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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시스터스
코코 멜러스 지음, 심연희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0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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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덮고 나면, 당신도 문득 묻게 됩니다 —
⁉️“나는 지금, 누구의 니키로 살고 있을까?”
이 작품은 ‘상실의 잔해 속에서 다시 삶을 배우는 이야기’입니다.
코코 멜러스는 상실과 슬픔을 낭만적으로 포장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문장은 거칠고, 날것이며, 때로는 잔인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결은 놀라울 만큼 섬세했습니다.
자매는 서로를 미워하고 오해하며 멀어지지만,
결국 그 미움조차 사랑의 다른 얼굴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움, 분노, 질투, 애착 — 이 모든 것이 자매라는 관계의 색깔입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이 위대한 이유는,
“슬픔 이후에도 인간은 계속 살아야 한다”는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진리를 다시 일깨운다는 점입니다.
니키의 부재 속에서, 세 자매는 “살아남는 법”을 배웁니다.
그것이 코코 멜러스가 말하는 ‘현대의 생존’입니다.
코코 멜러스(Coco Mellors) 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활동 중인 소설가로,
2022년 데뷔작 《클레오파트라와 프랑켄슈타인》으로
“북톡(BookTok)”의 열풍을 이끌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감정의 가장 날것인 부분을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그려내며, 인간관계의 불완전함을 솔직하게 포착하는 점에서 샐리 루니나 한야 야나기하라와 자주 비교됩니다.
《블루 시스터스》는 그 명성을 확고히 한 두 번째 장편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보그>·<하퍼스 바자>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작가는 “내 자매들을 모른다면, 나를 안다고 말할 수 없다”는 말에서
이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밝힙니다.
즉, 자매라는 존재를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이야기입니다.
《블루 시스터스》는 네 자매 중 셋째인 니키의 죽음 이후,
남겨진 세 자매 — 에이버리, 보니, 러키 — 가 상실의 뒤편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각 장마다 세 자매의 시점이 교차되며 진행됩니다.
그들은 각기 다른 도시(런던, 로스앤젤레스, 파리)에 살지만,
“엄마의 메일 한 통” — 뉴욕 아파트의 정리 요청 — 을 계기로 다시 연결됩니다.
그러나 그 재회는 단순한 가족의 모임이 아니라,
자신들이 감히 마주하지 못했던 슬픔과 죄책감,
그리고 ‘자매로서의 정체성’을 마주하는 여정입니다.
코코 멜러스는 이 작품을 통해
가족과 자매의 관계, 중독과 자기 파괴, 사랑과 용서,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이라는 네 가지 축을 긴밀히 엮습니다.
그 결과 《블루 시스터스》는 ‘자매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상실 이후에도 계속 살아야 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됩니다.
📌“자매는 친구가 아니다. 자매란 같은 자궁에서 손톱을 기르고, 동일한 산도를 통해서 밀려 나오는 존재라서 친구와 같을 수가 없다고.”
이 인상적인 첫 장의 문장은 《블루 시스터스》의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합니다.
코코 멜러스가 말하는 자매란,
선택이 아닌 숙명, 그리고 사랑과 혐오가 공존하는 관계입니다.
이 관계는 결코 이상화되지 않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려다 상처 주고, 도망치려다 다시 끌려 들어가는 감정의 끈.
그 질긴 탯줄은 단절될 수 없기에 더욱 잔혹하고,
바로 그 잔혹함 속에서 이 소설의 진짜 아름다움이 피어납니다.
자매의 관계를 우정처럼 포장하지 않는 이 문장은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의 불순도’를 상징합니다.
사랑은 언제나 깨끗하지 않습니다.
멜러스의 문장은 이 사실을 직시합니다.
소설의 중심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셋째 자매 니키가 있습니다.
그녀의 죽음은 모든 사건의 출발점이자,
남은 세 자매(에이버리, 보니, 러키)가 자신을 재구성해야 하는 이유읻니다.
📌“니키의 장례식 이후, 시간을 멈추도록 돈을 쓴 것도 에이버리였다. 하지만 시간은 돈보다 강했다.”
이 문장에서 느껴지는 무력감은 슬픔의 본질을 정확히 짚습니다.
애도를 유예하려는 인간의 욕망,
‘시간을 멈추고 싶다’는 허망한 시도는 결국 패배로 끝납니다.
멜러스는 이 패배를 비극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것을 ‘사랑의 흔적’으로 읽습니다.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사랑이 끝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만해, 너 미쳤어? 이러면 다치잖아. … 지금이라도 그 시절로 돌아가서 문을 확 열어젖히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처음부터 그 문을 닫지 않았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보니의 회상 장면은 죄책감이 만들어내는 시간의 고리를 보여줃니다.
어린 시절의 사소한 장난이, 동생의 죽음 이후 평생의 고통으로 변합니다.
이 대목에서 멜러스는 ‘과거의 수정 불가능성’을 잔인할 만큼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우리는 모두 어떤 문을 닫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문을 열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보니의 후회는 독자의 내면의 문을 건드립니다.
‘나도 언젠가 그 문을 열었어야 했는데.’
이 소설은 그 감정의 문턱에서 오랫동안 머무릅니다.
📌“니키는 죽기 전까지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다. 다만 그 고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 지금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고통이란 대부분 은밀하다는 것을.”
멜러스는 슬픔을 ‘보이지 않는 언어’로 다룹니다.
세 자매 중 어느 누구도 니키의 고통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인간의 비극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너무 늦게 이해합니다.
이 문장은 ⁉️“타인의 고통을 진정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멜러스는 말합니다.
💭보지 못한 죄보다, 보려 하지 않은 죄가 더 깊다고.
그래서 이 작품의 애도는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늦은 이해의 과정입니다.
📌“난 쾌락을 주는 걸 찾아내면 결국 고통을 느낄 때까지 계속 하거든요. 매번 그랬어요.”
📌“사람들은 인생을 다시 사랑해 보려고 마약을 하는 것 같아요. … 삶에 대한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과거의 느낌을 되찾으려고 마약을 하는 거죠.”
이 대화는 이 소설에서 가장 깊이 있는 심리적 순간입니다.
멜러스는 중독을 ‘도피’가 아니라 ‘회복의 시도’로 바라돋니다.
니키가 진통제를 복용한 이유도 📌“이 세상에 머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녀의 시선은 자비롭습니다.
삶을 사랑하기 위해 중독에 빠지는 인간의 모순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멜러스는 오히려 그 절박한 욕망 속에서 살고자 하는 본능의 순수함을 봅니다.
그녀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살고 싶었던 마음’의 불완전한 형태를 기록한 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살아남는 것. 그건 확실히 일어날 일이니까. 하지만 살아남아서,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길 바랐습니다.”
이 연설은 《블루 시스터스》의 윤리적 중심에 선 문장입니다.
멜러스는 ‘살아남는 것’을 생존의 의미로만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랑과 상실, 죄책감과 그리움 속에서도 자기 자신으로 남는 일’입니다.
이 문장을 읽으며, 이 소설이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임을 확신했습니다.
니키의 죽음은 결국 남은 이들을 다시 살게 만듭니다.
또한 삶은 완벽한 회복이 아니라, 불완전한 지속의 용기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리움에는 끝이 없어. 과거는 과거로 두고, 현재를 또 살아가야 하는데 난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 같아. …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 그리움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 지금 니키와 나를 연결하는 건 이 그리움밖에 없으니까.”
이 독백은 소설의 정수를 응축합니다.
멜러스는 ‘끝나지 않는 그리움’을 비극이 아닌 존재의 증거로 제시합니다.
그리움은 결핍이 아니라 연결의 방식입니다.
사랑이 끝나지 않았음을, 관계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마지막 끈.
그렇기에 《블루 시스터스》는 상실을 다루지만 절망의 책이 아닙니다.
이 소설은 사랑의 잔향을 품은 채로 살아가는 법을 보여줍니다.
《블루 시스터스》를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애도의 온도”입니다.
이 책의 문장들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습니다.
그저 서늘하고 정확핟니다.
멜러스는 인물들을 연민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들이 다시 숨 쉬기를, 조금씩 살아남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가장 보통의 자매들만큼, 딱 그만큼 더럽게 엮여 있다.”
이 문장이야말로 이 소설의 진실입니다.
사랑은 깨끗하지 않고, 가족은 완벽하지 않으며,
슬픔은 언젠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의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존재입니다.
이 작품은 결국, 불완전한 인간의 아름다움을 변호하는 소설입니다.
삶을 향한 미세한 회복의 몸짓, 그 모든 떨림이 이 작품을 잊을 수 없게 만듭니다.
《블루 시스터스》는 상실의 이야기이자 회복의 서사이며,
무너진 삶 속에서도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려는 인간의 초상입니다.
이 소설을 덮는 순간, 묻게 됩니다.
📌“나에게도, 여전히 살아 있는 인연은 무엇인가?”
이 질문이 곧, 이 작품이 남긴 가장 아름다운 여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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