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들의 여가(?)가 이렇듯 솔질하고 자극적이며 유쾌한 줄..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우연히 본 몇 장의 춘화가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춘화란 말은 바람결에 들은 듯도 싶은 데..이런 류의 그림을 춘화라 칭하는 줄은 이 나이 먹도록 모르고 살았습니다. 조선을 사대부..선비 정신으로 도배를 하고 살았던 시절..꽉 막힌 고리타분함과 연계한 이미지로 여기다보니..춘화의 존재를 짐작하기란..빈약한 상상력에 더 큰 날개를 달아야만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솔직하고 아주 인간적인 모습의 춘화들..소장하고 있을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춘화 한 점 한 점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지만..구성이 너무 헐렁하고 성의가 없습니다. 장수 늘리기에 너무 급급한 모습이 보입니다. 작품수가 적어.. 책을 두껍게 못 만들고 ..그래서 책값이 좀 낮아지면 어떻습니까(출판도 생업이고 이윤을 남겨야 하는 상업임을 인정하지만)..우리 문화의 더 너른 보급을 위해서는 이 가격보다 덜 비싼게 확실히 유리하고..더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뒷 쪽에 들어있는 우리 문화속의 성에 대해서 학술적인 성격의 글들을 실은 건 좋습니다. 하지만 화집을 그림 보려고 사지 ..미주알 고주알 ..이러쿵 저러쿵하다 하고 설명한 글들을 기쁘게 읽으려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여깁니다. 전혀 알지 못 하던 춘화를 알게 된 것과 가지게 된 것은..분명 기쁜일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구성과 편집의 엉성함에 비해 비싼 책값은..사기당한 느낌을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