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염증
김슬기 지음 / 서사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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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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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아침에는 밥을 먹고, 통곡물이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식물성 기름은 동물성 지방보다 건강하다고 믿는다. 고기는 적당히 먹어야 하고, 채소는 많이 먹을수록 좋으며, 칼로리는 줄이는 것이 건강을 위한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그런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이 책의 큰 의미는 특정한 식단을 권하는 데만 있지 않은 것 같다. 너무 익숙해서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던 음식에 대한 믿음을 한 번쯤 멈춰 세운다는 데 있다.

책은 인슐린 저항성, 염증, 지방, 탄수화물, 곡물, 육류, 식물성 단백질, 가공식품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면서 현대인의 식생활을 다시 바라본다. 특히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오랜 식단 연구를 바탕으로 저탄고지와 키토제닉 식단, 더 나아가 육식에 가까운 식단에 대해 강하게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인상적인 것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보다 ‘왜 그것을 건강하다고 믿어 왔는가’를 묻는 것이였다.


책에서 특히 놀라웠던 점은 탄수화물과 곡물, 식물성 기름이다.
저자는 쌀과 빵, 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탄수화물이 혈당과 인슐린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통곡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건강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국인에게 쌀밥은 탄수화물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밥을 먹어야 제대로 먹었다고 느끼고, 고기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마지막에 밥 한 공기를 먹어야 식사가 끝난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그런 익숙한 식문화에 책은 의문을 품게 한다.
🤔“밥을 먹어야 배가 부르다고 느끼는 것과, 몸에 정말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했다는 것은 같은 의미일까?”

책에서 또 하나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은 지방에 대한 시선의 전환이다.
오랫동안 ‘동물성 지방은 나쁘고 식물성 지방은 좋다’는 식으로 구분해 온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식탁 위의 염증》은 이러한 이분법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책에서는 염증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상처가 났을 때 붓고 열이 나고 통증이 생기는 것처럼 염증은 본래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기도 하다. 문제는 필요한 순간의 염증 반응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되는 염증과 대사적 문제가 건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건강을 ‘어떤 병이 생겼느냐’만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몸의 균형이 오랫동안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관점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서 책 제목인 《식탁 위의 염증》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병원에서 병명을 진단받은 뒤에야 건강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매일 반복되는 식사부터 돌아보자는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을 먹어라’라는 단정적인 답이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너무 쉽게 믿어 온 식생활의 기준을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는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의 육류에 대한 시선도 새로웠다. 고기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면서 자신의 몸 상태가 달라졌던 경험을 이야기하고, 동물성 단백질의 아미노산 구성과 영양소의 이용 가능성을 강조한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단백질을 ‘몇 g 들어 있는가’만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이었다. 음식에 단백질이 들어 있다는 것과 몸이 그 단백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가는 완전히 같은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평소 단백질 섭취를 생각할 때 ‘함량’만 바라보았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중요한 것은 육식이냐 채식이냐를 편 가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먹는 음식의 영양적 질과 양, 그리고 전체 식단의 균형을 살펴보는 것이 아닐까.


책의 프롤로그에서 선사시대 인간의 식생활과 진화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특히 인간의 식생활을 현대의 영양 기준만으로 바라보지 않고, 인류가 오랜 시간 어떤 음식을 섭취해 왔는지를 통해 현재의 식단을 바라보려는 시도가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식생활이 정말 인간의 몸에 가장 적합한 것인지, 아니면 현대의 산업과 생활방식이 만들어낸 결과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이 내게 남긴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확인해 보는 습관’이었다. 건강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는 수많은 제품들.
‘저지방’, ‘통곡물’, ‘무설탕’, ‘식물성’, ‘건강한 지방’ 같은 단어들.
이런 단어를 보는 순간 제품의 실제 성분을 자세히 살펴보기보다 이미 건강하다고 판단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난 뒤 마트에서 식품을 고를 때도 조금 더 원재료표를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얼마나 가공되었는지,
내가 왜 이것을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어쩌면 건강을 위한 첫 번째 변화는 지금까지 아무 의심 없이 먹어 온 음식을 다시 바라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건강을 다른 사람이 대신 책임져 줄 수 없는 영역이라고 이야기한다.

🔖“건강은 남이 대신 책임져 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이라는 대목은 책 전체의 내용을 의미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이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았던 이유는 건강을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과 스스로 공부하고 선택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의사는 치료를 도울 수 있고, 영양 전문가는 식단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고,
연구자는 새로운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무엇을 먹을지는 내가 결정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나는 지금까지 내 식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문장은 책에서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몸의 증상만으로 질병의 원인을 스스로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피로하거나 소화가 불편하거나 반복적으로 몸의 이상 신호가 나타날 때 그것을 참고 넘기지 않고,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정말 건강한 음식일까?’
‘나는 왜 이것을 건강하다고 믿고 있을까?’
‘전문가의 말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검증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레 이런 의문을 품게 된다.
건강에 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어제는 좋은 음식이었던 것이 오늘은 나쁜 음식이 되고, 누군가는 탄수화물을 줄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지방을 줄이라고 한다. 그럴수록 필요한 것은 이 책에서와 같이 근거를 확인하고, 여러 관점을 비교하고, 나에게 적용할 때는 신중하게 판단하는 태도일 것이다.

지금까지 건강을 위해 먹고 있었을까,
아니면 ‘건강하다고 알려진 것’을 먹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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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도 괜찮은 내일, 루시 모드 몽고메리 영어 필사 - 빨강 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서거 85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ㅣ 이루리북스 클래식 2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이루리 편역 / 이루리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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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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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빨강 머리 앤》을 읽으며 앤의 상상력과 명랑함을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어른이 된 뒤 다시 만난 몽고메리의 문장에서 조금 다른 얼굴을 발견하게 될 것 같다.

어린 시절에는 초록 지붕 집과 숲, 호수와 별빛이 아름다워서 앤의 세계에 빠져들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그 아름다운 풍경 뒤에 숨어 있던 외로움과 상실, 자존심과 상처, 그리고 그럼에도 삶을 사랑하려 했던 한 사람의 단단한 마음을 읽게 되기 때문이다.

《실수해도 괜찮은 내일, 루시 모드 몽고메리 영어 필사》는
‘어른이 된 후 다시 읽는 몽고메리’를 만날 수 있는 책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빨강 머리 앤]의 유명한 문장만을 모아놓은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에밀리], [블루 캐슬], [실버 부시의 패트리샤]를 비롯해 몽고메리의 초기 시까지 아우르면서 한 작가가 평생 바라보고 기록했던 세계를 계절의 흐름에 따라 펼쳐놓았다.

봄에서 시작해 여름을 지나 가을과 겨울을 통과하고 다시 봄을 기다리는 구성은 책의 분위기를 아름답게 만드는 장치 역할 뿐 아니라, 삶 자체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마음도 늘 봄일 수는 없으니까.'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는 때가 있는가 하면, 뜨겁게 살아가는 계절도 있고, 지나간 것들을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겨울을 견뎌야 하는 날도 있다. 그래서 134개의 문장은 134일 동안 자신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작은 순례처럼 다가온다.

특히 제목에 들어 있는 ‘실수해도 괜찮은 내일’이라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이상하게도 지나간 실수에는 지나치게 오래 머무르면서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는 너무 쉽게 겁을 먹는다.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그 순간을 복기하고,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까지 미리 걱정한다. 그런 우리에게 ‘내일’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시간이다.

중요한 것은 실수한 뒤에도
다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과 맞닿아 있는 하나의 문장이 있다.
🔖“당신이 멈춰 섰던 그 길모통이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선물입니다.
당신의 내일은 오늘보다 분명 더 아름다울 거예요.”

이 문장이 좋았던 이유는 길모퉁이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정말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한 걸음 내딛어보겠다는 마음. 어쩌면 그것이 몽고메리가 말하는 희망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몽고메리의 낙관은 마냥 해맑은 낙관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삶이 늘 아름답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은 순간까지 지나온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태도에 가깝다.

'편역자의 말'이라는 책 서문에는 ‘앤의 쾌활함 뒤에 숨겨진 상실의 아픔’이라는 관점도 그래서 인상적이다. 어린 시절에는 앤의 상상력과 수다스러움, 엉뚱한 실수들이 재미있었다면, 어른이 되어서는 그 아이가 왜 그렇게 상상하고, 왜 그렇게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야 했는지를 조금 더 깊이 바라보게 된다.

상상력은 현실을 외면하는 방법이 아니라 현실을 견디기 위한 힘일지도 모른다.
몽고메리의 작품 속 자연이 유난히 아름다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게 된다. 숲과 호수, 들판과 바다, 햇살과 달빛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마음을 비추는 또 하나의 언어처럼 기능한다. 그래서 이 필사집의 목차를 따라가다 보면 ‘숲’, ‘햇살’, ‘호수’, ‘달빛’, ‘정원’, ‘바람’, ‘별빛’, ‘들판’ 같은 단어가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을 바라보는 일과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일이 조금씩 겹쳐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사’라는 형식도 잘 어울린다.

좋은 문장은 눈으로 읽을 때보다 손으로 천천히 옮겨 적을 때 전혀 다른 속도로 다가온다. 한 문장을 베껴 쓰기 위해서는 평소처럼 빠르게 읽고 지나갈 수 없다. 단어 하나를 보고, 문장의 호흡을 따라가고, 내가 지금 어떤 단어에서 멈추었는지를 알아차리게 된다.

특히 이 책은 영어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놓았다는 점에서 영어 필사의 의미도 있다. 영어를 완벽하게 공부하기 위한 책이라기보다, 한 문장이 다른 언어에서 어떻게 태어나고 번역을 통해 어떻게 다시 내 마음에 들어오는지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의 필사 공간은 작가의 문장을 ‘나의 문장’으로 바꾸어가는 공간이 될 것 같다. 몽고메리가 남긴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그 문장을 쓰고 있는 순간 떠오르는 나의 기억과 감정은 오롯이 나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수 앞에서’, ‘작은 용기’, ‘자존심과 상처’, ‘오래된 두려움’, ‘스스로 견뎌야 하는’ 같은 제목은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기억을 불러낼 만하다.
누군가에게는 실패했던 하루가 떠오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오래전 관계에서 받은 상처가 떠오를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견뎠던 시간이 생각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책이 될 것 같다.
같은 문장을 읽어도 그날의 내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마음에 닿는 지점이 달라질 테니까.

특히 ‘내 마음의 사계절’이라는 마지막 부록은 이 책의 방향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134개의 문장을 필사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며 내 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기록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몽고메리가 아니라 ‘나’인지도 모른다.
몽고메리의 문장은 길을 안내하는 등불이고, 필사는 그 길을 천천히 걸어가는 방법이며, 마지막에 남는 것은 그 길을 걸은 나 자신의 기록이다.

책 속에서 또 하나 마음에 남는 문장은 🔖“사랑스러운 세상아, 넌 정말 아름다워. 네 안에서 살아 있을 수 있어서 정말 기뻐”라는 문장이다.

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한마디로 표현주해는 것처럼 느껴졌다.
삶에는 분명 힘든 순간이 있고, 때로는 세상이 너무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알고도 세상을 향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은 약한 마음이 아니라 오히려 아주 오래 견뎌낸 마음에서 나오는 힘일 수 있다.

그래서 《빨강 머리 앤》을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새로운 독서가 될 것 같다.

어린 시절의 나는 앤과 함께 아름다운 세계를 발견했다면, 지금의 나는 몽고메리와 함께 아름다운 세계를 다시 발견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발견은 어쩌면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일일 것이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곱씹게 된 것은 ‘사계절’이라는 단어의 이미지였다.
사람의 삶에도 봄과 여름만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때로는 무언가를 시작하고, 뜨겁게 살아가고, 내려놓고, 멈춰 서고, 다시 기다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겨울이 왔다고 해서 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이 다시 봄을 향하고 있다는 점도 좋다.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계절을 통과하는 일이고,
성장한다는 것은 모든 계절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계절이 내게 무엇을 가르쳐주었는지를 알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실수해도 괜찮은 내일, 루시 모드 몽고메리 영어 필사》는 그런 시간을 위한 책으로 보인다. 무언가를 빨리 배워야 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느린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 느림 때문에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루에 한 편씩, 134일 동안 문장을 읽고 쓰는 시간.
그 시간만큼은 세상이 요구하는 속도에서 잠시 내려와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시간이 될 테니까.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런 마음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나간 하루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오늘의 내가 조금 서툴러도 괜찮다고.
길모퉁이 너머를 아직 알 수 없어도 한 걸음쯤 내디뎌도 괜찮다고.

무엇보다 내일이라는 자리는 아직 무엇으로 채워질지 모르니까.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는, 아직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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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놓고 쉬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 노트
김은영 지음 / 심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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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prunsoo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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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몸은 분명 지쳐 있는데도 마음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하루의 할 일을 다 끝내고 침대에 누워도 ‘이렇게 쉬고 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생기면 오히려 불안해진다. 잠깐의 휴식조차 생산적인 무언가로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마음 놓고 쉬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 노트》라는 제목부터 마음이 편해졌다. ‘쉬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마음 놓고 쉬고 싶은’ 사람이라는 표현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몸을 쉬게 하는 것과 마음까지 내려놓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내가 무엇 때문에 지쳐 있는지 돌아보고, 타인의 기준에서 잠시 벗어나고, 내 마음의 속도를 다시 느끼는 과정에 가깝다.

🔖“결과와 보상을 위한 행위를 잠시 멈춰보기. 아무것도 하지 않기. 그저 고요히 숨 쉬기.”

짧은 문장이지만 지금의 우리에게는 생각보다 어려운 주문처럼 느껴진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고,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시간은 낭비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 언제나 결과와 효율만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가끔은 목적 없이 걷고, 창밖을 바라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에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을지 몰라도, 지쳐 있던 마음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오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필사는 왜 휴식이 될까?
처음에는 ‘필사’가 정말 휴식이 될 수 있을까 싶었다.
좋은 문장을 읽는 것과 직접 따라 쓰는 것은 분명 다르다. 읽기는 문장이 나를 스쳐 지나갈 수도 있지만, 쓰기는 한 글자씩 손을 움직이며 문장 안에 머무르게 한다.

특히 이 책처럼 하루에 한두 문장을 천천히 읽고 직접 써 내려가는 방식이라면, 필사는 무언가를 더 해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속도를 늦추는 행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필사의 의미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는 법을 몸으로 연습하는 것.

밤에는 나를 다독이고, 아침에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책이 밤과 아침이라는 두 개의 시간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PART 1의 밤은 하루 동안 쌓인 피로와 마음의 소음을 내려놓는 시간이다.
PART 2의 아침은 다시 세상을 바라보고 작은 기쁨을 발견하며 움직일 힘을 얻는 시간이다.

생각해보면 회복은 밤에는 나를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하고, 아침에는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계속 달리기만 하는 삶도 문제지만, 지쳤다는 이유로 영원히 멈춰 있을 수도 없다.

이 문장이 그런 삶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듯했다.
🔖“강물이 매 순간 흘러가며 새로운 물로 채워지듯, 우리 삶도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지요. 멈췄다가 다시 걷는 그 길도 새로운 길이며, 정박해 있다가 출항하는 배가 마주하는 파도 역시 새로운 물결일 것입니다.”

특히 ‘멈췄다가 다시 걷는 그 길도 새로운 길’이라는 생각이 오래 남았다.

멈추는 것을 실패나 후퇴로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멈춤은 반드시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잠시 멈춘 뒤 다시 걷는다고 해서 이전의 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품은 채 새로운 걸음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휴식은 삶을 계속 살아가기 위한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또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였다.
타인에게는 꽤 다정한 말을 건네면서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놀랄 만큼 가혹할 때가 많다. 친구가 힘들다고 하면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라고 말하면서도 내가 실수하면 “왜 이것밖에 못 했을까”라고 자책한다.

누군가 지쳐 보이면 쉬라고 말하면서도 내가 쉬면 불안해한다.
그런 점에서 ‘나를 다독이는 일’은 스스로를 한 사람의 존재로 존중하는 태도에 가깝다고 느꼈다.

특히 책 속에서
🔖“나는 이런 순간이 정말 좋아요”라는 문장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쉽고 평화로운 방법입니다.

행복을 거창하게 정의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좋고, 비 오는 날의 소리가 좋고, 조용한 밤이 좋고,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이 좋다고 말하는 것.

그동안 행복을 너무 큰 단위로 생각해서 오히려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인생은 행복한가?’라는 폭 넓은 질문보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이 좋은가?’라고 묻는 것이 훨씬 구체적이고 다정하다.
그리고 그 작은 답들이 모여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줄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또 하나 생각하게 된 것은 ‘변화’에 관한 부분이었다.
변화를 생각하면 결심부터 떠오른다.
하지만 책에서는 아주 작은 틈에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생각보다도 아주 작고 구체적인 틈새에서도 큰 변화가 시작될 수 있지요.”

삶을 한꺼번에 바꾸지 않아도 된다.
오늘 10분 일찍 잠들 수도 있고,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문장 한 줄을 천천히 적어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대단한 변화를 만들어냈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를 돌보기 위해 작은 틈 하나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사는 꽤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

하루를 전부 바꾸지 않아도 된다.
단 한 문장만 천천히 읽고 써도 된다.
그 작은 시간이 반복되면 ‘쉬어도 괜찮다’는 감각 역시 조금씩 몸에 익을 수 있을 테니까.

이 책이 힐링 문장 모음집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힘든 삶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포장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살다 보면 피하고 싶은 시련도 있고, 관계 때문에 상처받는 순간도 있고,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답을 찾지 못하는 때도 있다.

그런 시간을 ‘좋은 경험이었다’고 쉽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 경험을 지나면서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알게 되는 경우는 있다. 책 속의 다음 문장이 그 부분을 생각하게 했다.

🔖“하찮고 어두워 보이는 시련 속에서도 나만의 의미를 길어 올리고, 반대로 찬란한 밝음 속에서도 그 이면의 취약함을 겸손하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고통에는 반드시 의미가 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은 그저 힘들고 아플 뿐일 수도 있다.

다만 그 시간을 지나온 뒤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될 수는 있다. 어떤 관계에서 상처를 받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디까지가 나의 한계인지.

그렇게 보면 회복은 상처를 지워버리는 일이 아니라 상처를 가진 나를 조금 더 이해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마음 놓고 쉬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 노트》를 읽으며 든 생각은
쉬어도 된다는 것.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되고, 오늘 하루를 완벽하게 보내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해도 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도 나이고, 속도를 늦춘 나도 나이며,
잠시 길을 잃은 나 역시 여전히 나다.
그리고 휴식은 그런 나를 다시 삶으로 데려오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좋은 문장은 읽는 순간보다 시간이 지난 뒤 더 오래 남기도 한다.
이 책의 100개 문장 가운데 어떤 문장이 나에게 가장 오래 남을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밤의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아침의 활력이, 또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내기보다는 마음이 지친 날 한 페이지를 펼쳐보고, 마음에 걸리는 문장을 천천히 따라 써보는 방식으로 곁에 두는 것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책의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보다, 어느 평범한 날 문득 한 문장이 떠오를 때 이 책의 진짜 역할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멈추어도 괜찮고, 쉬어도 괜찮고, 다시 걸어도 괜찮다고.

삶은 늘 앞으로만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멈추고, 돌아보고, 숨을 고르고,
다시 나다운 속도로 걸어가는 일이기도 하니까.

그런 삶의 속도를 잠시 낮춰주는 책이었다.

무언가를 더 잘하기 위해 쉬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로 존재하기 위해 쉬는 시간.
가장 오래 연습해야 할 휴식은 바로 그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책을 보며 필사를 마친 뒤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떠올랐다.
'오늘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더라도, 여전히 충분히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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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알고리즘
고영정 지음 / 시옷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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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_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능력이나 환경부터 돌아본다. 내가 가진 조건이 부족해서일까, 운이 없어서일까, 실력이 부족해서일까. 조금 더 배우고,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좋은 환경으로 옮겨가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나면 ‘나는 지금 어떤 태도로 내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능력이나 환경은 내가 당장 바꾸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태도는 매 순간 내가 선택하고 반복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태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 정도로 좁혀 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떤 생각을 선택하는지, 실패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사람에게 어떤 말을 건네는지, 약속을 어떻게 지키는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까지 삶을 구성하는 수많은 행동의 방향에 태도가 스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리즘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입력에 따라 일정한 과정을 거쳐 결과가 만들어지는 구조가 생각난다. 사람도 어쩌면 비슷하다. 같은 일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좌절하고, 어떤 사람은 배우고, 어떤 사람은 다시 시도한다. 같은 말을 들어도 누군가는 상처로만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다.

물론 인간의 삶을 하나의 공식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사람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사건도 있고, 통제할 수 없는 환경도 있으며, 아무리 좋은 태도를 가져도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게 하기 때문이다. 삶의 모든 결과를 태도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상당 부분 돌아볼 수 있다. 바로 그 지점에서 태도는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실제적인 행동 원칙이 된다.


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드는 문장 중 이것이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열심히 사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가느냐’다.”

이 문장은 ‘열심히’라는 말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더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
어릴 때부터 노력하면 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지치도록 달리고 있으면서도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을 때가 있다.

남들이 앞서가는 것 같으면 나도 속도를 높이고, 누군가의 성공을 보면 나도 그만큼 해야 할 것 같아진다. 하지만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방향이 틀렸다면 목적지에서는 멀어질 뿐이다.

특히 SNS가 일상이 된 지금은 다른 사람의 결과를 너무 쉽게 볼 수 있다. 누군가는 새로운 직장을 얻고,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경제적 성공을 이루고, 누군가는 멋진 인간관계를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의 현재가 지나치게 초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결과 화면’과 나의 ‘진행 중인 화면’을 비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책이 말하는 자기만의 속도는 비교 때문에 무작정 가속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확인하면서 꾸준히 가라는 의미에 가까웠다.


🔖“꾸준한 반복은 실력을 쌓게 하고, 그 실력은 자연스럽게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고 나니 자신감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에게 흔히 ‘자신감을 가져라’라고 말하지만, 그 말만큼 막막한 것도 없다. 자신감은 버튼처럼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감은 나 자신에게 보내는 근거 있는 신뢰에 가깝지 않을까.
한 번 해보고 잘됐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칭찬해준다고 해서 완전히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작은 연습을 반복하고,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나를 확인하고, 실패해도 다시 해보면서 ‘나는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경험이 쌓일 때 조금씩 단단해진다.

그래서 자신감이 없는 나를 탓하기보다 자신감이 생길 수 있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먼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도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습관인지 모른다.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책에서는 상대에게 호감을 얻는 방법으로 관심을 보이고, 경청하고, 진심으로 칭찬하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잘 안 듣고, 익숙한 사람일수록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으며, 편한 관계일수록 말을 함부로 하기도 한다.

책에서 말하는
🔖“기분이 곧 태도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라는 문장도
그런 인간관계를 생각하게 했다.

기분이 나쁜 날에는 말투가 달라지고, 피곤하면 상대의 작은 행동도 거슬리고, 화가 나면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말을 내뱉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가 기억하는 것은 내가 왜 기분이 나빴는지가 아니라 그때 내가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가일 수 있다.

감정은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지만,
감정이 생겼다는 이유로 모든 행동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태도란 내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그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능력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특히 책에서 “순간의 분노가 소중한 관계를 잃게 만든다”는 취지의 이야기는 관계를 돌아보게 했다. 화가 난 순간에는 내가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지만, 관계에서는 ‘누가 옳았는가’보다 ‘무엇을 남겼는가’가 더 오래 기억될 때가 있으니까.


《태도의 알고리즘》에서 운동, 독서, 기록, 시간 관리, 휴식, 정리, 저축처럼 얼핏 보면 너무 평범한 행동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그중 기록에 관한 문장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은 금세 사라진다.”

무언가를 생각했다고 해서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도 적어두지 않으면 사라지고, 오늘부터 달라지겠다고 결심해놓고도 행동을 기록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다시 예전 패턴으로 돌아가기 쉽다.

기록의 진짜 힘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데 있는 것 같다.
내가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적어보면 ‘나는 노력하고 있어’라는 막연한 생각과 실제 행동 사이의 차이가 보인다. 시간을 어디에 썼는지, 무엇을 반복했는지, 무엇 때문에 계속 미루는지 알게 된다.

기록은 나 자신에게 보내는 작은 데이터가 된다.
그리고 데이터가 쌓이면 패턴이 보인다.
패턴이 보이면 바꿀 지점도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태도의 알고리즘’이라는 책의 제목과 기록에 대한 이야기가 묘하게 연결되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휴식에 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휴식도 기술이다.”

휴식을 종종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몸은 쉬고 있는데 머리는 계속 일하고 있을 수도 있고,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몇 시간 들여다보고도 전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책에서 말하듯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휴식의 방식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산책을 해야 회복되고, 누군가는 책을 읽어야 하고, 누군가는 아무 생각 없이 잠을 자야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열심히 사는 태도뿐 아니라 제대로 쉬는 태도도 삶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더 많이 하고 더 오래 하는 것이 성실함은 아니다. 지쳐 있는 자신에게 휴식을 허락하고, 다시 움직일 힘을 회복하는 것 역시 자신을 관리하는 태도일 수 있다.

좋은 태도란 자신을 몰아붙이는 방식만을 의미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멈출 줄 아는 것, 쉬어야 할 때 쉬는 것, 나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역시 좋은 태도일 것이다. 태도는 ‘한 번의 결심’보다 ‘매일의 선택’에 가깝다.

이 책을 읽으며 남은 생각은 이것이다.
오늘 내가 반복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훨씬 현실적인 출발점일 수 있다는 것.
하루의 선택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쌓이면 나라는 사람의 모습이 된다.

그래서 책 제목처럼 태도를 하나의 ‘알고리즘’이라고 본다면, 이처럼 해야 할 일은 갑자기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매일 반복하고 있는 입력값을 하나씩 점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좋은 생각은 좋은 선택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삶의 방향을 만든다”

《태도의 알고리즘》은 나는 평소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가를 점검하게 하는 책에 가까웠다. 현실의 모든 결과를 태도의 문제로 설명할 수는 없다.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고, 좋은 태도를 가지고도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메시지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삶의 방향을 조금씩 조정해보라는 제안으로 읽는 것이 더 오래 남을 것 같다.

‘지금 내 인생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나는, 매일 어떤 태도를 반복하고 있는가?’

삶을 단번에 바꾸는 마법 같은 알고리즘은 없을지 모른다.
대신 오늘의 생각 하나,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를 바꾸는 것.
그리고 그것을 내일도 반복하는 것.

좋은 태도는 이미 완성된 사람에게서가 아닌
매일 더 나은 선택을 반복하는 사람의 삶에서 만들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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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융의 내면수업 - 당신은 안타깝게도, 진짜 '나'를 만난 적이 없다
강이안 지음 / 필로틱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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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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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이 강한 사람을 감정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할 줄 알고, 상처받아도 금방 털어내며, 타인의 말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사람.

그래서 자주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면 스스로를 향해 ‘나는 왜 이렇게 약할까’라는 질문부터 던진다. 그런데 칼 융의 심리학을 들여다보면 '정말 강한 마음이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일까?'라는 다른 질문이 떠오른다.

《칼 융의 내면수업》은 평소 외면하고 있던 내면의 영역을 바라보게 만든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이상하리만큼 오래 마음에 남을 때가 있다. 별일 아닌데도 특정 사람만 보면 불편하고, 어떤 태도에는 유난히 화가 난다. 분명 내가 선택한 삶인데 어느 순간 ‘이게 정말 내가 원했던 삶이 맞나?’라는 공허가 찾아오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런 감정들을 불편한 감정 속에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나의 일부가 숨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 지점에서 융의 ‘그림자’라는 개념이 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누구나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다듬는다. 착한 사람, 성실한 사람, 이해심 많은 사람,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면서 그와 어울리지 않는 감정은 감추기도 한다.

하지만 감정은 없애버린다고 정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화가 나도 화나지 않은 척하고, 질투가 나도 그런 마음은 가져서는 안 된다고 누르고, 욕심이 생겨도 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이유로 모른 척한다. 그렇게 의식에서 밀어낸 마음들은 어느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튀어나온다.

그래서 책에서 만난
🔖“자신을 완벽한 사람으로 만들려 애쓰는 대신 가끔은 자기 안의 어두운 면을 가만히 들여다봐주세요.” 라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어쩌면 ‘좋은 나’를 만들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나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내 안에 이기적인 마음이 있다는 것, 누군가를 질투하기도 한다는 것,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것, 때로는 사랑받고 싶어서 가면을 쓰기도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서 곧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마음을 인정하지 못할 때 문제가 시작될 수 있다.


책의 ‘그림자’ 이야기를 읽으며 가장 불편하면서도 흥미로웠던 부분은 내가 유독 싫어하는 사람의 모습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물론 내가 싫어하는 모든 사람이 사실 나와 닮았다는 뜻은 아니다. 누군가의 실제 행동이 부당하거나 무례하다면 그것을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특정한 사람이나 행동에 내가 유난히 강한 감정을 보인다면
나를 들여다보기 위해 한 번쯤은 질문해볼 수 있다.

‘왜 나는 이것에 이렇게까지 화가 날까?’


내가 싫어하는 것은 정말 상대의 행동일까. 아니면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의 어떤 모습일까. 혹은 과거의 경험 때문에 특정한 행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감정은 내면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다.

특히 다음 문장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콤플렉스’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했다.
🔖“어떤 말이 유독 아픈 상처로 다가온다면 ... 그 말이 오래 전부터 묻혀 있던 당신의 응어리를 정확히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살다 보면 이상하게 어떤 말 하나에만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다른 사람이 같은 말을 들었다면 웃고 지나갔을 수도 있는데, 나는 그 말이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럴 때 우리는 상대방의 말이 너무 심했다고만 생각하거나, 내가 너무 예민했다고 자책한다.

하지만 그 말이 아픈 이유가 내 안에 이미 존재하던 상처를 건드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관점은 꽤 오랜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왜 이렇게 예민하지?’라고 나를 몰아붙이는 일이 아니라, ‘이 말이 내 안의 무엇을 건드렸을까?’라고 묻는 일일지도 모른다.

가면을 벗는다고 해서 모든 관계에서 솔직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책에서 다루는 페르소나 역시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살아간다.
직장에서는 직장인의 얼굴을 하고, 가족 앞에서는 가족의 얼굴을 하고, 친구를 만날 때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을 모두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회생활을 위해 어느 정도의 역할과 태도를 갖추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역할을 내가 진짜 나라고 착각하기 시작하는 순간일 것이다.

‘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니까 힘들다고 말하면 안 돼.’
‘나는 좋은 사람이니까 싫다는 말을 하면 안 돼.’

이런 문장들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알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가면을 벗는다’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나의 속마음을 다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은 가면을 쓴 채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에게 낯선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니까.

개인적으로 책에서 가장 묵직하게 다가온 부분은 ‘중년의 위기’와 ‘개성화’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목표를 하나씩 달성한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경제적인 안정, 결혼과 가족, 사회적인 인정….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이루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비어 있는 공허한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그때 또다시 무언가를 채우려고 한다.
더 많은 돈, 더 좋은 직장, 새로운 관계, 새로운 취미….
하지만 이 책은 그 공허를 ‘채워야 하는 빈자리’로만 보지 않는다.

다음 문장이 특히 그 의미를 잘 보여준다.
🔖“무너짐은 바로 그 빈 껍데기를 알아차린 순간, 영혼이 ‘진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외치는 소리입니다.”

이 문장을 읽고 나니 ‘무너짐’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무너진다는 것은 반드시 실패를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나를 지탱해주었던 방식이 더 이상 나를 지탱하지 못한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성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더 이상 나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익숙했던 관계와 역할에서 갑자기 답답함을 느낀다면 그것을 무조건 극복해야 할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라는 신호로 바라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실제 우울이나 심각한 심리적 어려움을 단순하게 ‘성장의 신호’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책의 심리학적 통찰은 자기 이해를 위한 하나의 관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마음에 남은 문장은 .
🔖“전반생 동안 우리는 사회가 원하는 인격을 만드느라 진짜 나를 조금씩 뒤로 미뤄둡니다.” 라는 것이었다.

이 문장은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배운다.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공부를 잘해야 하고, 성공해야 하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나는 무엇을 할 때 살아 있다고 느끼는가’ 같은 질문은 뒤로 밀려나기 쉽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멈춰 서면 열심히 살아온 것은 분명한데 정작 누구를 위해 그렇게 달려왔는지는 알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융의 개성화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개성화는 ‘나다운 사람이 되자’라는 자기계발식 구호가 아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나와 내면의 나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을 바라보고, 내가 억눌러왔던 부분까지 포함해 나 자신을 통합해가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이 문장이 책의 전체를 대변하듯이 느껴졌다.
🔖“개성화는...... 그 동안 흩어져 있던 나의 모든 조각인 가면, 그림자, 응어리, 무의식 등을 그 어느 하나 버리지 않고... "

여기서 ‘흩어진 모든 조각’이라는 표현이 참 오래 마음에 남는다.
살다 보면 나를 구성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 인정받고 싶은 나, 화를 내는 나, 질투하는 나, 혼자 있고 싶은 나, 새로운 것을 꿈꾸는 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은 나….

그중 사회가 좋아할 만한 모습만 골라 ‘이게 나야’라고 정의해왔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온전한 나란 좋은 모습만 모아 만든 사람이 아니라,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모습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에 더 가까울 것이다.


《칼 융의 내면수업》은 융의 이론을 설명하는 데에서 머물지 않고, 일상에서 경험하는 감정과 연결해 생각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고 느꼈다.

페르소나는 내가 세상에서 쓰고 있는 얼굴을 돌아보게 하고, 그림자는 내가 외면했던 모습을 바라보게 한다. 콤플렉스는 왜 어떤 말에 유독 흔들리는지를 생각하게 하고, 무의식은 내가 나 자신을 완전히 알고 있다는 믿음에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개성화는 그 모든 것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하는 방향을 보여준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뒤 ‘멘탈이 강해지는 법’에 대한 생각도 조금 달라졌다.
강한 사람은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화가 나지 않는 사람도, 질투하지 않는 사람도, 불안하지 않은 사람도 아닐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나는 왜 이렇게 느끼지?’라고 물을 수 있는 사람. 자신의 약한 부분을 부끄러워하며 숨기는 대신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타인의 기대와 사회가 만든 역할을 모두 내려놓은 뒤에도 ‘그래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이야말로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책을 덮고도 한동안 생각하게 되었다.
평생 ‘나’를 찾으며 살아가지만, 어쩌면 찾아야 할 새로운 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있었지만 외면했던 수많은 조각들을 다시 데려오는 과정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 조금 흔들리고 있다면 반드시 ‘나는 약하다’고 결론 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흔들림은 지금까지의 나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내면의 신호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날, 또 다시 이 책을 펼치게 될 것 같다.

‘지금 나를 흔들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그 안에서 나는 어떤 나를 만나고 있는가?’

진짜 멘탈은 아무리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는 단단한 돌 같은 것이 아니라, 흔들리고 부서지고 다시 흩어지더라도 자기 자신의 중심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흩어진 나를 다시 하나씩 데려와 마침내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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