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춘화
미술사랑 편집부 엮음 / 미술사랑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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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상님들의 여가(?)가 이렇듯 솔질하고 자극적이며 유쾌한 줄..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우연히 본 몇 장의 춘화가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춘화란 말은 바람결에 들은 듯도 싶은 데..이런 류의 그림을 춘화라 칭하는 줄은 이 나이 먹도록 모르고 살았습니다. 조선을 사대부..선비 정신으로 도배를 하고 살았던 시절..꽉 막힌 고리타분함과 연계한 이미지로 여기다보니..춘화의 존재를 짐작하기란..빈약한 상상력에 더 큰 날개를 달아야만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솔직하고 아주 인간적인 모습의 춘화들..소장하고 있을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춘화 한 점 한 점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지만..구성이 너무 헐렁하고 성의가 없습니다. 장수 늘리기에 너무 급급한 모습이 보입니다. 작품수가 적어.. 책을 두껍게 못 만들고 ..그래서 책값이 좀 낮아지면 어떻습니까(출판도 생업이고 이윤을 남겨야 하는 상업임을 인정하지만)..우리 문화의 더 너른 보급을 위해서는 이 가격보다 덜 비싼게 확실히 유리하고..더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뒷 쪽에 들어있는 우리 문화속의 성에 대해서 학술적인 성격의 글들을 실은 건 좋습니다. 하지만 화집을 그림 보려고 사지 ..미주알 고주알 ..이러쿵 저러쿵하다 하고 설명한 글들을 기쁘게 읽으려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여깁니다. 전혀 알지 못 하던 춘화를 알게 된 것과 가지게 된 것은..분명 기쁜일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구성과 편집의 엉성함에 비해 비싼 책값은..사기당한 느낌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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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제인 캠피온 지음 / 서적포 / 199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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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참 근사하고 명작다운 면모를 고루 갖춘 작품이었습니다. 영화의 여운이 너무 짙어 책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기겠더군요. 책으로 그린 피아노와 영화를 비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원작이 따로 존재하는 영화의 원작과는 많이 다릅니다. 영화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며 ..장면들을 글로 옮긴터라..그래서 두 영역의 괴리감은 없습니다. 영화의 장면을 떠 올리며 책을 읽다 보면..마치 종이로 만든 영화를 보는 듯 합니다.

벙어리 여인 아다의 사랑을 찾는 모습이 주이긴 하지만..아다가 찾고 있었던 건..남자의 사랑이 아니라..자기 자신이 아닐까 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베인스를 따라 가는 배에서 ..자신의 분신인 피아노를 바다에 버릴 생각은 하지 못 했겠죠..결국 베인스를 통해 얻은 운명적 사랑도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였으며..피아노를 통해 세상과 교류하는 모습도 자신을 찾기 위해서였교..생명같던 피아노를 바다에 수장 시킨것도 자기 자신을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서라 여깁니다.

책 시작부터 몇장이 영화의 장면들입니다. 그중 하나가 1993년 칸느에 걸렸던 피아노의 포스터인데요..참 아름답네요..밑에 문구가 더 멋집니다. 자칫 외설스러울 수도 있는 장면에..언제나 우리는 이 아름다운 자유가 찾아올까..라니..그 자유가 몹시도 탐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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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세뇨르 1
황미나 지음 / 팀매니아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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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나님의 특기..탐나는 두 남녀의 사랑을 볼모로 ..보는 이의 가슴을 쥐어짜는..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슬픈 사랑이야기입니다. 미나님 왜 이렇게 사람 마음을 찢어지게 하시는 거예요..하고 시작해서 엇갈린 사랑에 제가 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님의 작품을 보는 사람인지 좌악 써 보내고 싶어요..싶지만 가만히 생각하니까..엇갈리고 어긋나고..만날 듯 하면서 못 만나고..눈 앞에 두고도 내 사람을 못 만드는 기구한 운명을 보고 싶어서 ..순정 만화라는 장르를 사랑하는 거드라구요..그래도 ..지금도 주인공들 생각만 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이 만화 본지가 언젠데...월간지 르네상스에서 연재 되는 걸 봤어요..여직도 다리 힘이 풀리게 안타까운 걸 보면 미나님 정말 짱이예요..

소녀 시절엔 소녀다운 감정으로 만화를 채우던 그림같이 아름다운 남자와..가을 들녘에 얄랑궂게 살랑거리는 코스모스도 찜 쪄먹게..여리고 고운 여자를 동경하고 사랑하죠..나이를 먹어도 그걸 느끼던 마음은 여전한 것 같아요..그 마음은 자라서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그저 세월을 따라 늙어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아직 늙지 않은 마음을 가진 나에게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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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창해ABC북 1
알랭 스텔라 지음 / 창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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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커피 향기가 더욱 그윽합니다. 그 그윽함에 취한 사람으로 살다보니 ..커피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창해에서 나온 커피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알고 싶고 보고 싶은 모든 것을 제공하진 않지만 얇은 두께를 감안한다면..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오늘날 커피를 즐기는 여러나라 사람의 모습과 그들이 즐기는 커피를 사진으로 보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아쉽지만 표지의 커피 뽑는 사진을 보며 아쉬움을 그 검은 물속에다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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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 이외수 시화집
이외수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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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하고 감탄하지만 늘 그 감탄만으론 부족함을 느낍니다. 이외수님의 글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 거친 외모에서 어찌 이리 고운 글과 생각들이 나오는지 경탄스러울 뿐입니다. 직접 쓰신 글에 직접 그린 절제된 그림이라..화석을 만들어 영구히 보존하고 싶네요..한 편 한 편 모두가..영원히 마르지 않을 우물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외수님의 글을 사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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