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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건강과 노화의 비밀 - 미생물과의 공생 네트워크
B. 브렛 핀레이.제시카 핀레이 지음, 김규원 옮김 / 파라사이언스 / 2022년 10월
평점 :
노화과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첨단연구 분야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 바로 ‘미생물’이다.
우리의 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들과 건강한 공생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미생물과 함께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구체적인 안내서였다.
장수를 위한 미래에 펼쳐질 미생물 세상에 대한 혁신적인 가이드북이라는 소개에 걸맞는 책이었다.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최고점에 도달하는 시기는 12살 근처라고 한다.
우리의 생리 기능이 12살 상태를 유지한다면 천년 이상을 살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12살이 지나면 죽음의 기회가 매 8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1900년대에 31세에 불과했던 기대수명이 2016년에는 72세로 증가했고 100세가 넘은 백세인이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21세기의 가장 주목할 만한 사회전환 현상 중
하나라고 한다. 그와 동시에 만성질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비만, 제2형 당뇨병, 천식, 염증성 장질환 등이 미생물군집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지고 있으며 뼈와 근육량의 감소나 피부의 주름과 같은 노화 현상도 미생물과 연결되어 있음이
알려졌다. 따라서 우리는 매일 주변에서 만나는 미생물들을 더 잘 이해하고 현명하게 활용하면
더욱 건겅하고 오래 살 수 있다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미생물과의 동행은 아기가 산도를 통과할 때 세균을 입 안 가득 삼키므로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다. 모유를 먹거나 피부접촉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정기적으로
미생물들 공급받으면서 순식간에 우리 몸의 면역계가 구축되어 뇌의 발달로 촉발시키고
평생의 동반자 관계를 시작한다고 하니 엄마의 유익한 미생물의 역할이 참 중요할 것 같다.
미생물군집은 2~3시 경에 완전히 형성되고 성인이 되면 장에는 500종이 넘는 미생물군집이
서식하여 음식물의 분해를 도와주고 에너지와 영양분을 공급한다고 한다.
70세 이상이 되며 젊었을 때와 확연히 다른 미생물군집이 형성되고,
염증성 미생물 수가 증가하고 유익한 미생물들이 감소하면 면역 시스템이 약화되면서
조직의 손상을 일으키는 염증성 노화과정이 유발된다고 한다.
인간의 수명이 25%는 유전이고 75%는 환경이라고 하니, 유익한 미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 수명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생제가 해로운 미생물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유익한 미생물도 같이 제거하여
우리 몸의 방어력을 약화시킨다니 과도한 위생의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게
지나치게 살균소독하지 않아야겠다. 풍부하고 다양한 미생물과 더불어 작동하도록
설계된 우리 몸의 기능들을 위험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인체에서 대장, 구강, 질, 피부 순으로 미생물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
피부의 환경이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사타구니나 겨드랑이, 배꼽, 발가락 사이는 습하고 따뜻한 열대지방,
팔뚝, 엉덩이, 손은 건조한 사막 지역에 비유할 수 있고
좌우에 따라서도 서식하는 미생물의 종류가 다르다니 신기했다.
얼굴로 그 사람의 나이를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이마의 미생물 조성만으로
나이를 10세 미만의 오차 내로 추정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50세가 넘게 되면 미생물 조성이 젊은 사람에 비해 확연하게 차이나기 때문에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는 과정과 원인을 밝혀낸다면
노화 과학에 엄청난 발전이 있을 것이다.
1980년대에 개발된 레티노이드 말고는 노화현상을 방지하거나 개선하는 성분이
없던 화장품 업계에 피부 미생물들이 크게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미생물 제제들이 상품화되고 있다니 진정한 혁신을 이끌 효과적인 피부미용제가
등장하게 될 날도 곧 도래할 것 같다.
획득 면역을 결정하는데 미생물이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발견되고,
간과했거나 잘 몰랐던 미생물들의 역할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으니
미생물과의 공생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건강하게 천천히 늙어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