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동네 길고양이

사람동네 길고양이
우재욱 지음 / 지성사 / 2022년 2월

책 제목처럼 사람이 사는 동네면 어디서나 흔하게 볼수있는 길고양이 이야기다

저자는 동식물을 좋아해 직장을 다니면서 생태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고 자연과 생명에 대한 연구와 글쓰기를 하고있다
우연히 길고양이가 눈에 들어와 관찰하게되고 길고양이와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었다

책은 동네마다 있는 길고양이, 뒷산 고양이, 골목 고양이, 다른 동네 고양이, 길고양이는 야생동물이다, 길고양이와의 공존 6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에서는 고양이가 인간과 살게 된 과정과 고양이의 털색과 행동, 길고양이를 보는 상반된 시선, 2부에서는 동네 뒷산에 사는 고양이들, 3부에서는 동네 주택가 골목에 사는 고양이들, 4부에서는 농촌 고양이 어촌 고양이 들고양이, 5부에서는 야생동물 포식자로서의 길고양이, 6부에서는 길고양이와 인간의 공존방식을 다루고있다

저자가 동네에서 또는 길에서 만나 관찰한 고양이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가장 관심이 가는건 길고양이와의 공존이었다

한쪽에서는 길고양이 한마리라도 더 살리려고 매일밥을 주고 급식소를 만들고 중성화를 하는 캣맘 캣대디가 있는가하면 또다른 반대편에서는 급식소 설치를 반대하거나 밥자리를 없애고 쥐약을 놓거나 심지어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길고양이를 관찰하는 시선에서 누구보다도 따뜻한 애정을 느낄수 있었는데, 인간과 길고양이의 공존에 대한 생각은 의외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였다
길고양이가 야생동물이라는걸 인정하고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도록 하는것이다

개인적으로 도시에서 살고있는 길고양이들이 과거의 야생 환경과는 많이 다르고 그에따른 위험에서 지켜주고 배고프지않게 살아갈수있도록 우리가 최소한의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누구나 다 길고양이를 좋아하고 밥을 주라는게 아니다
길고양이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명을 가진 존재인데 자기가 싫다고 못살게 굴거나 학대한다는건 분명 문제가있다
일본이나 유럽여행때 동네 골목 담벼락 지붕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자거나 카페나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와 친근함을 표시하는 길고양이들을 보고 우리와는 다른 모습에 많이 놀라고 부러웠다

인간과 길고양이와의 평화롭고 행복한 공존을 바란다면 길고양이에 대해 제대로 아는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이 따뜻한 공존을 위한 첫 안내서가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 - 수학으로 밝혀낸 빅데이터의 진실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22년 2월

빅데이터 인공지능 알고리즘..
이런 용어들만 보고 당연히 컴퓨터와 관련된 주제일꺼라 생각했지만 특이하게도 이 책의 저자는 응용수학과 교수이다
수학자가 데이터와 통계를 계산하고 수학으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진실을 밝혀낸다

뼛속까지 문과생이라 수학을 가장 싫어하거나 무서워하고, 학교에서 배운 수학이라는 학문이 과연 얼마만큼 쓰임이 있는건지 회의적인편이라 책을 읽기전까지는 크게 흥미롭지 않았다

책은 1부 우리를 분석하는 알고리즘, 2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 3부 우리처럼 되는 알고리즘 으로 구성되어있다

유튜브를 보다보면 '알수없는 알고리즘에 이끌려' 내가 구독하지도 않은 추천영상들을 보게된다
스트리밍 사이트도 마찬가지로 호기심에 추천음악 듣게된다
쇼핑몰에서도 내가 검색하거나 장바구니에 추가한 제품외에도 추천 아이템들이 뜨면 나에게 필요한건가? 홀린듯이 클릭하게 된다
알고리즘을 처음 경험했을때 '이거 어때?' '니 취향이니?' 친절하게 물어보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이게 니 취향이다!' 끊임없이 강요하는 수준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내 취향에 딱 맞춤일때도 있지만 어떤건 이게 뭐지? 나랑 안맞는 경우도 꽤 있다
과연 알고리즘은 우리를 얼마나 잘 알까? 혹시 다른 오류들을 범하고 있지 않을까?

우리가 매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SNS채널을 이용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좋아요'를 누르는 순간 그 데이터들이 모여 수치화되고 나의 미래 행동이 모형화되고 예측되는 상황을 허용하는 것이며 이 모든 일들이 자동으로 우리 대다수가 이해할수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나보다 나를 더 잘고있는것 같아 신기하고 소름끼치는 기분을 넘어 나도 모르게 알고리즘이 일방적으로 떠먹여주지 않으면 안되는, 알고리즘만 남고 나의 취향은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과연 알고리즘이 얼마나 정확한건지 따져볼 필요가있다

이 책은 알고리즘이 대단하다고 하는 착각에 대해 저자처럼 "잠깐만요, 그게 얼마나 사실인가요?"라고 한번 뒤집어서 생각해 볼수있는 숙제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혜니쿡의 파스타 다이어리

혜니쿡의 파스타 다이어리
전혜원(혜니쿡) 지음 / 책밥 / 2022년 3월

인스타그램에서 인기짱인 혜니쿡쌤의 파스타 요리책이 나왔다
#혜니쿡레시피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혜니쿡쌤 영상을 보고 따라한 후기와 인증샷이 엄청날정도로 입소문이 나있다

인스타그램으로만 보다가 책으로 만나는 기분도 꽤 색다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있는 영상만 봐도 되는데 왠 요리책이냐 라고 묻는다면..

인스타그램 파스타가게 1호점 혜니쿡이 알려주는 파스타 레시피들을 한군데 모아놓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고,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하다가 기름이나 물 묻은 손으로 바쁘게 정지 리플레이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게 최고 장점이다ㅎㅎㅎ

책은 3파트로 구성되어있는데 혜니쿡 베스트 10, 비밀 파스타, 제철 파스타이다
혜니쿡 레시피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레시피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는 공개되지 않은 비밀 레시피,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계절에만 나는 가장 맛있고 신선한 재료들을 이용한 제철 레시피이다

혜니쿡쌤은 냉장고에 있는 흔한 재료로 쉽고 간단하게 따라할수있는 레시피로 유명한데, 이 책에도 기본에 충실하게 꼭 필요한 포인트만 딱 뽑아놓았다
재료 조리법 플레이팅 쿡 포인트 와인 맥주같은 파스타와 잘 어울리는 페어링 그리고 메모란을 두어 자기만의 레시피를 따로 기록할수있게 하였다
또 레시피마다 QR코드가 있어 책뿐만 아니라 영상을 보며 따라할수있게 해준다

혜니쿡 레시피의 가장 큰 특징은 제철재료와 다양한 소스의 조합인데 신기하게도 한두가지만 바꿔도 전혀 다른 맛이 난다

파스타는 라면처럼 면이랑 스프만 넣고 끓이면 몇분만에 뚝딱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파스타 맛집에서 사먹으려면 다른 어떤 요리보다 가성비면에서 비싸고, 짜장면 짬뽕 쌀국수같은 다른 면요리처럼 배달시키기도 애매하다
집에서 직접 만들려면 파스타를 삶고 야채나 조개 새우같은 해산물을 볶고 소스를 버무려 치즈를 뿌려 완성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고 허브나 치즈같은 재료를 구하기도 번거롭다
무엇보다 마트에서 파는 스파게티 소스로는 파스타 전문점이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먹는 그 맛을 내기가 너무 힘들다ㅠㅠ;;

유튜브에 파스타만 검색해도 수천개의 레시피가 뜨지만 내 취향과 입맛에 딱맞는 레시피를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요일못도 요린이도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나만 알고싶은, 아무도 모르게 숨겨두고싶은 혜니쿡만의 파스타 레시피를 따라해보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인지조절의 뇌과학
데이비드 바드르 지음, 김한영 옮김 / 해나무 / 2022년 2월

뇌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두뇌가 작동하는 원리가 그 어떤것보다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생각이 어떻게 뇌를 거쳐 행동이 되는지,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인지조절의 뇌과학에 대한 연구이다

뇌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역할과 기능이 있으며 각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행동과 인지에 문제가 생기거나 해당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의 뇌는 인지조절을 통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계속 추적하고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목표를 행동과 일치시킨다
인지조절이 없으면 우리는 가장 쉬운 일조차도 효율적으로 할수없다

책에서는 뇌, 그중에서도 인지조절과 관련된 신경과학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저자가 인지조절 과정의 비밀을 뇌과학계의 최신 연구결과와 임상사례와 함께 일상속 상황에 비유하면서 쉽게 설명해준다
예를들면 커피를 내리기 같은 우리가 매일 하는 사소하고 익숙한 행동속에도 나노단위로 쪼갤수 있을만큼 굉장히 디테일한 과정들이 숨어있다

이처럼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계속 추적하고 여러단계의 뇌상태에 영향을 미쳐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위한 최적의 정확한 행동과 일치시키는데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매커니즘과 그 지원아래서 인지조절 과정이 발생한다
하지만 인지조절은 기억이나 개념 또는 동작과 달리 직관적으로 통찰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최대 난제다

저자는 또한 우리가 잘알고있는 멀티테스킹의 비밀에 대해서도 독특한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유진 오닐은 항상 두개의 책상을 전혀 다르게 꾸며놓고 각각 책상에서 다른 두편의 희곡을 썼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멀티태스킹이 더 효율적이라거나 멀티태스킹 능력이 개인의 차이일뿐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깨버린다
저자소개에서 화상미팅을 하는 동시에 아이의 수학숙제를 도우면서 인간의 뇌가 멀티태스킹에 적합하지 않음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고 밝혀 깨알같은 재미도 준다

개인적으로 뇌의 영역은 기억과 학습의 영역으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인지조절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게 되었다
중간중간 연구과제 결과 보고같은 내용들은 막히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같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평범한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어렵지않게 읽을수 있었다

뇌가 있기때문에 동물과 다른 인간으로서 살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행위자로서 뇌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뇌와의 관계를 주도적으로 알아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이 그 첫 시작이 되기에 충분하다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 - 먹어보기 전에 죽지 마라
알렉상드르 스테른 지음, 정연주 옮김 / 윌북 / 2022년 2월

먹어보기 전에 죽지마라!!

책 표지에 적힌 어마무시한 문구와 어울리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식가인 저자가 5대륙 155개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먹어본 음식들 700가지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총 650페이지.. 벽돌책중에서도 최고라고 할수있을만큼 엄청난 두께를 자랑한다
과연 맛잘알 미식가가 사랑하고 그 맛을 인정한 세계의 진미들은 어떤것들일까? 책을 펼치기 전부터 상상만으로도 침이 고인다

'구르메'가 무슨 뜻인가 궁금해 사전을 찾아보니까 미식가를 뜻하는 용어였다
이 책을 보면 세상은 넓고 맛있는 음식도 그만큼 많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확인할수있다

'미식 라이브러리'라는 제목에 맞게 세계의 모든 맛있는 음식들을 모아놓았다

책의 구성은 음식을 지리적 원산지를 기준으로 나누고 뚜렷한 음식문화를 지니고있는 나라는 개별적으로 분류해놓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 우리나라도 당당하게 따로 한 챕터를 차지하고있다
그외의 나라들은 비슷한 요리를 공유하는 지역끼리 묶어서 소개한다

각 나라의 대표적인 과일과 채소 빵과 곡물 향신료와 양념 해산물 육류 길거리음식 전통음식 유제품 디저트 음료순으로 간단한 설명이나 레시피가 포함되어있다
나라별 소개 중간에 소금 커피 곡물 와인 차 초콜릿 감자같은 음식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식재료들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수록하고 있다

음식 요리 맛이라면 세계 최고라는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과 함께 소개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건 뭘까?
리스트를 살펴보면 고추장 홍어 갈치 조기 번데기 부침개 호떡 반찬 비빔빕 불고기 김치 삼겹살 삼계탕 산낙지 육회 팥빙수 복분자주 막걸리 소주가 들어있다
맛을 사랑하는 미식가답게 보통의 외국인이라면 극혐하는 홍어 번데기 산낙지를 뽑았다는점이 흥미롭다

각 음식들마다 자신이 먹어본 음식을 체크할수있는 TASTED 네모박스가 있어 700가지 음식중 몇개나 되는지 확인할수 있다는게 재미있다ㅎㅎㅎ

해외여행을 할때마다 관광객용 맛집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로컬음식점에서 그곳 음식을 찾아 먹는편인데도 이름도 생소한 음식들이 많았다
프랑스의 카술레 플람퀴슈 마롱글라세, 이탈리아의 프레골라 스티기올레 잔두야, 스페인의 앙굴라스, 그리스의 타라마살라타, 일본의 우미부도.. 먹어보고싶은 음식이름 잔뜩 메모해두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중간마다 일러스트같은 음식 그림이 있긴 하지만 텍스트로만 나와있는 경우가 많아 처음 들어보거나 모르는 음식은 직접 검색을 해야하는게 살짝 번거롭다

저자는 세계 각국에서 꼭 먹어봐야할 음식 700가지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공유하기 위해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저자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선호도에 따르긴했지만 단순히 그 나라의 가장 유명한 요리나 음식재료를 소개하는 백과사전이 아니라 미식가로 직접 맛보고 까다롭게 고른 리스트들이라 참고할만하다

먹는것에 진심이라면 여행을 떠나기전 꼭 한번 읽어보거나 용감한 미식가에 도전해 보기를 강츄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