 이는 순간을 포착해내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과도 닮게 느껴졌다.


버리고 싶거나 타인에게 주고 싶은 물건 가져오기, 눈을 감고 보고 싶은 이를 그려보기, 평소 잘 쓰지 않는 손으로 글씨를 써 보는 것, 고통의 무게라고 생각되는 만큼 돌을 보자기에 감싸 묶어보기,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주어진 시간대로 센 후에 일어나기, 앞에 앉은 이에게 차려진 밥상을 떠먹여주기, 사람인의 자세로 포옹하고 있기, 같은 시간대에 보내고 싶은 문자 보내기, 같은 도시에 살지만 만난 적 없는 이들이 마주 안자 상대의 어깨 위에 한 손을 올려놓고, 나머지 손은 맞잡은 채 정해진 시간만큼 머물러 있어야 하는 퍼포먼스. 따듯한 문장들을 모아 파이프나 케이블에 새겨 도시 거리 곳곳의 에너지 이동 경로에 설치하는 것 등등 이렇게 매력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하였다는 게 새삼 이쪽 분야에는 무관심했다 싶었다. 


문학독후 활동 덕분에 알게 된 게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한편으로는 결국 사람들 간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의 일부를 다루는데, 경계가 심해지는 요즘 같은 사회에도 이같은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는 것일까, 바로 이런 부분 때문에 뭉클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고 서글픈 구석도 있었다. 만약 내가 이 수많은 프로젝트 중에 낯선 누군가와 마주하며 참여하게 된다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할 것 같았고, 이는 참여하기 전후의 태도가 극명히 달라질 것 같기도 하다.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고, 때로는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여유를 느끼고 싶을 때, 비슷한 내용과 주제로 복제된 책들이 아닌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낯설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런 예술 활동이 더 큰 위안이 되어주지 않을까. 그리하여 나 자신에게서 또다른 모습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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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이 선물해주는 새로운 생성의 자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우리들은 썩지 않는 플라스틱 조각들에서조차 애틋함을 느낀다. 16쪽



이 시간에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설명하는 닮음의 이유가 아니라 닮음이 있다고 믿는 자체이며, 이 미묘한 불일치의 시간 속에서 드러나는 자화상이다. 54쪽


분명 사람들은‘고통’과‘고통으로부터 해방-행복’을 동일시하는 듯 보였다.  66쪽


나에게 한 장의 사진은 눈으로 본 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믿음과 보았을 때의 인상의 표현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먹어서 내 일부가 되어가는 그 사과의 모습을 그려냄은 세상에 하나뿐이던 생명체에 대한 기억의 고유한 출현이지도 모른다.  104쪽


달리기는 일시적으로 마음과 몸의 일치를 통해 세상을 다른 속도에서 감지하게 한다. 우리를 세계와 연결하는 지향적 단서로서의 몸, 그 지각의 중심은 자신의 위치, 몸의 크기와 속도의 중심으로부터라는 사실을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고 매일 시간의 트랙 위만을 달린다. 내 몸을 떠난 시점에서의 방향성이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116쪽


다양성을 위장하고 양적으로 팽창된 사회는 우리에게 경계를 넘지 말 것을, 비슷해질 것을 강요한다. (…) 모르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아닌 익명성의 보장과 규칙으로부터의 보호에 대한 신뢰……. 나와 마주하는 사람은 아무도 아니기에 더욱 나이다. 210쪽


우리의 삶은 누군가와 연결된 무게와 제한적인 시간으로부터 마침내 그 형태를 찾아간다. 그 무게는 짐이기도 하고 안정감이기도 하다. 존재의 밀도에 상응하는 적당한 무게를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235쪽


사람들은 작품이 도대체 어디에 있냐고 묻곤 했는데, 나는 시민들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 아래로 에너지 원료뿐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도 우리 곁에 함께 흐르고 있다는 상상을 하길 기대하였다. 때로는 우리가 자리를 내줄 미래와의 대화같이도 느껴졌다. 이는 카메라의 셔터를 누를 때 가끔 느껴지는 감정과도 비슷하였다.  344쪽





(이 리뷰는 현대문학 출판사의 '문학독후'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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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경비원의 일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0
정지돈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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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경비원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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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선언 아닌 선언으로 시작된다. 


야간 경비원의 일기 2018. 1. 3. 02:51

이것은 밤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이다. 매일 밤 도로 위를 떠도는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며, 여성 혐오와 가난에 대한 이야기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이야기다.    9쪽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은 스물다섯 살, 코딩에 대한 관심과 에꼴42에 진학을 꿈꾸는, 서울 스퀘어 건물에서 야간 경비원(아마도 대학원생?)으로 일하는 나는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한다. 이 작품은 독특하게도 블로그 형식의 글쓰기를 차용했고,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 모두 이 '공개'된 일기 속에서 말하며 행동한다.


같은 직장 동료들 송주임,  조지(훈) 등과 대학 친구인 기한오 그리고 독서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에이치, 이성복이라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일하는 건물에 입주한 벤츠 코리아의 여직원과 사귀고 있는 송주임과 국제야간경비원연맹 아시아 지부장이라는 조지(훈)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말하는 기한오, 내가 짝사랑 중인 시나리오를 쓰는 에이치, 에이치가 호감을 표현하여 나의 견제대상인 '이성복'이라 지칭되는 중년남자(그리고 에이치의 전 남자친구인 승재까지)


블로그라는 온라인 상의 사적인 공간은 공개여부에 따라 개인의 기록이나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기록에 의의를 두기도 하며, 지금은 마케팅 매체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는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며 주변 인물들에 대해 서술하거나, 현실에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언급하며, 내가 흠모하는 에이치와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을 말한다. 


짤막한 토막글부터 유용한 정보를 찾아 저장해둔 듯한 글과 이미지까지. 다채롭다면 다채롭다. 실제 현실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실존인물들을 호명하고 있으면서도, 야간 경비원에 대해 말하는 조지(훈)의 이야기는 대개 허구에 가깝다. 실제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하기에 혼란스럽기도 하고,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러한 낯선 듯 낯설지 않는 혼란함은 다소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지기도 하고 호불호도 갈릴 수가 있지만, 초반부에 조지(훈)을 통해 말하는 야간 경비원에 대한 수식과 개념(건물주와 경비원을 빗대어 말한 체제, 사회개념) 등을 무난히 읽고 넘어가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우연한 이유로 어떤 블로그에 들어와 일상글을 읽고 있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말하기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유머와 인터넷이나 SNS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존버'같은)등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수가 있다. 이는 그냥 이런게 있구나, 하고 넘어가면 역시 무던히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측면도 많았기에 읽으면서도 이건 진짜인가, 가짜인가 헷갈리는게 종종 있었다. 때문에 언급된 인물이나 사건을 검색해가며 읽어야 했다. 뜻밖에도 실제로 일어났고 존재하는 요소들이 더 많았다.


어느 경비원의 자살, 정리해고, 스토커, 데이트 폭력, 글 쓰기에 대한 생각, 연애, 코딩, 미디어 파사드를 통한 도시해킹, 도시의 닌자 등 다양한 속성의 이야기들이 튀어나온다. 계급 투쟁, 혐오를 다루고 글 쓰기 방식에서의 여러 이념들(이를테면 '상황주의')에 대해 말한다. 쓰는 행위에 대한 언급도 많다.  

표현된 유머는 진지하지만 시덥잖고, 중년남성이 표현하는 호감, 전 애인이 행하는 스토킹과 같이 에이치에 일어난 일들은 이제 너무 일상적인 속성을 가지게 된 것 같아 씁쓸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그만큼 해결되지 않고 쌓여버린 흔한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야기들은 연속성을 가지는 듯 하면서도 분열되어 흩어져 있다.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중심인 무엇인지 의중을 알 수가 없었는데 그게 일종의 노림수나 읽는 묘미가 아닐까 싶다. 그야말로 일상적이면서 비일상적이었기에. 익숙한 이야기도 있었고, 한 번씩 비틀어진 틈도 있었다. 의식의 흐름처럼 쓰다보니 들어간 이야기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몰랐던 사건들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정지돈 작가의 이름은 들어본 적 있지만 그의 작품은 처음 접해본다. 작가는 대학 때 영화를 전공했다고 한다. 다른 문예잡지 속 인터뷰에서는 미술? 영화와 관련된 글도 많이 기고했다고 하였다. 다양한 예술 장르를 오가는 글쓰기를 하는 작가인 듯 하다. 핀 시리즈의 판형은 핸디북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결같이 느끼는 부분은 생각만큼 읽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손이 쥐기 쉬운 분량의 작품일지라도 담고 있는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에. 

이번 작품 역시 가독성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처음에는 읽으면서도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었다. 그냥 일상을 기록하는 블로그에 방문하여 한 카테고리 속 글을 차례대로 읽는다 생각했더니 읽는게 더 수월해졌다. 작가가 구현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적절히 버무려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한 덕분이다.


해설 대신 덧붙인 박솔뫼 작가의 <키토에서>는 <야간 경비원의 일기>를 이어 등장한 이야기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속성과 색채를 가지고 있었다. 작가별 특색이 뚜렷하여 또 다른 읽는 재미를 주었다. 공교롭게도 두 작가의 글을 이번에 처음 접해보는데, 내 취향에는 그리 잘 맞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고 다시 읽어보고는 싶다. 



마지막으로 무심히 던진 삶에 대한 문장들이 기억에 더 남았다.

투명인간이 된 유니폼으로 대변되는 사람들, '쓸모없는' 사람에 대한 내용 등과 같이



**



문득 삶이 너무 슬퍼지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살려고 이러고 있는 것일까. 왜 모든 것이 불가능해 보일까. 딱히 그럴 것도 없는데. 사실 나는 미래가 너무나 기대된다. 밝고 희망찬 미래!

다 잘될 거예요. 올해는 떼돈을 벌 거야!! 

52-53쪽



경비원은 투명인간이다. 유니폼을 입는 순간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또는 사람들 눈에는 유니폼만 보일 뿐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77쪽



니키 타르는 조지(훈)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비현실적인 것을 원하라.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라. 

나는 이미 쓸모없는 사람인데, 라고 반문하려다 말았다. 쓸모없다는 걸 강조하는 건 일종의 돌림병 같다. 106쪽


회사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곳이다. 출근 시간 때마다 하는 생각이다. 물론 사람들은 어리석지 않고 시스템에는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바보가 되어야 한다. 

112쪽


비록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그곳에 있었다 잘 모르겠네요, 니키 타르 씨. 내가 말했다.  

122쪽






(이 리뷰는 현대문학 출판사의 '문학독후'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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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 - 독일인에게 배운 까칠 퉁명 삶의 기술
구보타 유키 지음, 강수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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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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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에서의 10년간의 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감한 독일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담긴 책이다. 의식주를 비롯하여  여러 생활 패턴을 차례대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에서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좋아하는 일이기에 열정도 넘쳤지만 그만큼의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다고 한다. 이른 출근과 잦은 야근, 성과위주의 방식에 한계에 다다른 내면에 쌓인 분노와 감정의 부스러기들로 인해 자신이 더 망가지기 전에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어릴 적 잠깐 살았던 경험이 있는 독일이라는 나라로.


저자는 처음 독일에서의 첫 인상은 기존에 가졌던 근면성실하지만 좀 딱딱하고 냉철할 것 같다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당황스러워 했던 것 같다. 게다가 일본에서 살 때 느꼈던 일상적인 서비스조차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 서비스 불모지와도 같은 모습은 당황을 넘어 화가 났지만, 이 생활에 적응해나가며 그 상황을 이해하다 보니 직접 행동하는 게 낫다고 느낀 것 같았다. 


게으른 일처리, 자기 일이 아니면 신경 쓰지 않는 태도, 여유로운 듯 속터지는 일처리 방식은 누구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러한 태도의 바탕에는 단축근무든 자신의 삶의 방식에 따라 근무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플렉스 타임제 때문에 가지는 유연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에 집중해서 일을 끝내고자 하며, 쓸데없다고 여기는 일은 최대한 피하기 때문에 중요도 낮은 업무는 서로 맡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또한, 시간 안에 업무를 끝내기 위해 업무별 완료 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성수기엔 야근도 있긴 있지만 근로시간과 일하는 방식은 업계나 직종에 따라 크데 달라진다고 한다. 행위의 목적을 두고 일을 하며 점심시간이 짧은 데에는 일정시간 안에 일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고, 근무시간 내에 맡은 업무를 마치고 일찍 퇴근하려는 인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업무 시간 내에는 이렇듯 집중적으로 선택하고 분배를 하고 조절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독일의 사무실에는 저녁에 아무도 없다"는 말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부러운 형태이긴 하다.


당장 사회 시스템을 혼자서 바꿔 나가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지금의 시스템 내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저자는 말한다.


그건 바로 일할 때 확실히 일하고 쉴 때 제대로 쉬는 것이다. 

온오프 전환에 익숙한 독일 사람들처럼.


독일은 연방휴가법이라는 법률이 있기에 연간 유급 휴가 최소 24일로 정해져 있고, 이때 일요일과 공휴일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쉴 땐 쉬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바탕에 있기 때문에 담당자가 부재해도 일은 어떻게든 처리가 된다. 담당자 외의 사람도 알 수 있게 서류를 정리한다든지 시스템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걸 중요시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독일이라는 나라는 기본적으로 '쉼'이 삶에 있어 아주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고 생활도 그걸 중심으로 흘러가는 듯 하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이 가능한 데에는 도심 속 환경조성에도 그 이유가 있다. 도심에 살고 있지만 자연을 접하기 좋고 공원 조성과 녹색 부지는 바로 창문만 열어도 길을 걷기만 해도 접할 수 있는 초록빛 덕분에 한층 여유롭고 평온한 일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독일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듯한 집. 주거공간은 살아가는 공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어야 할 요소들이 물론 많지만, 선호하는 양식은 조화로움인 듯하다. 


베를린 중심부에는 신축 건물보다는 지어진 지 100년 이상인  오래된 주택이 더 많으며, 내부를 새롭게 리모델링한 알트바우가 인기라고 한다. 오랜 시간을 거쳐 보존된 건물이 지닌 매력을 알기 때문에 공들여 가꾼 알트바우가 신축건물보다 더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으로 베를린의 공동주택에는 기본 옵션이랄 게 없어서 대부분 자체제작으로 고치거나 만들어서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D.I.Y에 능숙하고 좋아한다는데 그 덕분인지 저자는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 중 대개 창의적인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독일 사람들은 물론 예외는 있지만, 대체로 깔끔하게 정리정돈을 잘하는 것 같고, 청소에 비해 요리에는 그렇게 공을 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빵 종류가 무척 많으며 조리과정이 간략한 칼테스 에센이나 슈파겔 등이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음식 같다. (빵 종류나 소시지 종류도 무척 많다.)


구어체 어조로 대화하듯 편안하게 서술된 독일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대신 전해 들어보았다. 여유로움과 초록색 빛이 가득한 사진들로 인해 읽는 내내 뭔가 여유롭고 평온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제목과 담긴 내용들은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저자가 일본인이기에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자신보단 타인을 향한 시선으로, 바깥을 향한 친절이 있었기에 도출된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다. 


완전한 타국에서 살며 다소 맞지 않는 불편한 점들도 분명 있었겠지만 다행히 자신과 잘 맞는 부분도 많았기에, 거기서 접한 건강한 개인주의를 통해 학대당했던 스스로를 안아주며 친절히 아끼며 살아갈 줄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이 간다. 마음 먹기에 달린 일들이라면 이왕이면 스스로를 좀 아껴주고 사랑할 줄 알아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 덜 퍽퍽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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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살지 않는 다른 나라의 상황은 어떤지 미지의 세계를 아는 것이 도움이 돼요.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믿어온 상식에서 벗어나면 시야기 넓어지기 때문이죠.  35쪽



당신의 인생은 당신의 것. 스스로의 기준을 가지고 생각하여 판단하면 내가 만든 결과를 충분히 수긍할 수 있어요. 63쪽


집안일을 포함해 자기 일은 알아서 할 수 있게 키웁니다. 그래서 청소는 집안일이기도 하면서 교육의 시간이며, 가족이 단란하게 보내는 놀이 시간이기도 해요. 92쪽


나와 가족의 가치관을 반영한 인테리어, 피곤함을 풀고 기운이 나게 하는 게뮈트리히한 인테리어는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 커다란 에너지를 줍니다. 인테리어는 보다 좋은 삶을 살고 싶을 때 중요한 작용을 하는 요소예요. 171쪽





(이 리뷰는 RHK 북클럽1기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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