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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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님의 산문집이다
시사IN 잡지에 연재된 글들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독자들이 그 시절 그 때를 추억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나또한 구독자로서 가장 먼저 찾아보는 최애 코너였다♡

저자가 요리사이고 제목에 나온 '밥'이라는 단어때문에 음식 에세이인가 생각하겠지만 음식 이야기만 들어있는게 아니다
음식과 눈물나게 그리운 사람에 대한 추억에 더 가깝다

책에는 일하러 나간 엄마대신 두부조림을 만들어주시던 아버지, 외국에서 고생하는 저자를 위해 고추장과 마른 멸치를 보내준 후배, 파란만장한 인생의 부침을 겪다 세상을 떠난 친구들.. 서울 변두리 동네에서 배고프고 가난했던 그의 인생을 채워준 그리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과 함께 돼지껍데기 짜장면 싸구려 햄버거 함바집 제육볶음 대폿집 묵은 김치 감자탕 두부 두루치기 매운 돼지곱창 같은 추억의 음식도 함께 나온다

그리고 해녀의 목숨과 노동으로 맞바꾼 성게, 식당에서 남은 자투리로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셰프, 팔뚝에 기름빵을 훈장처럼 달고다니는 중국집 요리사, 퇴직금도 못받고 쫓겨난 찬모 이모,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폐암에 걸리고 배달하느라 디스크와 관절염을 달고 사는 백반집 아줌마.. 우리가 몰랐던, 아무도 알아주지않는 식당 주방 노동자들의 사연도 소개한다

밥 먹다가 울컥한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도 울컥했다

책속에 나온 사람들이나 음식들처럼 그리운 것들이 하나둘씩 빠르게 사라져간다
저자처럼 며칠씩 굶거나 가난을 겪어보지도 않았지만 인생의 쓴맛을 참아내며 바보처럼 사는 그들이 떠올라 괜스레 가슴 한켠이 먹먹하고 시큰해졌다

TV만 켜면 먹방 프로그램이 나오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엔 맛집정보가 넘쳐난다
음식이나 맛에 대한 추억보다 '나도 그거 먹어봤다~' 자랑질로 소비되는 영혼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잊지않고 꼭 기억해야할 이야기들을 기록해줘서 소중하고 고마운 책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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