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앤 올
카미유 드 안젤리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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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강렬해 원작을 읽었다. 식인이라는 주제는 상징성이 커서 해석 불가한 영역 같다. 원작에는 결핍과 욕망, 사랑과 처벌 등 이 모든 상징이 다 담겨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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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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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느끼며 읽었다. 삶이 얼마나 치열한지. 나는 운이 좋아 편히 살고 있는가. 내가 이 나라에 태어난 것도, 내 부모에게서 태어난 것도 우연이다. 나보다 잘나고 잘사는 사람 많아도 나 자신의 모습과 나의 삶을 운명이라 여기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살아가는 일이 때로는 아프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저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살맛 나는 순간들을 버팀목 삼아 살아간다. 양심껏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부끄러움을 느낀 까닭이 뭘까.

지구의 모든 생명은 태양을 에너지 삼아 우연히 발생하고 진화하고 유지되어 왔다. 지구의 땅덩어리는 자연현상으로 인해 우연히 갈라졌고 기후와 환경의 차이로 저마다 다른 속도의 문명이 이루어졌다. 한쪽 땅의 사람들이 다른 쪽 땅을 침략하고 약탈하기도 했다. 침략과 약탈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과 다른 세계가 될 수도 있었다.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가 있을 수는 있지만, 부자 나라 사람과 가난한 나라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위계도 없다. 우리는 모두 이 세계에 우연히 던져진 생명들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불평등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 세계는 사람이 불평등할 수 있다고 자꾸 보여준다. 피부색이 달라서 성별이 달라서 사는 곳이 달라서 가진 돈이 달라서 불평등해진다. 생명과 생명 사이에는 위계가 없지만, 이들 사이에는 위계가 있다. 우연히 주어진 삶의 조건의 차이로 사람이 불평등해도 된다면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게 될까? 원시와 야만을 지나 문명을 발달시키고 규범과 법을 만들어 자유와 평등, 박애 같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며 살아온 인류지만 아직 그 가치들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느낀 부끄러움의 근원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 인류로서 내가 이 세계에 무슨 보탬이 되고 있는지.

불평등한 사회에 나 또한 함묵하고 동조하며 사는 것 같아 부끄러움을 느낀다. 함묵하고 동조하는 것이 현실을 더 공고히 만드는 행동임을 안다. 알면서도 가만히 사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 줄 안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당장 이주민인권센터 같은 곳에 후원금이라도 낼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어 또 부끄럽다. 부끄럽지만 그들의 삶을 다시 떠올리고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쓴다. 읽고 쓰는 것이 가만히 살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나 자신을 위안해보며......

책에 등장한 이주민들은 어려운 삶의 조건을 헤쳐나가려고 하는 열정적인 사람들이었다. 자기만의 안일한 삶을 위해 이주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조국 사람들의 삶까지 생각하며 이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자 하는 이주민들은 나를 감동케 했고 또한 부끄럽게 했다. 그들의 삶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보통의 인간사가 다 들어 있어 낯설지 않았다. 차이라고는 태어난 나라가 다르다는 것뿐이었고, 나라가 달라서 생길 수밖에 없는 여러 차이가 있을 따름이었다. 그런데도 이주민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이다.

이주민으로 살기에 녹록하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그들은 스리랑카 사람 니로샨과 같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우다야 라이와 같이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 돕고 목소리를 내며 ‘저항하고 싸우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방글라데시 출신 귀화 한국인 조니와 서아프리카에서 온 음악가이자 치유사 아미두 디아바테처럼 한국인들의 인종차별을 유머로 승화시키며 스스로 다독이기도 한다. 한민족이지만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고려인들도 한국의 좋은 시민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조국의 상황으로 난민이 되어 한국에 온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모두 한국 사회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우리 사회에 인종차별이 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차별의식이 없어도 낯섦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이 부적절한 행동을 낳기도 한다. 외국인과 이웃이 되기 어려운 건 언어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나와 다른 사람, 나보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차별의식이 없다고는 못할 것이다. 조니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신기하게도 두 가지가 다 있다는 말. 무시와 차별이 심하면서도 따뜻한 정이 있다고. 한국인의 정은 타고난 것이고 무시와 차별은 몰라서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희망적이다. 제도와 정책을 통해 배우다 보면 정만 남길 수 있다.

생명 현상을 연구해서 인류의 생존과 복지를 위해 일하고 싶다던 중국동포 청소년 주영이 말한 사회를 함께 꿈꾸고 싶다. ‘자기 출신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사회, 피부색 때문에 눈총받지 않는 사회, 자기 미래가 희망이 없다고 함부로 단정 짓지 않는 사회’. 그런 사회는 우연한 삶의 조건이 불평등의 근거가 되지 않는 사회일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때때로 행복을 느끼며 서로에게 해 되지 않게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이 언젠가는 이루어지리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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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착취의 지옥도 -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남보라.박주희.전혼잎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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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파견, 특수노동 등 '비전형노동자'라는 노동형태와 착취구조를 알게 해준 고마운 책. 이 나라의 입법 및 행정 권력들은 노동자의 권리에 전혀 관심이 없음을 새삼 깨달음. 노동자의 권리야말로 선진국의 바로미터 아닌가? 사용자 및 고용주의 탐욕과 그들 편의 국가권력이 후진국을 만들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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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남형도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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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력 만랩 기자님 덕에 재밌고 따신 글 잘읽었다. 에필로그에서 눈물 펑! 이런 글을 쓰는 기자라면 기사도 윤리적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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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생활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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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의 견고함과 관계의 연약함이 너와 나를 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라는 생활을 단념할 수 없다. 너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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