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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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덕후들에게는 이런 전문가의 알쓸신잡한 이야기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UCLA 정형외과 임상교수가 중동, 유럽, 아프리카 등 49개국을 여행하며

뼈의 5억 년 역사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아름답고 효율적인 뼈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한 분야의 대가에 의해 씌여진 과학적 입문서이자 문화사라는 소개글에 걸맞게

기초과학부터 의학, 역사, 문화사까지 뼈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는 약 270개의 뼈를 갖고 태어났다가 성장하면서 융합되어 어른이 되면

206개의 뼈를 갖게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상습적으로 빼먹는 종자뼈를 고려한다면

실제로는 206개보다 더 많다고 한다. 206개는 널리 인정된 숫자이지만 실제는 더 복잡하단다.

누구, 무엇, 언제, 어디서, 왜라는 5하원칙에 따라 뼈의 개수는 달라진다.

정형외과 교수답게 액세서리 뼈들의 설움을 사람들에게 호소하며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어 재미있었다.

 

칠면조와 닭의 위시본은 약간 탄력이 있는 반면 학과 매는 뻣뻣한 위시본을 갖고 있어

추후감사절 메뉴가 되지 못했을 거라며, 일부 공룡도 위시본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당시는 인간이 없어서 구워 먹을 생각은 커녕 위시본을 떼며 소원을 빌 꿈도 꿀 수 없었다는

이과식 유머가 계속 되어서 어려운 뼈 이야기가 쉽게 다가왔다.

뚱뚱한 벌레를 밟으면 찍 소리가 나지만 뚱뚱한 뱀을 밟으면 갈비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뱀에게 물릴 거라며, 뱀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 또한 체중을 지지하는 골격 때문이라며

자연스레 내골격과 외골격 비교에 들어가는 교수님의 뼈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견고한 내골격 비슷한 것을 전혀 갖고 있지 않는 벌레는 중력에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없어

땅과 가까운 곳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고, 연체동물이 뼈 없이도 성장하는 것은 뼈 대신

부력이 중력을 견뎌내기 때문이라며 친철하게 설명해주셔서 당연하지만 왜 그런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도 깨닫게 되어 도움이 되었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사망하는 환자들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정형외과 의사들은

전형적으로 생과 사의 문제보다는 삶의 질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환자들이 경기장으로 돌아가거나 노인들이 의자에서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고 행복해질 수 있다며,

행복하고 낙천적이고 성과지향적이고 에너지가 넘치고 효율적이고 근면하고 결단력 있고

사교적인 정형외과 의사를 홍보하는 저자의 모습에서는 학과 홍보를 해야만 하는

요즘 교수님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웃프기도 하였다.

이란어 샤스트(shast)가 60과 엄지손가락이라는 의미를 모두 갖게 된 것은

엄지손가락이 손의 기능 중에서 60%를 차지하기 때문이란다.

튀르키예어에서 엄지손가락은 바스파르막(basparmak)으로 주된 손가락이란 의미이고,

라틴어에서 엄지손가락은 폴렉스(pollex)인데 강하다는 뜻의 폴레레(pollere)에서 파생된 것이고

아이작 뉴턴은 "신의 존재를 확신하는 데는 엄지손가락 하나로 족하다. 다른 어떤 증거도 필요없다."

고 했다. 마주 보는 엄지는 수십만 년 동안 뇌와 협동하며 찬란한 문화를 일궈냈기 때문에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최고를 뜻할 때 엄지를 치켜세우게 된 것인가보다.

그런데 이 경이로운 엄지손가락은 돌출해 있는 데다 대부분의 수작업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 또한 높다. 그래서 이 필수 불가결한 신체 부위를 복구하거나 다시 붙일 수 없을 때

외과 의사들이 애원하기, 빌리기, 훔치기라는 세 가지 재건 기법을 통해 치유하는 것도

처음 알게 되어서 놀라웠다. 엄지손 발가락을 재건한 후 엄지발가락이 없어도 발은 완전히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한다니 인체의 신비로움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단추가 등장하기 전까지 패션 산업의 혁명에 이바지했던 뼈의 비지니스에서

최첨단 의학기술까지 뼈 이야기가 이토록 다채로울 수 있었나

읽는 내내 놀라면서 상식을 늘려나가는 시간이었다.

 

#숨겨진뼈드러난뼈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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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7가지 심리 처방전
도하타 가이토 지음, 이지수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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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보조선을 긋고 일하기와 사랑하기를 나누는 방법을 상담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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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7가지 심리 처방전
도하타 가이토 지음, 이지수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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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회복 양상은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부위가 아물고, 부러진 뼈가 다시 붙고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마음의 회복은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할 수 있어야 회복된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의 회복은 어렵고, 내 마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마다 사정도 다르고 살아가는 환경도 처해 있는 상황과 입장도 다 제각각이라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도 제각각이고, 따라서 좋은 삶의 방식이라는 것이 정답이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딱 맞는 처방전을 발견하기 위해 모두들 고군분투하고 있다.

저자의 표현 방식에 따르면 우리 모두 밤의 항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상담은 혼란한 상태에서 안전한 항구까지 피난하는 매니지먼트와

안전한 항구에서 나와 밤다바로 배를 뛰우는 테라피 두 단계가 있다고 한다.

매니지먼트와 테라피는 실제로 뒤섞여 있어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매니티먼트인지 테라피인지 상담사가 섬세하게 조종하면서

메니지먼트를 통해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고,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테라피를 통해

스스로 삶의 방식을 모색할 수 있게 도움을 주게 된다.

저자의 실제 상당 사례들을 통해서 내 안에 있는 열등감이나 고민을 부분적으로 발견할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인생에는 다양한 장면이 있고 거기에는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내가 살고 있는 것이

당연하므로 인생을 분할하는 보조선을 어떻게 그어야 할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인생을 딱 둘로 나누면 일하기와 사랑하기라고 했다.

어떤 목적이 있어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는 것이 일하기이고,

사랑하기의 목적은 사랑하기 그 자체이다.

이 두 가지 모드가 뒤얽혀 섞이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

일하기와 사랑하기를 섞지 말 것!

일하기 방식을 사랑하기로 끌고 들어오면 사랑하기는 망가지고,

사랑하기 방식으로 일하기를 해도 큰 일이 나는데, 우리는 무심코

일사기의 방식을 사랑하기에 끌고 들어와 사랑하기가 일하기에 잡아먹히는 우를 범한다.

인생에 보조선을 긋고 일하기와 사랑하기를 나누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어떤 밸런스를 이루면 좋을지는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양쪽 다 존재하면서 제대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유념해야겠다.

분노란 상대에게 희망을 품을 때만 샘솟는 감정이고,

절대로 알아주지 않을 거라고 절망하면 포기하게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왜 화가 났는지 분노의 감정이 들끓었는지 직시할 수 있어 도움이 되었고

상처 자체가 사라지지 않아도 답답해하는 시간을 통해 소화가 되면

깊이가 생기고 형태가 조금씩 변하면서 소화를 통해 좋은 것이 생겨날 때도 있다니까

마음을 잘 지켜나가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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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생 - 새이야기
곽정식 지음 / 자연경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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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치학과 경영학을 공부하고 기업과 스위스 제네바 소재 UN과 지방정부에서 수년간 근무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새의 생태와 이름의 유래를 다 알고 있는지 저자의 박학다식함이 놀라웠다.

작년에 출간한 충선생을 읽은 지인이 새 이야기도 써보라는 권유에 틈틈이 새들을 조사하고

충선생에서 다하지 못했던 삶의 곡진한 이야기들을 새를 통해 풀어내고자 용기를 내었다는데,

조류 전문가 못지 않게 아니 조류 전문이 아니라 더 폭넓은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것 같아

너무 대단했다. 이런 할아버지가 있다면 손자손녀들이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화수분처럼 그냥 지나가다 이건 뭐예요? 물어보면 관련된 옛날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몇시간이고 막힘없이 재미난 이야기 보따리가 풀어져서 다음을 또 기약하게 되고,

계속 이야기를 기다리게 되지 않을까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처럼 이렇게 다방면의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어느 자리에서나 환영받을것 같아 부러웠다.

지인들이 이야기를 위한 가상의 인물인지 실존 인물인지 가늠이 가기 않을 정도로

다양한 직업과 국적과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유유상종이라고 저자가 이런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만나는 사람들도 비슷할 것 같기고 하고 이런 대화들로 삶이 채워지면 참 풍족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하루종일 나누고 있는 대화의 질도 한번 돌이켜보게 되고 한자의 유래도 알게 되고

여러모로 자극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주변에서 까치를 많이 보지만 개미 목욕을 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는데 꼭 한번 관찰해보고 싶어졌다.

까치가 개미집 구멍에 엎드려 개미집을 헤집어 놓으면 흥분한 개미들이 까치를 물어 개미산을

뿜어대는데, 개미산에 의해 깃털 속 기생균들이 죽는다고 한다.

까마귀 오(烏)는 새 조(鳥)에서 눈동자를 의미하는 한 획이 빠져 있는데, 온몸이 검은 까마귀는

까만 눈동자를 의미하는 한 획을 빼도 괜찮다고 본 옛사람들의 위트가 담겨있다고 한다.

검은색은 오행 사상에서 지혜를 의미하고 까마귀는 지능도 높은데 졸지에 흉조로 전락한 것은

제주도에서 내려오는 까마귀 전설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인간의 수명을 적은 명부를 담당하라는

옥황상제의 명령을 받고 제주도로 내려온 까마귀가 말고기를 정신없이 먹다가 명부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제멋대로 울기 시작해 죽는 순서가 뒤죽박죽 되고 말아서 까마귀 울음을 불길하게 여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물의 사체를 파먹는 스캐빈저(scavenger)로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어 반포지효의 교훈도 알려주는 까마귀에 대한 편견이 없어지면 좋겠다.

참말로 새인 참새는 주변에서 흔히 보니까 무심히 지나치는 경우가 있는데

참새의 중요성을 중국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에서 소련의 콤비나트 체제를 표방하며 1958년 대약진 운동을 추진하면서

파리, 모기, 들쥐, 참새 네 가지를 제거하는 제사해 운동을 시작햇다가 참새 수가 줄어들면서

메뚜기떼와 해충들이 창궐하여 생태적 균형이 무너져 수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고 한다.

결국 소련에 도움을 요청하여 연해주에서 참새 20만 마리를 어렵게 수입하면서 대약진 운동은 실패로 끝났고

이 일로 모택동은 리더십에 손상을 입게 되었다니 생태계의 연결 고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인간의 기준에서 익조와 해조를 나누고 함부로 행동했다가는 정말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것 같다.

참새 개체 수가 지난 10년간 50%나 줄어들어 인도의 한 민간단체에서 2010년 3월 20일을

세계 참새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니 주변의 텃새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겠다.

꿩의 수컷은 장끼, 암컷은 까투리, 새끼는 꺼병이로 구분하여 부른다.

꺼병이는 암수 구별이 안 되고 다리가 길어 뒤뚱거리며 걸어 굼뜨고 꺼벙한 인상을 주어

꺼병이를 꺼벙이로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그 꺼병이에 대한 까투리의 모성애가 남달라

주변에 불이 나도 둥지를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모성 본능 때문에 둥지를 떠나지 않는 까투리를 발견한

사냥꾼은 까투리도 잡고 알도 얻으니 '꿩 먹고 알 먹고' 일석이조이나 새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슬픈

사자성어였다니 역지사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새이야기

를 통해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어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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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 -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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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베테랑이 되어 일도 인간 관계도 더 원활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해 고민이 될 때 위안과 해결방법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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