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제목부터 궁금증이 생기는 책이다성차별의 피해대상이 되는 여성의 입장에서 볼때 결코 은밀하거나 달콤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면 은밀하고 달콤하게 이루어지는 성차별을 여자들이 의식하지 못하거나 침묵하고 있다는건가?원래 제목 All the Rage 또한 마찬가지다Rage(분노)는 성차별 자체에 대한 분노인가? 아니면 누구를 향한것인가?이책은 미국 뉴욕에서 20년간 성인과 부부를 대상으로 상담해온 임상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다시 로크먼이 100여명의 부모를 인터뷰하고 그 결과를 기록했다우리가 알고있는 넓은 의미의 성차별이 아니라 가정내 '육아'와 관련된 성차별에만 한정하고있다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육아전쟁'이라고 부를만큼 기혼여성들에게 육아문제는 가장 크고 어려운 이슈다맞벌이를 하는 엄마들에겐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맡기거나 또는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 두가지외에 육아에 관한 선택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아이를 낳고 키우는 육아는 전통적으로 엄마가 해야 하는 것이었다엄마만 할수있는 일이라고 누가 정해준것도 아닌데 반대로 아빠는 할수없는 것이 된다자연스럽게 엄마는 양육의 주역할자, 아빠는 보조자 내지는 방관자가 되어버린다아이를 여자 혼자 낳은것도 아닌데 왜 그런걸까?우리 할머니, 어머니처럼 옛날 사람도 아닌 대학교 다닐때 많은 여성학 과목을 수강하고 성차별에 대해 토론하고 '나는 절대로 그렇게 살지 않을꺼야!'라고 자신있게 말하던 요즘 젊은 세대도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이책의 조사대상이 된 가정의 대부분의 아빠들은 육아에 관해서 자기가 할수있는 일은 별로 없다거나 엄마인 아내가 더 적임자라고 생각하거나 과거의 아버지보다는 더 가정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내의 불만이나 항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반대로 엄마들은 남자들은 원래 다 그런거라고 포기하거나 조금은 도와주니까 괜찮다는 식으로 참아버리고 만다저자는 여성들이 느끼는 당연한 불평등은 엄마만 가지고 있다는 모성본능이나 아이들을 돌보는건 여성의 특별한 재능이라는 달콤한 속임수일뿐이라고 말한다모성본능이라는건 없으며 여성만 타고나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돌보는게 여성만의 특별한 재능도 아니며 성역할로 구분할수도, 구분해서도 안된다고 주장한다이런 불평등을 숨기고 참다보면 엄마들은 혼자 모든 육아를 감당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뭔가 충분히 해주지 못하고, 충분히 잘하지 못하다는 엄마로서의 죄의식에 시달리며 다양한 방식으로 희생을 강요당한다이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점은 미국이라는 남녀평등의 대표적인 나라조차도 육아문제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우리와 거의 다르지 않다는거였다다양한 가정의 사례들이 하나같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그렇다면 국가 인종 계층 교육정도와는 상관없이 보편적인 육아와 관련한 가정내 성차별을 어떻게 바꿀수있을까?저자는 모든 성차별주의를 노골적으로 적대시하기 시작해야 저항이 생기고 불평등한 가정을 정당화하는 일을 종식시킬수있다고 주장한다그런데 엄마와 아빠가 공동으로 주양육자 역할을 할수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이책이 사회학이나 여성학적인 관점이 아니라 임상사례라는 것을 알고있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또 하나 의문점은..마지막 부분에서 옛날엔 여자들이 남자들과 똑같이 일을 하면서도 보수는 훨씬 적게 받는다는걸 당연한 불평등으로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동일한 보수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엄마들이 집밖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집안에서 아빠보다 훨씬 많은 일을 담당하는것도 불평등하며 엄마 아빠의 역할을 구분할수없게 되었다고 말한다저자의 말대로 과연 충분히 평등해졌을까? 그렇다면 책에 나온 사례들은 무엇인가? 사회적인 변화만으로 엄마표 독박육아라는 가정내의 성차별을 해결할수있을까?#은밀하고도달콤한성차별 #AlltheRage #다시로크먼 #푸른숲 #교보북살롱 #쉐어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