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걷다 서점을 읽다 - B급 디자이너의 눈으로 읽은 도쿄 서점 이야기
김경일 지음 / 디앤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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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귀퉁이에 자그마한 글씨로 'B급 디자이너의 눈으로 읽은 도쿄 서점 이야기' 라는 재미있는 부제가 눈에 띄는데, 종이책을 디자인하고 독립서점의 주인장인 저자가 도쿄의 서점 34곳을 방문하여 보고 느낀점을 기록한 도쿄서점 이야기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중 하나가 세계의 유명한 서점을 모두 가보는것일꺼다
나 또한 뉴욕 맨해튼 스트랜드 서점 맥널리 잭슨, 런던 돈트북스, 파리 센강 노천서점, 베를린 두스만 서점..
도시를 여행할때마다 서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한권과 캔버스 에코백을 하나씩 기념품으로 챙겨오는데 꽤 쏠쏠한 재미와 추억거리가 된다

책은 진보초에서 이케부쿠로 긴자, 롯폰기 시부야, 에비스 오모테산도, 신주쿠 미타카, 기치조지 고마바, 시모키타자와.. 도쿄를 구역별로 나눠 서점들을 소개한다

책알못이라도 이름정도는 알고있을 정도로 유명한 진보초, 쇼와의 만화 전문 유메노, 누구나 서점의 주인이 될수있는 마루마루북스, 도쿄의 최고참 서점 산요도, 오직 다자이 오사무만을 위한 공간 포스포렛센스, 보물을 발견할수 있는 고서점 후루혼센터, 마치 영화속 서점같은 고서 비비비..

출판의 나라,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풍경이 너무나도 흔한 아날로그, 오타쿠의 나라 일본의 도쿄답다는 생각이들만큼 우리와는 다른 색다른 서점들을 구경하는 재미가있다

서점 이야기만 하는게 아니다. 저자가 그곳에서 만난 사람 이야기, 책 이야기 그리고 종이책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의 눈으로 본 일본의 북디자인 이야기까지 뽀너스로 들려주어 보통의 여행기와는 다르다

이제는 점점 사라져가는 책이라는 아이템과 그것을 각자 나름대로의 철학과 취향으로 큐레이션하고 담고있는 공간으로서의 서점, 그리고 여전히 종이책을 사랑하고 읽는 사람들.. 이 모든게 담겨져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은 이야기다

다음번 일본여행땐 배낭속에 이 책을 꼭 챙겨가 나만의 도쿄서점 순례기를 체험해 보고싶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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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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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동화 여주 잔혹사?

괴물의 촉수같은 쓰러진 나무와 음산한 기운이 도는 숲, 그리고 공포에 질려 도망치는듯한 여자와 그녀를 바라보는 수상한 남자..
책 표지에 나오는 그림속 숲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잔혹'이라는 단어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어렸을때 내가 읽은 동화속 여주인공들은 모두 계모에게 구박받거나 그녀를 질투하는 누군가(거의 대부분이 여자)의 음모로 죽을뻔하다가 백마탄 왕자님의 키스 한번으로 살아나거나 신분상승을 한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뻔하고 유치한 스토리지만 나와 친구들 모두가 동화속 여주인공처럼 되는게 꿈이었으니까..ㅎㅎㅎ

하지만 지금의 세대는 어떤가?
지금도 여자는 공주로 사는 것이 최고일까?

저자는 단순히 재미로만 읽었던, 하지만 우리도 모르게 대를 물려 아주 깊게 영향을 받은 전래 동화 속에 숨은 상징들을 재해석한다
동화속 여주인공을 통해 여성의 위치와 역할, 가부장적인 권력, 성별에 대한 역할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지만 요즘 이슈가 되고있는 젠더나 페미니즘적 시각에만 치우치지는 않는다

모든 이야기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왜?' 라는 질문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 속에 숨은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에게 전래 동화는 무슨 의미일까?
할머니에게서 어머니로 그리고 나, 그다음엔 내딸까지 전해질 옛이야기를 단순히 시대에 뒤떨어진 낡고 고루한 것으로 외면하기보다 그 이면에 감춰진 성별 고정관념이나 편견, 잘못된 구시대적 가치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옛이야기를 우리들의 앞으로이야기로 만들어 나가야하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동화속 여주인공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시각과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알고있던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왕자에게 구원을 받아야 행복해지는 수동적 공주님과는 아주 다른 공주이야기를 쓰기 위해서는 다르게 비틀어 보고 생각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 책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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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마카오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로 만든 마카오 여행 가이드 총정리, 2024-2025 개정판 에이든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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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는 홍콩과 함께 하루 잠깐 다녀오는 여행지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것이다
그만큼 다른 도시에 비해 여행정보도 많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업그레이드가 빨리 되지 않아 항상 가던 곳만 다시 가니까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마카오하면 라스베이거스같은 초호화 호텔들, 베네시안 호텔 카지노, 세나도광장, 성바울성당, 포르투갈 거리, 육포랑 에그타르트 정도뿐이다

에이든 마카오 여행지도 박스를 오픈했을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지도 한장으로 여행이 진짜 가능할까?' '지도 한장에 가이드북 한권의 여행정보를 담을수 있을까?'였다

여행지도 패키지는 지도이외에도 맵북, 여행계획을 짜는 트래블노트, 다녀온 곳을 표시하는 깃발 스티커로 알차게 구성되어있다

지도를 펼치니까 책상이 꽉찰만큼 크기가 상당했다주요 여행지뿐만 아니라 음식점 정보, 꼭 먹어봐야할 음식, 쇼핑몰 정보, 꼭 사야할 쇼핑 아이템, 리조트 및 액티비티 시설 정보, 공연정보, 교통수단까지..
A1사이즈 지도 한장 양면으로 마카오 여행지 전체를 한눈에 살펴보고 루트를 짤수있도록 모든 여행정보를 수록해놓았다

맵북은 지도의 별책부록처럼 세나도광장 주변, 타이파 빌리지 주변, 타이파 빌리지&갤럭시 마카오 주변, 코타이스트립 주변, 마카오반도 주변, 세계문화유산지역&마카오 타워, 타이파섬&코타이 스트립, 타이파섬&콜로안섬..
마카오를 구역별로 잘라놓아 원하는 지역을 골라 집중해서 살펴볼수있다

여행을 할때 다이어리나 수첩에 메모를 하거나 기록을 남기는데, 트래블노트의 프리뷰 체크리스트에 Landmark List/To Do List/Must Eat List/Must Buying List/Must Do Activities List와 함께 트래블 플랜, 타임 테이블이 있어 유용하다

뽀너스로 다녀온 곳을 표시하는 귀여운 빨간 깃발 스티커가 들어있는데, 꼭 가봐야할 곳이나 다음 목적지를 표시하는 다른 색깔의 깃발도 있으면 더 좋을것 같다^^

지도를 벽에 붙여두고 꼼꼼하게 체크해보니까 지금까지 내가 본 마카오는 절반도 안되는구나..
작은 도시 마카오에 이렇게 많은 건축물과 문화유산, 여행스팟이 보물처럼 숨어있다는게 놀라웠다

다음 홍콩여행때는 캐리어만 차지하는 두껍고 무거운 여행가이드북 대신 에이든 여행지도 한장 들고 마카오 구석구석을 누비며 진짜 마카오를 여행하고싶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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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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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봤지만 이책만큼 가슴 한켠이 먹먹한적은 없었다ㅠㅠ 나에게도 밥 먹다가 울컥 떠오르는 친구와 음식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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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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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님의 산문집이다
시사IN 잡지에 연재된 글들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독자들이 그 시절 그 때를 추억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나또한 구독자로서 가장 먼저 찾아보는 최애 코너였다♡

저자가 요리사이고 제목에 나온 '밥'이라는 단어때문에 음식 에세이인가 생각하겠지만 음식 이야기만 들어있는게 아니다
음식과 눈물나게 그리운 사람에 대한 추억에 더 가깝다

책에는 일하러 나간 엄마대신 두부조림을 만들어주시던 아버지, 외국에서 고생하는 저자를 위해 고추장과 마른 멸치를 보내준 후배, 파란만장한 인생의 부침을 겪다 세상을 떠난 친구들.. 서울 변두리 동네에서 배고프고 가난했던 그의 인생을 채워준 그리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과 함께 돼지껍데기 짜장면 싸구려 햄버거 함바집 제육볶음 대폿집 묵은 김치 감자탕 두부 두루치기 매운 돼지곱창 같은 추억의 음식도 함께 나온다

그리고 해녀의 목숨과 노동으로 맞바꾼 성게, 식당에서 남은 자투리로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셰프, 팔뚝에 기름빵을 훈장처럼 달고다니는 중국집 요리사, 퇴직금도 못받고 쫓겨난 찬모 이모,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폐암에 걸리고 배달하느라 디스크와 관절염을 달고 사는 백반집 아줌마.. 우리가 몰랐던, 아무도 알아주지않는 식당 주방 노동자들의 사연도 소개한다

밥 먹다가 울컥한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도 울컥했다

책속에 나온 사람들이나 음식들처럼 그리운 것들이 하나둘씩 빠르게 사라져간다
저자처럼 며칠씩 굶거나 가난을 겪어보지도 않았지만 인생의 쓴맛을 참아내며 바보처럼 사는 그들이 떠올라 괜스레 가슴 한켠이 먹먹하고 시큰해졌다

TV만 켜면 먹방 프로그램이 나오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엔 맛집정보가 넘쳐난다
음식이나 맛에 대한 추억보다 '나도 그거 먹어봤다~' 자랑질로 소비되는 영혼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잊지않고 꼭 기억해야할 이야기들을 기록해줘서 소중하고 고마운 책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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