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다시 벚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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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라호사라'라는 고슈 지방이 표현이 있는데, "이런 일 저런 일 온갖 일이 벌어져서 큰일 났다 난리 났다"를 뜻한다. 사쿠라호사라는 이를 응용한 표현이다. 우리말로 치면 뒤죽박죽이라는 표현을 응용하여 벚꽃박죽이 된 것.

 

자신의 욕망에 잠식되어 변해가는 인물, 알게 된 진실이 모르는 것보다 못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알아내고자 하는 게 인간의 본능인 것처럼 느껴졌다. 

 

거짓말 갈고리를 빼는 아픔에 울더구나. 그러니 쇼노스케야.
아버지는 이어서 말했다.
작은 일, 사소한 일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거짓말은 한 평생 계속할 각오가 있을 때만 하려무나.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훈화가 아니었다. 거짓말을 할 작정이면 그 갈고리를 평생 가슴에 박은 채 살겠다고 생각할 때만 해라, 그 정도로 중요한 거짓말일 때만 해라. 그런 이야기였다.
(401쪽)

이용당하고 함정에 빠지는 자는 멍청한 게 아니다. 힘이 없고 달리 쓰임새가 없기에 버려지는 게 아니다.
누구나 똑같은 인간이다. 힘을 자만하는 자도 인간이고, 그 힘에 고통을 받는 자도 인간이다. (5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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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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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난 우리나라 행복 지수 순위가 몇 위고 하는 문제는 관심 없어.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고, 그런데 난 여기서는 행복할 수 없어.`

"하지만 네가 호주에서 살아본 것도 아니잖아. 여기서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거기 가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어. 동남아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인 같은 생활수준을 누리면서 사는 건 아니잖아."

"어차피 난 여기서도 2등 시민이야. 강남 출신이고 집도 잘 살고 남자인 너는 결코 이해 못해."

(61쪽)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데, 내가 뭘 하겠다고 나서건 그게 성공할지 성공 안 할지는 몰라. 지금 내가 의대 가서 성형외과 의사 되면, 로스쿨 가서 변호사 되면, 본전 뽑을 수 있을까? 아닐걸? 10년 뒤, 20년 뒤에 어떤 직업이 뜰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앞으로 전망 얘기하는 건 무의미한 거고, 내가 뭘 하고 싶으냐가 정말 중요한 거지. (151쪽)

나는 행복도 돈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행복에도 `자산성 행복` 과 `현금흐름성 행복` 이 있는 거야. 어떤 행복은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 거야. 그러면 그걸 성취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서 사람을 오랫동안 조금 행복하게 만들어줘. 그게 자산성 행복이야. (…)

어떤 사람은 정반대지. 이런 사람들은 행복의 금리가 낮아서, 행복 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많이 창출해야 돼. (184 - 185쪽)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이렇지 않나. 자기 행복을 아끼다 못해 어디 깊은 곳에 꽁꽁 싸 놓지. 그리고 자기 행복이 아닌 남의 불행을 원동력 삼아 하루하루를 버티는 거야. 집 사느라 빚 잔뜩 지고 현금이 없어서 절절 매는 거랑 똑같지 뭐.

(…)

정말 우스운 게 , 사실 젊은 애들이 호주로 오려는 이유가 바로 그 사람대접 받으려고 그러는 거야. 접시를 닦으며 살아도 호주가 좋다 이거지. 사람대접을 받으니까.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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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 - 가장 소중한 건 바로 지금, 그리고 나
김신회 지음 / 미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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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 주머니만 쳐다보고 살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말처럼 내가 가진 콤플렉스는 나만의 개성일지도 모르니까.
나의 단점을 개성으로 인정하고 사는 것, 그 개성을 받아주는 어울리는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 그것이 우리가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처세 아닐까. (70쪽, 콤플렉스라는 이름의 개성)

따지고 보면 아름다움이란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낄 때
거울 속 나는 못생겨 보이고, 초라해 보이고, 그렇게 우울해 보일 수가 없다.
결국 내가 아름다워지고 싶은 이유는 행복해지고 싶기 때문 (72쪽)

남의 말에 좀처럼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 자신해도,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에게 듣는 칭찬 대신 충고가 늘고, 거울을 볼 때마다 빛이라고는 없는 얼굴을 마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은 사라진다. 그래, 이렇게 생기도 없는 내가 연애를 쉬는 건 당연한 거겠지. 뒤이어, 누군가에게 여성적인 매력을 내뿜을 시기는 이미 지났을 거라는 자괴감이 엄습하며, 새로운 만남을 위한 노력에도 점점 나태해진다. (162쪽, 연애를 몇 년 쉬었습니까?)

평소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인지에 따라 주변 환경의 효용도 달라지는 법이다. 운동을 평생 안 하던 사람이 바로 아래층에 피트니스센터가 있다고 운동광이 되지 않으며, 병원 가는 일이 두려워하는 사람이 옆집에 병원이 있다고 해서 자주 가게 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부동산이 강력 추천하는 `주변 환경`에 혹해서 자신의 취향과 관련 없는 집에 매혹당하지 않기를.
(180쪽, 스마트폰 말고 스마트홈)

고민과 걱정에 앞서 먼저 선택해야 할 것은 행동이다. 고민과 걱정만 하다 보면 평생 방바닥에 앉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의 끝을 잡고 칡뿌리처럼 말라비틀어져 갈 것이기 때문에.
(189쪽, 불행의 3단계 `생각→고민→걱정`)

좋은 말은 좋은 에너지를 낳는다. 그게 만에 하나 식상한 말 혹은 빈말이라도 우리를 둘러싼 관계를 살찌우고, 서로를 한 번 더 웃게 한다면 그걸로 된 거다. 이제 더는 식상함의 힘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빈말이라도 웃는 얼굴로 건네는, 두꺼운 얼굴도 탑재해야겠다.
(207쪽, 빈말과 식상함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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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용 책
신해욱 지음 / 봄날의책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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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은 예나 지금이나 십년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간격은 좁아진다. 그러나 아킬레우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듯,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며 조금식 더 친구에 가까워지지만 나란해질 수는 없다. 여전히 할머니 등 뒤에 엄마가 있고 엄마의 등 뒤에 내가 있다. 우리는 모두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의지의 극한값은 무엇일까. (39쪽, 제논의 역설)

일 초 후의 시간에 대한 불안과 무능력 속에 곡예의 숭고함이 있다면, 시간이 장악되었다는 안도감 속에서 예술의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79쪽, 점프)

고유함을 가장 깊이 간직해야 할 사람의 이름 마저 규격에 맞추어야 하는 현실이 축하의 뒤끝으로 씁쓸하게 지나가는 밤이었다. (156쪽, 이름의 규격)

그림 속에는 한 명의 훈장님과 아홉 명의 아이들, 총 열 명이 있다. 바닷속에는 아직도 열한 명의 실종자가 있고, 그 중 다수가 단원고 학생과 선생님이다. 앞으로 단원의 이 그림을 볼 때마다 단원고의 어떤 교실과 세월호가 함께 떠오를 것만 같다. 기억은 예기치 않은 자리에서 호출된다.
(301쪽, 단원 김홍도, 2014.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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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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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실제가 아니라고 알렸던 일을 돌이켜본다. 과학이 간질간질한 느낌, 무모해지고 안전해지는 느낌을 주는 호르몬과 화학물질을 알려줄 수 있지만, 잭과 함께 있을 때면 왜 간질간질해지는지, 무모해지고 안전해지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랑이 실제가 아니라는 생각은 곧바로 무시했다. 특정한 두 사람이 왜 서로를 거부하지않고 자석처럼 이끌리게 되는지, 과학은 설명해주지 못한다. 사랑만이 설명해줄 수 있다. 그리고 동화나 솔메이트, 그 밖에 순전히 로맨틱한 개념을 믿어본 적이 없지만, 나는 잭을 믿었다. 잭과 나 사이에는 믿음이 있었다. (374쪽)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었다. 지금 내 옆 바닥에는 하얀 운동 양말이 열 켤레는 쌓여 있다. 치우기를 잊어서가 아니다. 너무 게을러서도 아니다. 그게 우리들만 이해하는 장난이기 때문에 거기 둔다. 내가 끊어낼 수 없는 데이지와의 마지막 연결 고리.

그리고 데이지가 어디에 있든, 웃고 있기를 바란다. (4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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