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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혁명 ㅣ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6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게는 재밌는 책이었다. 어떤 이에게는 재미없는 책일수도 있다는 소리다.
사랑과 연애가 흘러넘치는 시대에 살면서도 사랑과 연애를 제대로 할줄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에로스'라는 말은 심리학 이론에서는 '리비도에 의한 생의 본능'을 뜻하고,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의 신 이름이기도 하다.
또 일반적으로는 '성적인 사랑'을 뜻한다.
심리학 이론에서는 에로스와 반대되는 말이 '타나토스'로 '죽음과 파괴를 지향하는 본능'을 뜻한다.
에로스라는 말뜻을 보다 보니 '생의 본능을 지속시켜주는 힘은 사랑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랑하지 않거나 사랑할줄 모르면 생의 본능이 죽음과 파괴로 왜곡될수 있겠구나 싶다.
그러니 인간이 사랑을 하는 이유는 '살기 위해서'가 맞다.
살기 위해서, 죽는 날까지 살기 위해서 인간은 사랑을 한다.
그런데 인간이 하는 사랑이 인간을 죽이기도 하는 시대에 바야흐로 우리는 살고 있다.
왜냐?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물질적 소유가 최고 가치인 사회에 살다보니, 그 물질적 소유를 성취하기 위해 우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존경쟁에 내던져 있다.
한마디로 사는게 너무 빡시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돌볼 틈도 없고 에로스적 열정을 불태울 짬도 없다.
사랑도 자본이 제공하는 틀안에서 정형화된 채로 이루어지고 있고, 쾌락과 소유와 집착으로 왜곡되고 있다.
사랑때문에 죽니 사니 난리다.
그렇다면 어쩔 것인가?
작가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사랑할때 꼭 기억해야할 세가지 테제를 명시해놓았다.
그나마 우리가 사랑을 제대로 하려면 이 세가지만이라도 기억하고 실행하면 된다.
-테제1 : 사랑하는 대상이 바로 '나'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랑을 대상의 문제로 환원한다. 대상만 잘 고르면 만사형통이고, 실패한건 대상을 잘못 골랐기 때문이고, 못하는건 이상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인데 그렇다면 대상을 선택한 '나'라는 존재는 뭔가? 즉, 사랑 따로 대상 따로 나 따로가 아니라, 나와 사랑과 대상이 하나로 어우러질때 사랑이라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랑과 대상과 나 사이는 결코 분리될수 없다는것, 나아가 사랑하는 대상,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테제2 : 실연은 행운이다!
'불멸의 사랑'은 망상 중의 망상이다. 그건 마치 어린아이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어른이 된 다음에도 계속 끼고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듯이 결별의 이유는 다름아닌 시절인연이 어긋난 탓이다. 어떤 사건들 때문에 헤어진다기보다 헤어질 때가 되어서 그런 사건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실연은 인생의 변곡점으로, 그것을 통과한 뒤에는 전혀 다른 삶을 살수 있도록 해준다.
-테제3 : 에로스는 쿵푸다!
앎의 크기가 내 존재의 크기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앎의 열정이 없는 존재가 운명적 사랑을 한다는건 우주적 이치상 불가능하다. 주류적 척도로부터 벗어나 자유의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고자 하는 열정, 자본과 권력의 외부를 향해 과감하게 발을 내디딜 수 있는 내공. 공부는 무엇보다 열정과 내공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마땅히 공공연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 사랑 혹은 에로스적 본능이란 단지 둘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가 외부와 맺는 모든 관계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사랑할수록 책을 읽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