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 편 - 예술에 관한 세상의 모든 썰
KBS <예썰의 전당> 제작팀 지음, 양정무.이차희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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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예술이 오늘의 당신에게 말을 걸게 될 거라는 말의 의미를 정말 알게 되었다.

예술에 문외한인 일인으로서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왜 그토록 유명할까 늘 궁금했었는데

그 썰부터 시작하니 친근하고 재미있게 빨려들어갔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1위인 <모나리자>는 원래 단독으로 걸려 있을 만큼 대접받지는 못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당한지 24시간이 지나도록 몰랐다는 것이 대서특필되고

20세기 초 신문 산업 발달과 더불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전세계가 본 그림이 된 것이란다.

밀레의 <만종> 역시 처음부터 사랑받았던 것이 아니었다. 그림 의뢰자 마음에 들지 않아

구매를 거부당해 헐값에 여기저기 팔려다니다 미국 미술협회에서 큰 관심을 보였는데,

'땅은 정직하다, 노력한 만큼 수확할 수 있다'는 청교도 정신을 갖고 있던 미국인들에게

<만종>은 이상적인 청교도 농촌 가정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그 인기가 높아지자

미국에 밀레 작품을 보내기 싫었던 프랑스는 경매에 부쳤고 우여곡족 끝에

프랑스 재벌이 구입하여 루브르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뒤러의 자화상이 유명한 이유가 정면을 쳐다보는 당당한 모습이 왕족이나 귀족만 가능하던 시절

혁신적이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두 눈빛 때문에 눈 부분이 훼손당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처럼 엄격한 모습에 위협을 느껴 전시된 작품을 훼손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다소 놀랍고,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스페인과의 독립전쟁을 끝낸 네덜란드에서 교회의 화려한 내부 장식을 경계하고

성화나 성상을 우상 숭배로 보면서 교회로부터의 그림 주문이 끊기면서 화가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늘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법!

생계가 어려워진 화가들이 다수가 좋아할 만한 작품을 그림을 그려서 시장에 내놓고 경쟁하면서

17세기 네덜란드 미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이탈리아보다 더 많은 미술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진짜 예술이 일상으로 스며들기 시작하고 가장 위대한 것은 평범한 순간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니 참 재미있었다.

 

고흐의 결핍이 형이 죽고 정확히 1년 뒤에 태어나 형의 이름을 물려받은 고흐가

자신의 생일에 죽은 형의 무덤에 가서 우는 엄마를 보며 자라면서

자신이 형의 대체재인지, 혼자만으로는 온전히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인가 고민하며

항상 부모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니 마음이 너무 짠해졌다.

결핍에서 시작된 외로움과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두려움에 평생 시달리며

자신을 포함해 모든 이들의 쓸모 있음을 증명하고 싶어 그토록 치열하게 그림에 매달렸던

고흐의 모습이 너무 안스러웠다. 그리고 죽은 형의 이름으로 살며 힘들어했던 형의 아픔을 알았던

테오가 자신의 아들에게 형의 이름을 지어주며 형이 얼마나 가족들에게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려주고자 했던 것도 너무 가슴이 아렸다. 그랬던 동생이 아이를 낳았을 때 조카를 위해

선물한 <꽃 피는 아몬드 나무>에 고흐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가득한지가 느껴져서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1월 말에서 2월 사이 유럽에서 가장 일찍 피는 꽃이라고 하니

고흐가 담고자 했던 희망과 따스함이 고스란히 느껴져 침실 머리맡에 두고싶어졌다.



#예썰의전당서양미술편 #교보문고 #북유럽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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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필요한 시간 - 전시 디자이너 에세이
이세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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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세계로 빠져들어가서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만나게 되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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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필요한 시간 - 전시 디자이너 에세이
이세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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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큐레이터이자 전시 디자이너로서 10년 일하고, 인생의 많은 시간을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보낸 저자가 들려주는 예술의 순간이 기대되는 책이었다.

난 왜 인생의 대부분을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보내야지 라는 생각을 하지 못 했을까

어릴 때부터 삶의 방향성이 확고했던 저자가 참으로 부러운 순간이었다.

#예술이필요한시간

피카소의 멋진 말로 예술의 세계로 빠져들어가서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만나게 되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야말로 영혼에 묻은 일상의 먼지를 털어내는 위로와 휴식의 시간이 되었다.

마파에 가면 도널드 저드가 계획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다는데,

휴관일이 매주 수요일이고 8월마지막 2주를 비롯해 미국의 공휴일에 대부분

문을 닫고 소수의 관람객으로 방문을 제한한다니 언제나 갈 수 있을까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블룸버그 커넥트 앱의 디지털 가이드를 이용하면

저드 재단 소개 영상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해서 구글 아트앤컬처 앱만 알았는데

좋은 앱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예술 의 세계로 풍덩~

Bloomberg Connects

파리 지하철 4,6호선을 타고 파리 남쪽 몽파르나스 묘지 맞은편의 라스파일역에

내려서 도보 5분이면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 갈 수 있다니

파리 여행 때 꼭 방문해보고 싶어졌다. 각종 아트 상품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어린이용 컬러링 북이 예술이라고 하니 소장 욕구가 뿜뿜하면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파리지앵처럼 여유를 즐겨보고 싶다.

출장으로 갔던 미국 여행에서 잠시 들렀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작품의 양도 양이지만 미술관에서 스케치를 하던 사람들의 삶이 너무 멋져

일주일 정도는 계속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만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렇게 멋진 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하다니 미국의 힘이 이런 데서 오는구나

감탄했었는데 이제는 뉴욕에 거주하지 않으면 25달러 입장료를 받기시작했단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북쪽에 자리한 분관 클로이스터는 프랑스의 수도원을

연상케 하는 건물에서 유럽 미술품 컬렉션을 볼 수 있다니,

뉴욕 여행을 할 날이 하루 빨리 와서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전시 디자이너조차도 그 스케일에 놀랐다는 대륙의 스케일,

상하이 당대예술박물관도 궁금하고 가보지 못한 미술관이 훨씬 더 많아

여행 욕구가 뿜뿜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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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4
이디스 워튼 지음, 신승미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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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 잔잔하고 예상대로 전개되는 이야기라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사랑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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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4
이디스 워튼 지음, 신승미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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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감정과 욕망을 억압해야 했던 위선의 시대를 정교하게 그려낸 #영미소설

이었다. 순수의 시대라고 해서 정말 순수한 좋은 의미인 줄 알았는데

이 소설에서는 상상하지 못하게 정신을 밀봉하고 경험하지 못하게

마음을 밀폐하는 그런 순수함을 의미하고 있었다.

1870년대 뉴욕의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원래 외국인 이름에 취약한 일인으로서 어찌나 허례허식이 많은 가문들의

친인척 관계가 얽혀있는지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 가서

읽는데 진도가 통 나가지 못해 다소 지루한 면이 있었다.

등장인물들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이 된 이후에도

너무나 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이라 특별한 반전이 없게 느껴졌지만

그 당시에는 뉴욕을벗어나 더 넓은 세계까지 경험한 여자의 등장과

각자의 사랑을 지키는(?) 법이 신선했을 것 같다.

이디스 워튼이 실제 뉴욕의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유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불행한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사망할 때까지 프랑스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런 섬세한 감정들을 포착할 수 있었고

#순수의시대

로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취향에 거슬리는 것을 지독하게 싫어하는 뉴랜드 아처에게

불행한 결혼 생활에서 도망쳐 나온 마담 엘런 올렌스카가

창백하고 진지한 얼굴로 깊게 파인 드레스가 가는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충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것은 못마땅하면서도, 취향의 규칙에 무관심한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취향저격이었다. 뉴욕 상류층 사회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뉴랜드 아처에게 엘런의 등장은 묘한 설렘을 불러일으켰고

예상대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어릴 때 그와 같이 놀았던 적이 있었고

심지어 기습 뽀뽀도 했던 추억이 있었던 엘런 역시 고향을 너무 오랫동안 떠나있어

프랑스어가 더 편하고 파란만장한 과거가 있는 자신에게 뭔가 극적인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처가 편했다. 모든 면에서 뉴욕의 관습에 어긋난

엘런의 존재로 인해 아처는 그녀의 조카인 어여쁜 약혼녀 메이 웰랜드가

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엘런에게 이끌리는 자신의 감정을 막을 수가 없었다.

품위 있는 남자로서 자기 과거를 숨기는 것이 의무이고,

혼기가 찬 아가씨로서 숨길 과거가 없는 것이 의무인 것이 마땅한 시대였으니

가식적으로 행동하며 살아가니 외로울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인간의 비열함에 대한 본능적인 혐오감과 인간의 약함에 대한

본능적인 동정심을 조화시키려고 골치가 아픈 아처 역시 비열했다.

사랑의 작대기는 왜 늘 어긋날까...

메이는 사촌언니에게 뉴욕은 따분할 거라며, 멋진 음악, 전시회, 유명 인사들 등

뉴욕에는 없는 갖가지 것에 익숙해져 있었으니 외롭고 불행하지 않게

언니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눌만한 사람이 아처뿐이라며

언니에게 잘 대해주라고 했으니 둘의 사랑을 알고 그 심정이 어땠을까?

둘의 사랑을 알지만 그녀 역시 시대의 관습대로 그 사랑을 모른 채 하고

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아이들을 낳고 결혼생활을 끝까지 유지했지만

죽기 전에 자신의 아들에게 아버지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해주길

부탁한 그 심정은 무엇이었을까?

모두가 숨기고 입만 벙긋거리고 마는 사회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말할 줄 아는

여자였던 엘런이 아처를 포기하고 뉴욕을 떠난 것은 메이때문이었을까?

그리고 평생 그리워했지만 엘런의 집 앞에서 아들만 들여보낸 아처는

아내에 대한 예의를 지킨 것일까? 역시 사랑은 어려운 것 같다.

고전이라 잔잔하고 예상대로 전개되는 이야기라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사랑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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