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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ㅣ 우리시대의 논리 2
하종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6년 5월
평점 :
처음 몇 페이지를 읽는데도 말들이 마음에 꽉꽉 와 밟혔다.
나도 틀렸구나. 나도 자본과 권력의 이데올로기에 휘둘렸구나. 나 역시 구분할 줄 안다는 오만에 빠져있었구나.
얼핏 주워듣고 본 것들로 맘대로 지껄였던 내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웠다.
그런 부끄러움을 뒤로 하고 읽는 내내 더 부끄러웠던 것은 이 책을 쓴 사람의 마음씨를 느끼면서였다.
참 착한 사람이다. 노동자의 아픔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하고 있구나. 한시도 눈과 귀 아니 오감을 그들로부터 떼지 않고 사는 사람이구나.
과연 누구의 고통을 내 것으로 할 것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게 하는 부끄러움이었다.
그 부끄러움 다음으로 내게 인상 깊게 다가온 것은 ‘죄책감’, ‘부채감’, ‘역사의식’ 같은 단어들이었다.
내가 누리는 무수한 것들이 어느 누군가들의 희생이었음을 아는 것, 나 역시 누군가가 누릴 수 있어야할 것들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하루를 살아야한다는 것, 그렇게 역사는 발전해왔고, 노동하는 사람들의 권리가 점점 더 확대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평등해지는 것이 역사발전의 척도임을 잊지 말라고 깨우쳐주는 단어들이었다.
암튼 세상은 여전히 너무나 공고하고 뿌리 깊게 힘 있는 자들의 의도 하에 굴러가고 있는데, 그 속에서 제대로 세상을 보려면, 고통 받는 민중의 편에 서서 세상을 보려면 얼마나 애를 써야 하는 것인지, 절대 그냥 봐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려고 해야 보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20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