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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정재혁 지음 / 꼼지락 / 2020년 11월
평점 :
일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장 부러운 문화가 '장인'과 '오타쿠'다
'장인'이라는 말은 오랜 세월동안 스스로 몸에 익힌 기술과 수작업으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알고있는 머리가 희끗한 나이든 장인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맞서 자신만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는 도쿄의 젊은 장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코카콜라와 펩시의 뒤를 잇는 도쿄의 뉴 에디션 콜라를 만드는 공방, 4대를 이어 내려온 목욕탕, 책방을 빌려주는 책방, 소 한마리 살지않는 도시의 치즈장인, 노트공장장, 가몬 제작공방, 헌옷이 다시 태어나는 후루기 패치워크 디자이너, 도쿄의 바리스타, 흑백영화를 복원하는 국립영화 아카이브 연구원, 코미디언 콤비, 컬러풀 유럽채소를 재배하는 농장, 도시 큐레이터, 최초의 여자 스시장인, 백년술집..
총 14명의 젊은 장인의 삶을 보여준다
내가 알고있던 비교적 젊은 나이대의 일본 장인의 모습은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다니다가 가업을 잇기위해 엘리트코스를 버리고 할아버지 혹은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책에 나오는 30대의 장인들은 고집스럽게 전통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사명의식보다는 과거를 잊지않고 기억하되 현재의 감각에 충실해 변화에 대응하려는 점이 그들과 달랐다
시대가 변함에따라 도시가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도쿄에서도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백년의 역사를 가진 노포들이 문을 닫고 대를 잊지 못하는 장인은 가업을 포기한다
도쿄에 불고있는 변화의 바람에 맞서 대를 이어 공방에 틀어박혀 시간을 쌓는대신 밀레니얼세대의 젊은 장인들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브랜드 마케팅과 비지니스를 한다
가장 오래된 것들이 질리지않기 위해 어제를 잊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아가는 젊은 장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일본의 장인은 영원히 지속가능할것이라는게 느껴져 부러울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