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세우는 고전 12권 - 고전이 가르쳐준 리더의 자기 경영 법칙, 나의 존엄 ㅣ 리더의 서재 1
노진화 지음 / 진성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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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진성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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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하고, 세상은 사람을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평가한다. 어느새 스스로를 직함으로 소개해야만 호고, 성과로 증명하며, 쓸모를 잃는 순간 존재마저 흔들릴까 두려워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속에 한 가지 질문이 맴돌았다.

만약 내가 더 이상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는 날이 온다면,
그때도 나는 여전히 존엄한 사람일까.!
《나를 세우는 고전 12권》은 그 불안에 수백 년을 살아남은
고전의 문장으로 불안으로 가득한 손을 잡아 준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작품의 줄거리를 길게 설명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질문을 현재 우리의 삶과 연결한다. 그래서 고전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고, 이미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전혀 다른 시선으로 다시 생각해 볼 계기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프카의 <변신>부터 <분노의 포도>까지 열두 편의 작품을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비춰 보게 만든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의 작품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낸다. 각 작품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결국 하나의 공통된 질문으로 이어진다.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흔들리는 시대에 끝까지 지켜야 하는 인간다움은 무엇인가.


특히 첫 장 <변신>을 통해 "쓸모가 사라질 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부분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벌레가 된 그레고르가 자신의 몸보다 출근을 먼저 걱정한다는 설정은, 어쩌면 현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과 쓸모를 자신의 존재보다 먼저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처럼 느껴졌다. 일을 잃으면 나까지 잃어버린 것 같은 감정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직함과 성과, 경제적 가치가 곧 자신의 존재 가치라고 믿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졌기 때문이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하는 지금,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 대목을 읽으며 AI 시대가 두려운 이유도 지금까지 나를 설명해 온 '쓸모'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불안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존엄'이라는 단어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삶의 기준처럼 다가왔다.

문득 떠오른 옛 기억은 내가 예전에 서점 홈페이지를 통해 시즌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던 일을 그만두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에는 서점 운영 외에 시간이 많이 할애된다는 점에서 홈페이지 기획이 반대되었고, 그 능력이 더 이상 필요 없는 기술이 된 것 같아 허무함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책을 읽고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같은 경험을 이어가고 있다.

형태는 달라졌지만 본질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사람을 만드는 것은 직함이나 역할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태도와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문장 가운데 특히 깊이 공감했던 문장은 🔖"타인의 시선 속에 갇힌 나는 점점 고유한 나의 모습을 잊어버리고."였다. 타인의 평가와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어느 순간 내가 원하는 삶보다 남들이 인정하는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또 다른 문장 🔖"AI에게 판단은 위임할 수 있어도 책임은 위임할 수 없다."는 이 책이 전달하려는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느꼈다.

AI는 점점 더 정확한 답을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답을 선택하는 사람은 결국 인간이다. 잘된 결과도, 실패한 결과도 마지막에는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한 능력은 AI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판단을 내리고 그것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리더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에게도 필요한 자세라는 점에서 공감이 갔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양심과 책임까지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침묵은 끝이 아니라, 아직 배우지 못한 또 다른 언어일지도 모른다."

조용히 견디는 시간이나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침묵조차 삶의 일부이며, 그것 또한 성장의 과정일 수 있다는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움직인 문장은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 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와 🔖"실행력이야말로 리더의 진정한 실력이다."였다.

우리는 실패보다 준비 부족을 더 두려워하며 시작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계획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고, 작은 행동 하나가 결국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조르바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된다.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계획보다 몸으로 움직이는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문장이었다.

<분노의 포도>를 통해 연대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분노는 위험한 것이 아니다, 침묵이 오히려 위험하다."라는 문장은 공동체가 무너지는 시대일수록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침묵하는 것이 언제나 성숙한 태도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만, 부당함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침묵은 문제를 더 크게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조직에서도, 사회에서도 변화를 만드는 힘은 무조건적인 순응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 목소리를 내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무엇보다 '먼저 자신을 잃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속도와 효율, 성과만을 강조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존엄을 붙잡는 일이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세우는 고전 12권》은 고전을 통해 리더십을 배우는 책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잃지 않는 삶이 무엇인지 묻는 인문 에세이처럼 읽혔다.
조직을 이끄는 사람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리더라는 관점은 충분히 공감이 갈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책 속 질문들은 관리자뿐 아니라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 새로운 도전을 앞둔 사람, 인생의 전환기를 지나고 있는 사람에게도 의미 있게 다가올 것 같다.


고전은 시대가 바뀌어도 반복되는 인간의 질문을 담고 있다.
그래서 AI 시대라는 가장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수백 년 전의 작품들이 여전히 유효한 답을 건넬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쓸모로 나를 증명하며 살아왔는가,
아니면 쓸모를 넘어 나 자신으로 서 있는가.'


성과와 효율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을 선택하는 사람, 존엄을 잃지 않는 사람, 끝까지 인간다움을 지키려는 사람의 가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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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장성주 옮김 / 복복서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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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복복서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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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아는 것이 아니라, 끝내 말하지 못했던 침묵을 상상해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은 바로 그 침묵을 더듬어가는 소설처럼 느껴졌다.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안에서도 얼마나 서로를 모르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은 유년과 상처, 사랑과 예술이 어떻게 겹겹이 쌓여 만들어지는지를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것은 끝내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가족들이 남긴 침묵이었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은 이민자의 삶이나 성장소설이라는 말만으로는 다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한 사람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나는 누구에게서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가 때로는 가장 먼 타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거리를 이해하기 위해 한 사람이 평생을 살아간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버지를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이었다. 처음에는 과묵하고 무심한 사람처럼만 보였던 아버지가 시간이 흐를수록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화자는 아버지를 두고 🔖"아버지는 '말을 하려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었다."라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오래도록 굳어 있던 한 사람의 삶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종종 침묵하는 사람을 무관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 침묵은 아무도 자신의 언어를 들어주지 않았던 세월의 결과일 수도 있다.

화자는 아버지를 다시 이해하려 애쓰고, 독자는 그 과정을 따라가며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늦고도 아픈 일인지 깨닫게 된다. 이해는 늘 늦게 찾아온다는 사실이 너무도 애잔했다.

이어지는 🔖"아버지가 우리에게 동떨어져 보였던 만큼 우리 또한 아버지에게 동떨어진 존재로 비쳤을 것이다."라는 문장은 가족을 바라보는 내 시선까지 돌아보게 만들었다.

'왜 저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못했을까'를 먼저 생각하지만, 정작 상대 역시 같은 외로움을 품고 있었을 가능성은 쉽게 잊는다. 이 한 문장에는 이민자라는 정체성, 언어의 단절, 문화의 차이, 그리고 부모와 자식 사이의 오랜 오해가 모두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머니를 그려내는 방식도 인상 깊었다. 화자는 어머니를 미화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다. 상처 입은 사람의 삶이 또 다른 상처를 만들기도 한다는 사실을 담담히 바라본다. 그래서 인물들은 선하거나 악한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시대와 역사 속에서 버텨낸 사람들로 남는다.

어머니 크리스타의 이야기는 또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아프게 했다.
전쟁과 이민, 가난과 상실 속에서 살아온 사람은 사랑하는 방식마저 상처를 닮게 된다는 사실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화목한 가정을 꿈꾸면서도 끝내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어머니의 모습은 누군가를 미워하기 전에 그 사람이 어떤 시간을 견디며 살아왔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했다. 부모 역시 한 사람의 삶을 살아온 인간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이 소설은 일깨워주었다.

발레를 만나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특히🔖"나에게 발레는 마침내 중요한 존재로 여겨진다는 것을 의미했고..... 훼손당한다고 느꼈던 존엄을 일부나마 되찾아주는 것이기도 했다."라는 문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발레는 무너진 자존감을 다시 세우는 공간이었고 상처 입은 아이가 세상과 자신을 다시 믿게 만드는 예술이었다. 예술이 사람을 살린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문장이 가장 잘 보여준다고 느꼈다. 누군가에게는 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글쓰기나 음악이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사람은 결국 자신을 살게 하는 무언가를 만나야만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에서는 이 부분이 화자의 삶의 목표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생각했다.🔖"방 한 칸. 의자, 책상, 침대. 뜰이 내다보이는 창문. 음악. 책. 혼자서도 품위 있게 사는 법을 가르쳐줄 고양이 한 마리."

처음에는 소박한 바람처럼 보였지만, 곱씹을수록 이 꿈은 평범한 행복이 아니라 치열하게 상처를 지나온 사람이 겨우 찾아낸 평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목한 대가족보다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작은 방 하나를 꿈꾸게 된 이유를 알고 나니 문장이 더욱 먹먹하게 다가왔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방식 또한 인상적이었다.
🔖"사랑과 괴로움은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언어에서 같은 말이다."라는 문장은 사랑이 언제나 아름답기만 한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인정한다.

상처를 안고 자란 사람이 사랑을 통해 구원을 꿈꾸면서도 동시에 더 깊은 상처를 향해 뛰어드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매우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도, 가족을 이해하려는 마음도, 자신의 과거를 받아들이는 일도 모두 아픔을 동반한다. 그래서 이 작품이 말하는 사랑은 달콤한 감정보다는 끝내 이해하려는 의지에 더 가까워 보였다.


이 소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자전적 요소가 짙음에도 감정을 과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절제된 문장들이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화자는 자신의 삶을 설명하기보다 천천히 기억을 펼쳐 보이고, 그 빈칸은 독자가 자신의 가족과 유년을 떠올리며 채우게 된다. 그래서 읽는 내내 '작가의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나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덮고 나니 문득 부모님의 젊은 시절이 궁금해졌다.
우리는 부모를 부모로만 기억하지만, 그들도 한때는 불안하고 외롭고 사랑받고 싶었던 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가족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전의 잘못을 용서하는 일이 아니라,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시간을 상상해 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을 읽으며 크게 느낀 것은 사람은 부모를 닮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시간을 품고 살아간다는 사실이었다. 화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해하려는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가족소설이면서 성장소설이고, 이민자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누구나 자신의 뿌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을 덮고 나니 '나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오래 남았다.
내가 기억하는 유년은 얼마나 정확한 것이며,
부모 역시 누군가의 자식이었다는 사실을 나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을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작은 깃털 하나가 떠다니는 듯한 여운이 이어졌다.
좋은 소설은 이야기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읽는 이의 삶으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 작품이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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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나는 북유럽 - 풍경 너머의 삶을 만나는 북유럽 인문 여행
나영주(찰스)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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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책과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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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는 많지만, 어떤 곳은 풍경만 기억에 남고 어떤 곳은 삶의 태도까지 함께 남는다. 《다시 떠나는 북유럽》은 내게 후자에 속하는 책처럼 느껴졌다.

북유럽은 내게 아직 사진과 다큐멘터리 속 풍경으로만 남아 있는 미지의 세계였다. 그래서 130여 개국을 다닌 여행 전문가가 쓴 책이라는 점은 이력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세계 곳곳을 경험한 사람이 북유럽을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피오르드나 오로라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글 곳곳에서 전해진다. 그래서 여행지를 설명하면서도 건축과 역사, 음식과 문화, 철학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흐름이 인상적이었다.

평소 북유럽이라고 하면 높은 행복지수, 복지제도, 오로라, 피오르드 정도만 떠올렸는데, 이 책은 그 행복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온 긴 역사와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차분하게 설명해 준다. 특히 덴마크의 휘게, 스웨덴의 라곰, 핀란드의 사우나 문화처럼 이미 익숙하게 들었던 단어들도 하나의 철학으로 설명해 준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인상깊었던 점은 다섯 나라를 하나의 이미지로 묶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웅장한 자연, 덴마크의 일상 속 여유, 스웨덴의 균형감, 핀란드의 고요함, 아이슬란드의 압도적인 대자연까지. 같은 북유럽이라는 이름 아래 있지만 각 나라가 가진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가치관까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어 여행을 떠나기 전 한 권으로 큰 그림을 그려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작가가 풍경을 소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곳 사람들은 왜 그렇게 살아가는지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해 준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북유럽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도 그 나라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된다.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일정을 짜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이미 다녀온 사람이라면 미처 보지 못했던 의미를 다시 발견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유럽은 나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곳이었다. '너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내가 찾고 있던 것은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는 것을."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여행의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면 새로운 풍경을 만난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많이 마주하는 것은 낯선 장소가 아니라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기 자신인지도 모른다. 좋은 여행은 지도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폭을 넓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고, 우리는 그 흔적 위를 걷고 있다."

브릭스달 빙하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기후변화로 후퇴하는 현실까지 함께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을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그 풍경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했다. 경이로움과 책임감이 동시에 전해지는 문장이었다.

덴마크를 설명하는 부분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과하지 않기에 오래 남고, 조용하기에 더욱 단단하다."라는 표현은 덴마크의 디자인뿐 아니라 삶의 태도까지 함축하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경쟁과 속도가 당연한 시대에 북유럽 사람들은 덜 가지면서도 더 만족하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북유럽 사람들이 말하는 휘게와 라곰, 그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은 특별한 성공보다 평범한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다.


🔖"이 땅 앞에서는 걱정이 작아집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 '아이슬란드'를 다룬 부분에서 짧은 문장이었지만 큰 위로가 되었다. 고민은 사라지지 않더라도 거대한 자연 앞에서는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며 비록 짊어진 걱정과 불안은 그대로일지라도 자연은 그것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용기를 준다는 것이다. 언젠가 직접 아이슬란드에 서서 같은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떠남'이 아니라 오히려 '돌아옴'을 배웠다."고 말한다. 이 문장은 여행의 끝이 곧 일상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 준다.
좋은 여행은 멀리 다녀오는 것만이 아니라, 돌아온 뒤 이전과 조금 다른 사람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담담하게 전해 준다.

더 많이 가지려는 삶이 아니라 더 깊이 살아가는 삶,
더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는 삶.

북유럽은 각자의 삶을 자연과 균형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 사람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행복을 무엇으로 정의하는지, 삶의 속도를 어떻게 조절하며 살아가는지를 보여 주는 하나의 배움의 공간처럼 이 책을 통해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간의 개념마저 흐려지는 이 순간....하루의 끝이 아닌 '계속되는 현재'속에 존재하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행복은 정적인 순간에 찾아오는 것은 아닐까.
비가 오면 잠시 비를 맞고, 햇살이 비치면 그 온기를 느껴보는
여유와 안정감이 일상인 북유럽에 와 있다고 문득 상상해 본다.

언젠가 북유럽을 여행하게 된다면 유명한 관광지 앞에서 인증사진을 남기기보다, 그 풍경이 왜 아름답게 남아 있는지, 그곳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그리고 여행을 마친 뒤 내 삶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는지를 더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아마 그때는 풍경보다 삶의 태도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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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의 마법병원 2 ㅣ 런던이의 마법
김미란 지음 / 주부(JUBOO)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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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juboo 출판사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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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것은 '이사'라는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어른에게는 새로운 집으로 옮겨 가는 일일 뿐이지만, 아이에게는 익숙했던 세상이 한순간에 바뀌는 커다란 변화이기에.
친구와 헤어지고, 정들었던 공간을 떠나며,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시간은 설렘보다 두려움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런던이의 마법병원 2》는 바로 그 작고도 큰 마음을 판타지라는 따뜻한 옷으로 감싸 안아 주는 이야기였다.

이번 이야기는 친구와의 이별과 새로운 환경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성장의 과정을 다룬다. 런던이는 이사를 앞두고 가장 소중한 친구였던 장수풍뎅이 양심이와 이별한다. 나무 아래에 양심이를 묻어 주며 🔖"빨리 풀어주었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하는 장면은 아이의 순수한 죄책감과 슬픔을 고스란히 전해 준다.

그 뒤 무지개가 내려오고 다시 만나는 양심이의 모습은 현실이라기보다 런던이의 마음속에서 피어난 위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무지개 마법병원은 상처 입은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속에서 색깔마다 다른 감정을 표현한 구성이 특히 인상 깊었다. 주황빛에서는 어린 시절의 용기를 떠올리고, 남색빛에서는 늦은 밤까지 가족을 위해 일하는 아빠의 사랑을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보라빛에서는 기다림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빨강빛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선택 앞에 서게 된다.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정확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도 색깔이라는 상징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되어 준다. 판타지이면서도 아이들의 실제 감정을 매우 현실적으로 담아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런던이는 여전히 친구가 그립고, 새로운 학교가 무섭고, 낯선 나라가 두렵다. 하지만 그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성장이란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안고도 한 걸음 내딛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전해 주는 이야기였다.


가장 마음에 남았던 문장은 양심이가 런던이에게 건네는 말이었다.
🔖"두려움은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이야."

두려움을 없애야만 앞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문장은 오히려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말해 준다. 아이에게는 용기가 되고, 어른에게는 잊고 있었던 삶의 태도를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문장이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영어 수업에서 런던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한 글자씩 읽어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O… r… a… n… g… e."

그리고 이어지는
🔖"Good job, London!"

선생님의 한마디는 칭찬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용기를 냈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응원이었다. 아이들은 이런 작은 인정 하나로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한마디일 수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 놓인 아이에게는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문득 내 어린 시절과 더불어 내 아이의 어린 시절도 떠올랐다. 새로운 반에 처음 들어갔던 날, 낯선 친구들 사이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기억, 괜찮은 척했지만 사실은 무서웠던 순간들이 하나둘 생각났다. 그래서인지 런던이의 마음이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아이의 이야기를 읽고 있었지만 결국은 어른이 된 나 자신의 어린 시절도 함께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아이는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수많은 걱정과 두려움을 품고 살아간다. 부모는 그 마음을 모두 알 수 없기에 더욱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런던이 곁에서 기다려 주고 믿어 주는 어른들의 모습은 부모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아이와 함께 읽는 부모라면 런던이가 행복한 아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힘든 순간마다 아이의 마음을 믿어 주는 어른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아이가 두려워할 때 성급하게 "괜찮아."라고 말하기보다, 먼저 그 마음을 충분히 들어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새로운 시작 앞에서 망설이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나는 어른이지만 이 책을 다시 펼쳐 보고 싶다.

"괜찮아. 무서워도 괜찮아.
너는 지금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 앞에 서 있는 거야."
이 따뜻한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에도,
어른이 된 우리의 마음에도 오래도록 작은 무지개처럼 머물기를 바란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런던이가 또 어떤 성장과 용기를 보여 줄지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만드는, 오래 마음속에 남을 따뜻한 판타지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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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 - 식물과 동물, 그리고 진화의 위대한 로맨스
라일리 블랙 지음, 조정남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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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세종서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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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수억 년 동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식물들의 역사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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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언제나 역사의 주인공이었다. 늘 공룡의 거대한 몸집과 압도적인 존재감은 수많은 다큐멘터리와 영화의 중심에 서 있었고, 자연스럽게 나 역시 생명의 역사는 강한 동물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공룡이 그렇게 거대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인간은 왜 지금 이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었을까.

그 질문의 답은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미처 바라보지 않았던 '식물' 속에 숨어 있었다. 공룡을 존재하게 만든 숲, 산소를 만들어낸 광합성, 생태계를 이루는 식물의 역할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주인공은 언제나 초록빛 생명이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특히 저자가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찾다가 우연히 나뭇잎 화석을 발견하는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공룡을 찾지 못한 실패처럼 보였지만, 결국 그 작은 잎사귀 하나가 공룡이 살아가던 세계 전체를 이해하는 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이야기는 고생물학이 생태계를 복원하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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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 세상이 사실은 보이지 않는 우연들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자연을 좀 더 직관적이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사람들은 지금의 세상이 당연히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 책은 지금의 숲도, 공룡도, 인간도 수없이 많은 우연과 환경 변화가 차곡차곡 쌓인 결과임을 보여준다. 단 하나의 변화만 달랐어도 지금의 지구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만든다.
인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시선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경험이었다.


식물이 바위를 분해해 칼슘을 순환시키고, 그 칼슘이 결국 동물의 뼈를 만드는 과정 역시 매우 흥미로웠다. 🔖"식물이 바위에서 칼슘을 흡수하고... 물고기들이 칼슘을 섭취하고 연골로 이루어진 뼈대를 좀 더 단단한 뼈로 만든다."

평소에는 식물과 동물을 완전히 다른 존재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진화를 가능하게 해 준 하나의 연결된 생명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식물은 스스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다른 생명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존재였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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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화를 경쟁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꽃과 곤충, 박쥐와 식물, 숲과 동물처럼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키며 함께 진화해 온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생명의 역사는 살아남기 위한 싸움만이 아니라 공생과 협력의 역사이기도 했음을 알게 된다.

🔖"지구 육상식물의 번창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새로운 연주자들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선율을 완전히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진화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한 표현은 과학책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식물 하나의 변화가 또 다른 생명을 불러오고, 그것이 다시 지구의 기후와 생태계를 바꾸는 모습은 거대한 교향곡처럼 이어진다. 과학적 설명과 문학적인 표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부분이라 더욱 오래 기억에 남는다.

또한 식물 역시 끊임없이 위험을 감지하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식물은 놀라울 만큼 민감한 존재다."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 진동을 감지하고 화학 신호를 보내며 살아남기 위해 진화해 왔다는 사실은 식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침묵은 무능함이 아니라 또 다른 생존 방식이라는 점을 식물은 오래전부터 보여주고 있었던 셈이다. 늘 조용하다고 생각했던 존재가 사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명이었다.

🔖"나무들도 나름의 복잡한 사후세계가 있다."라는 문장은 생태계가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숲을 이루고, 쓰러진 뒤에는 또 다른 생명들의 집이 된다. 죽음조차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자연의 순환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감탄했던 부분은 식물의 섬세함을 설명하는 대목이었다. 🔖"잎 속의 엽록체조차 태양의 반복적인 궤적을 따라 움직인다."는 문장을 읽으며,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식물이 사실은 햇빛 한 줄기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식물은 침묵 속에서도 쉬지 않고 살아가는 생명이라는 점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졌다.


🔖"식물은 박쥐가 생식이라는 허드렛일을 대신해주는 대가로 꿀을 조금만 만들어도 충분하다."는 문장은 공생이 얼마나 절묘한 균형 위에서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생명은 서로를 필요로 하며 함께 발전해 왔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반면 🔖"은행나무에게는 곤충보다 바람이 훨씬 더 믿음직스러웠다."는 문장은 같은 식물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떤 존재는 협력을 택했고, 어떤 존재는 독립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자연에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맞는 다양한 생존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저자가 '판도(Pando)'라는 거대한 사시나무 군락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대목도 인상 깊었다. 🔖"식물의 희망은 희망 더하기 시간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희망은 오랜 시간 축적되는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물은 서두르지 않지만 멈추지도 않는다. 조금씩 자라며 결국 세상을 바꾸어 왔다는 사실은 인간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남는 깨달음은 인간은 자연의 정점이 아니라 자연의 긴 역사 속 아주 늦게 등장한 한 존재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산소도, 걷는 숲도, 먹는 음식도 수억 년 동안 식물이 만들어 놓은 결과 위에서 가능해진 삶이다. 그래서 식물을 보호하는 일은 나무 몇 그루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역사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물은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치열하게 진화했고, 독성 물질을 만들고, 화학 신호를 보내며, 수분 매개자를 끌어들이고, 환경에 맞춰 끊임없이 전략을 바꾸어 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동안 식물은 늘 배경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식물이야말로 생명의 무대를 만든 가장 위대한 연출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가의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도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그 작은 존재 안에는 수억 년 동안 지구를 바꾸어 온 역사가 담겨 있고,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먹는 음식, 심지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도 식물의 오랜 진화 위에서 가능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오늘 역시, 아주 오래전 초록빛 생명들이 써 내려온 거대한 이야기의 마지막 한 장면이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만드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식물이 만들어준 세상 위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식물과 함께 같은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에 동참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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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 #신간도서 #과학도서 #진화 #식물 #생명과학
#환경 #생태계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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