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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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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도망쳤다》는 이렇게 속삭입니다.
“잃어버린 것은 사라진 게 아니라, 언젠가 다시 마주할 용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
이 말 한마디가,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인어가 도망쳤다》는
한마디로 말해 “도시의 동화”입니다.
화려한 긴자, SNS의 속보, 현대적 관계의 피로 —
모든 배경은 철저히 현실적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동화처럼 부드럽고 초현실적입니다.
작가는 다섯 인물의 시선을 통해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여정은 조용하지만, 울림은 오래 남습니다.
아오야마 미치코(青山美智子)는 일본의 대표적인 힐링 소설가로,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데뷔해 제1회 미야자키 책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월요일의 말차 카페》, 《달의 여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등 ‘일상 속 따뜻한 기적’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독자들의 깊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녀는 화려한 사건 대신 평범한 사람들의 사소한 깨달음을 통해 삶의 온도를 서서히 높이는 작가입니다.
《인어가 도망쳤다》는 2025년 서점대상 수상작으로, 그녀가 5년 연속 후보에 오르며 구축한 문학적 세계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아오야마 미치코의 문장은 눈부신 비유나 거창한 감정이 아니라,
속삭임 같은 따뜻함으로 독자를 감싸 안습니다.
그녀는 삶의 진리를 설교하지 않습니다. 대신
“괜찮아, 지금 이대로 충분해.”라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읽고 나면, 마음 한켠이 차분히 풀립니다.
바쁘게 달리던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의 인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소설.
그것이 《인어가 도망쳤다》가 가진 진짜 마법입니다.
이야기는 어느 토요일, 긴자 중심가의 생방송 인터뷰로 시작됩니다.
📌“안녕하세요! 〈주말의 당신〉입니다. 혹시 잠깐 시간 되실까요?”
“왕자입니다.”
“……내 인어가 도망쳤어.”
이 한 마디로 촉발된 ‘인어 소동’은 곧 SNS를 타고 전국으로 퍼지며,
서로 아무 관련 없던 다섯 인물의 삶을 교차시킵니다.
작품은 사랑, 자존감, 회복, 그리고 “진짜 나로 살아가는 용기”를 다룹니다.
왕자와 인어의 설정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현대인이 마음속에 가둔 ‘진짜 감정’의 은유로 읽힙니다.
도쿄 긴자라는 세속적 공간은 겉으로는 번쩍이지만,
그 안의 사람들은 각자 외로움과 결핍을 품은 ‘인어’처럼 살아갑니다.
아오야마는 그들의 마음속 틈을 따뜻하게 들여다보며,
도망친 인어(감정)를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인어’는 이 소설에서 단순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것은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진짜 자아, 혹은 잃어버린 순수함의 상징입니다.
“내 인어가 도망쳤다”는 선언은 곧 “나는 내 마음을 잃어버렸다”는 고백으로 읽힙니다.
도시의 화려함과 소음 속에서 ‘인어’는 각 인물의 내면 깊숙이 잠들어 있는 감정 —
사랑, 외로움, 후회, 자존감 — 의 다른 이름입니다.
작가는 이 상징을 현실과 환상의 경계 위에서 절묘하게 다룹니다.
📌“보행자 천국이 열리는 시간, 와코 시계탑에 생기는 시공간의 틈을 통해 아주 가끔 이야기 속 인물이 현실 세계로 숨어든다고 합니다.”
이 대목은 아오야마 특유의 문학적 정서를 잘 보여줍니다.
그녀는 ‘현실 속 판타지’, 즉 일상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비현실의 순간을 통해 인물들의 마음을 비춥니다.
아오야마의 강점은 거대한 사건보다 사람의 내면에 집중하는 시선입니다.
그녀는 긴자의 화려한 거리 한가운데서도 조용한 감정을 포착해 냅니다.
연인 앞에서 늘 작아지는 청년,
딸의 독립으로 공허함을 느끼는 엄마,
소유욕에 집착한 노인,
인정받지 못해 불안한 작가,
화려한 겉모습 뒤에 외로움을 감춘 여인.
이들은 모두 다른 인생을 살지만,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과의 화해”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 여정 속에서 왕자와 인어의 이야기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그저 좋아하는 감정만 생각하면 될 텐데. 상대에게 무언가를 원하거나 요구받는 순간, 왜 이렇게 한심하고 괴로워질까.”
이 구절은 사랑의 본질을 파고듭니다.
사랑은 순수하지만 동시에 소유의 감정으로 오염되기 쉽습니다.
작가는 인간의 사랑을 ‘어리석음’이라 부르지만, 그 어리석음 속에서도 성장의 가능성을 봅니다.
또한 📌“싫었던 것도, 좋았던 것도 다 진짜잖니?”라는 대사는
관계의 모든 감정 — 기쁨, 실망, 후회 — 이 결국 삶의 한 조각임을 일깨웁니다.
이 문장은 이 소설의 핵심 문장이라 해도 좋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관계라도 그것이 진심이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위로입니다.
📌“단 하나, 나만이 나오는 이야기를 살아가는 내 인생에는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없었다. 빙글빙글 도는 시곗바늘처럼, 모든 것은 곧 출발점이자 도착점이었다.”
이 구절을 읽으며, 나는 ‘삶의 원형’이라는 개념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시작과 끝을 경험하지만, 사실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의 일부입니다. 아오야마는 인생을 직선이 아닌 순환의 형태로 그립니다.
이는 인물들이 결국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 —
즉, ‘도망친 인어’를 다시 품에 안는 여정과도 겹칩니다.
아오야마의 문장은 언제나 다정한 스승의 어투를 닮아 있습니다.
📌“‘X’라는 글자를 엑스라고도 읽지만, 곱하기라고도 하잖니. 실패는 벌점이 아니야. 경험의 곱셈이지.”
이 문장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삶의 철학입니다.
실패를 곱셈으로 바꾸는 시선 — 그것이야말로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또한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른 역사와 드라마를 품고 있었다”라는 대목은
타인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는 조용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아오야마의 소설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이 따뜻한 통찰에 있습니다.
📌“배 위의 왕자는 무대에 오른 스타처럼 보였겠지”라는 문장은,
인어공주의 시선을 통해 ‘사랑의 비대칭성’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종종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동경하지만, 그 감정이 때로는 스스로를 갉아먹는 외로움이 되기도 합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그대로 바다에 있었으면 아름답고 화려한 추억을 품은 채, 평화롭게 살았을지 모르는데.”
그렇습니다.
사랑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아프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다시 사랑을 향해 헤엄칩니다.
그 이유를 아오야마는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대신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누군가를 사랑함으로써만 얻을 수 있는, 각자가 가진 단 하나의 이야기라면, 그 자체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멋진 증거가 아닐까.”
이 한 줄은 ‘인어가 도망친 이유’이자 ‘우리가 다시 사랑하는 이유’를 모두 설명합니다.
《인어가 도망쳤다》는 결국 ‘상실’을 그린 소설이지만, 그 끝에는 ‘회복’이 있습니다.
작가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의 마음에도 언젠가 도망친 인어가 있지 않나요?”
이 질문은 독자를 향한 초대장입니다.
읽고 나면 마음 한켠이 고요히 물결칩니다.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들려오는 바다의 숨결처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잊고 있던 감정 —
사랑, 미련, 후회, 그리고 다시 시작할 용기 — 를 되찾습니다.
《인어가 도망쳤다》는 아오야마 미치코가 지금까지 쌓아온 따뜻한 세계관의 정점입니다. 화려한 긴자의 풍경 속에서 벌어지는 다섯 개의 소동은 결국 인간의 내면을 향한 다섯 개의 항로입니다.
이 작품은 “도망친 인어”를 찾는 이야기이자,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삶의 한가운데에서, 여전히 우리 안의 인어는 숨 쉬고 있다.”
그 인어를 다시 만나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용기를 내어 세상 속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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