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 우리가 영화를 애정하는 방법들
김도훈 외 지음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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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 나오는 별점 그림처럼 개봉영화의 별점과 영화평론가들의 한줄평이 그 어떤 사건(?)보다 엄청 중요하던 시절이 있었다

편집장 PD 음악평론가 취재기자 등 각각 직업은 다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뜨거운 다섯명의 시네필들의 영화 이야기를 엮은 에세이다

저자들이 영화 쫌 본다는, 영화 쫌 안다는 비디오키드 세대라면 익숙한 이름들이라 그런지, 1990년대 영화 전성시대를 체험한 나와 비슷한 나잇대라서인지 글을 읽을때마다 '맞어~ 그땐 그랬었지~~~'
그때 그시절 영화의 추억들에 공감하게 된다

책은 1장 이 판에 발을 들이게된건 2장 시네필 시대의 낭만과 사랑 3장 영화 사담 4장 영화로 먹고사는 일.. 총 4부분으로 나눠 저자들이 영화와 사랑에 빠지게 된 순간들과 영화에 대한 시시콜콜한, 하지만 의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각 장이 끝날때마다 좋아하던 극장과 돈 주고 본 첫 번째 영화는? 가장 많이 본 영화와 그 횟수는? 나를 잠 못 이루게 만든 배우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 속 대사는? 모두가 찬양하지만 도무지 동의할 수 없는 영화는? 등 앙케이트를 넣어 저자들의 영화취향을 엿보고 나의 대답을 서로 대비시켜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무엇보다 좋았던건 비디오 테이프로 영화를 보고, 무가지와 유료잡지등 영화잡지만 10개가 넘었던 1990년대부터 영화에 빠져 유튜브와 OTT가 영화와 극장을 위협하는 지금까지도 영화계를 뒤에서 묵묵히 받쳐온 사람들이 스스로 고백하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들과 함께 거대한 미로처럼 복잡한 멀티 플렉스 극장이 아닌 종로와 충무로를 누비며 피카디리 단성사 명보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영화 별점 하나로 몇시간씩 영화이야기를 하고, 영화를 보는 시간보다 영화에 대한 글을 읽는 시간이 더 길었던 그때의 내모습을 떠올려 볼수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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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 보모 사진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삶을 현상하다
앤 마크스 지음, 김소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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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를 보고 비비안 마이어의 존재와 그녀의 작품을 알게되었다
영화속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있는 유명한 사진작가들과는 너무나 달랐다

아이들을 돌보는 보모, 가정부 사진가는 아마도 사진역사상 유일할것이다
영화가 끝난후 보모와 사진작가라는 다소 어울리지않는 그녀의 정체에 대한 놀라움보다 비밀에 감춰진 그녀의 인생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내가 그랬던것처럼 미스터리한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14만점에 이르는 그녀의 아카이브에 접근할수있는 권한을 허락받아 퍼즐조각을 맞추듯 그녀의 삶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추적해 나간다

최초 공인된 비비안 마이어의 전기답게 가족 유년기 십대시절 작품활동 말년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생애를 수록하고있다

또한 비비안 마이어의 초기 작품부터 대표작과 미출간 작품까지 400여점이 수록되어있어 그녀의 작품을 전체적으로 감상을 할수있는 사진집으로도 충분한 가치가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에서는 볼수없었던 사후의 작품 소유권과 처리방법을 둘러싼 논쟁 및 그에 얽힌 오해들까지 숨겨진 뒷 이야기까지 볼수있다

자신의 과거와 거의 모든 것들을 철저하게 감추어 그녀와 함께 살던 고용주들도 어디서 태어나고 자랐는지, 부모나 형제자매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가 평생동안 왜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는지, 왜 현상도 하지 않은채 수많은 필름들을 창고에 그대로 보관해두었는지도 알수없다

하지만 그녀의 외롭고 불행했던 개인적인 삶과 사진작가로서 열정적이었던 예술적 실험과 도전들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알고있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게되고, 궁금했던 것들이 하나씩 풀리는것 같았다

사진에 대한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고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은채 철저하게 아웃사이더로 살다 세상을 떠났지만 어떤 사진작가보다도 뛰어난 작품들을 남긴 20세기 가장 유명한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

어느날 우연히 발견된 박스속 사진들로부터 영원히 비밀로 묻힐뻔한 예술적 재능을 가진 사진작가로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그녀의 진짜 삶에 대해 알고싶다면 이 책이 첫 열쇠가 되어줄것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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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 - 그림으로 사랑을 말하고, 사랑의 그림을 읽다,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선정도서
김수정 지음 / 포르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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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사랑을 말하고, 사랑의 그림을 읽다'라는 부제처럼 거장들이 그린 사랑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다

김환기 마르크 샤갈 빈센트 반 고흐 구스타브 클림트 에두아르 마네 앙리 루소 같은 유명한 화가들과 신윤복 나해석 같은 우리 화가들도 수록되어있다

한가지 특이하고 좋았던 점은 미술전시회나 화집을 통해 자주 보는 인기 화가들이나 너무 알려져 식상학진 그림들보다 저자의 안목으로 우리가 잘 모르는 화가들의 그림들을 신중하게 골라 새로운 화가와 작품들을 발견하고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책은 1장 사랑하는 얼굴2장 사랑받는 얼굴 3장 사랑의 민낯..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사랑에 대한 이야기와 작품을 보여준다

1장 사랑하는 얼굴에서는 사랑하는 사람 화가 김환기의 아호를 자신의 이름으로 바꾼 이상 김환기 두 천재 예술가의 아내이자 뮤즈, 예술적 협력자였던 김향안, '사랑의 화가'로 평생동안 아내 벨라만을 바라보면 그림으로 그린 샤갈, 영혼의 반쪽으로 열정적으로 사랑하다 헤어진 후에도 연인들의 마지막 퍼포먼스를 보여준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울라이의 사랑 이야기가, 

2장 사랑받는 얼굴에서는 몸 파는 여자 시엔을 사랑했던 반고흐가 그린 비참을 통해 사랑하게 된 여인의 가장 슬픈 누드화와 키 작고 못생긴 얼굴로 사랑받지 못해 외로웠던 슈베르트를 로맨틱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그림으로 재현한 클림트의 이야기가, 

3장 사랑의 민낯에서는 여배우의 초상화를 그리다 사랑에 빠져 희미한 눈물자국으로 아름다운 외모를 넘어서 그녀의 숨겨진 영혼까지 그려낸 윌리엄 에티, 두사람이 손을 잡고 같은 눈높이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걷는 이상적인 연인의 모습을 그린 앙리루소까지 화가들의 각각 다른 색깔과 모양의 사랑들을 보여준다

사랑에 대한 그림이라고 하면 클림트의 키스처럼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떠올리는데 이 책을 통해 달콤하고 낭만적인 사랑뿐만 아니라 안타까운 사랑, 비밀같은 사랑, 비참하고 슬픈 사랑..등 그림속에 숨겨진 사랑의 다양한 흔적들을 만날수있었다

세기의 거장들이 그린 명작에서 세상의 모든 사랑을 찾고싶다면 이 책을 꼭 보라고 강추하고싶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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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시인 김용택의 인생 100시, 삶이 모여 시가 된다
김용택 지음 / 테라코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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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용택의 인생 100시, 삶이 모여 시가 된다'라는 부제처럼 '섬진강 시인'으로 알려진 김용택 시인이 0세부터 100세까지 삶의 순간들을 이야기하는 시들을 골라 엮은 시선집이다

0세 김용택 시인의 <처음은 다 환했다>부터 100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잃은것과 얻은것>까지 총 100편의 시를 담고있다

개인적으로 시보다 에세이를 더 좋아해 시를 잘 모르고 시집을 읽은것도 손에 꼽을정도로 적다
하지만 100편의 시들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시, 낯익은 시, 처음보는 모르는 시들이 골고루 섞여있어 다채롭게 읽을수있어 좋았다

저자인 김용택 시인 뿐만아니라 곽재구 김소월 나태주 박목월 윤동주 이병률 정채봉 정현종 황지우 시인같은 우리 시인들, 거트루트 스타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랭스턴 휴즈 사무엘 울만 에밀리 디킨슨 윌리엄 워즈워스 조지 엘리엇 프란츠 카프카 프리드리히 니체 헤르만 헤세같은 외국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수 있다

책에는 0세부터 100세까지 각각의 나이마다 한편의 시와 그림이 나오고 그 옆에 김용택 시인의 짧은 생각들을 적어 놓았는데 시에 대한 감상이나 풀이라기보다 한편의 시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용택 시인이 선별한 시들을 읽는동안 나를 향해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느 시간을 지나고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지는것 같았다
단순히 시를 읽는것이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서 꿈을 꾸고 사랑을 하고 어른이 되고 나이들어 세상을 떠나기까지 '시인이 생각하는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끝에서 저자는 '삶이 쌓이면 저절로 시가되어 나온다, 인생은 시다'라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내 나이에 해당되는 페이지부터 찾아 시를 읽었다
그리고 나의 어린시절은 어땠나 추억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상상해보았다

책 제목처럼 인생은 짧고, 어김없이 돌아오는 월요일은 길고 지겹게 느껴질때도 있지만 그런 날들이 하루하루 모여서 인생이 되고 한편의 시가 된다

시알못이라면 좋은 시들을 알게되고 시와 친해질수있게 해주는 시 입문서로 추천하고싶다
마음이 어수선하거나 이런저런 고민들로 머리가 복잡할때 한편씩 꺼내 읽으며 필사를 해보는것도 좋을듯하다

100년을 사는동안 한 편의 시, 시 한 구절을 마음속에 늘 품고있다면 우리도 저자처럼 시인의 마음으로 살수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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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감상자의 낱말 노트 - 75개의 낱말로 이어지는 즐거운 감상의 목록 향유서가 1
김태용 지음 / 클로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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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은 Pop Rock 가요 트롯트같은 다른 음악장르에 비해 장벽이 꽤 높다

클래식은 지루하다, 클래식은 어렵다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정도로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인지 클래식과 친해지고,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수있도록 도와주는 입문용(?) 도서들이 엄청나게 많다

'75개 낱말로 이어지는 즐거운 감상의 목록'이라는 부제를 보고 클래식과 낱말은 무슨 관계일까? 낱말이 키워드를 말하는걸까? 책을 읽기전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90일 밤의 클래식> 팟캐스트로 많은 사랑을 받은 저자는 음악의 본질적 정보들을 통해 편견없이 클래식을 들여다보도록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책은 악보 위의 낱말들, 무대 위의 낱말들, 객석의 낱말들, 무대 뒤편의 낱말들.. 총 4부분으로 나누어 클래식음악 감상을 위해 꼭 알아야할 것들을 낱말로 뽑아 70편의 글을 엮었다

음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음과 템포 박자 리듬, 악보 같은 이론부터 작곡가와 연주자, 작품뿐만 아니라 악기, 콩쿠르, 박수 이야기까지 클래식음악에 관련된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고있다

클래식음악을 감상하거나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궁금해할만한 것들이나 클래식음악을 제대로 알고 들어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고민될때 참고할만한 것들이 낱말 노트로 정리되어있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글에서 다룬 내용을 바로 듣고 이해할수 있도록 저자가 고른 연주 영상이나 음원으로 연결되는 QR코드도 제공한다
QR코드를 찍으면 각각의 곡을 듣거나, 모든 곡을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로 이어 들을수도 있어 책을 읽으면서 음악감상까지 가능해 따로 유튜브나 스포티파이 같은 앱에서 음악을 검색할 필요없이 책과 스마트폰만으로 나만을 위한 클래식음악 강의를 듣는 색다른 경험을 할수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클덕후로 낱말 노트를 하나씩 읽고 음악을 들어보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같은 음악도 아무것도 모르고 들을때와 알고 들으면 그 느낌이나 맛이 다른것처럼 클래식 매니아에겐 클래식음악이 점점 더 좋아지게 만들고, 클알못은 클래식음악과 좀더 친해지게 만드는 재미있는 낱말 노트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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