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변호사
존 그리샴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이 정해둔 사법체계와 모든 이의 변호에 관해




  물적 증거없이 잡아들인 심증적 범인을 향한 언론의 폭격.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 진범을 보호하며 시작하는 변론.
명백한 흑백으로 나뉘는 법에 의해 부당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선량한 시민.
혹시 미국이라는 무대에서 일어나는 빈번한 법정 논쟁은 그 나라사람들에겐 특별한 일이 아닌, 조금 번거로운 일 정도인걸까?
변호사끼리의 법적 공방, 그 대단히 일상적인 소송거리들을 읽으며 나는 새삼 '미쿡사람 아니라 참 다행이야.'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법적 지식 수준은 'Legally Blonde (금발이 너무해)'와 'Drop Dead Diva'라는 미드를 보며 무릎을 탁 치는 수준(?)이니,
이 책을 읽고 얻은 법적 지식의 강도는 산소부족으로 죽어가는 대뇌피질에 심폐소생기를 단 격이었다. (아무말 대잔치중)
  아, 결코 어려운 책이라는 뜻이 아니다.
이토록 즐겁게(?) 법적 공방 속 뒷거리의 사람들을 변호하는 변호사의 팽팽 돌아가는 머릿속을 읽노라니,
절로 아드레날린이 뿜어지는 기분이었다.
  처음 책을 폈을 때는 존 그리샴의 명성을 향한 약간의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역시 대가는 대가구나 싶다.
분명히 나처럼 첫 부분에서 동공지진이 온 독자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대들에게 전하노니, 의심을 버리고 묵묵히 읽어 보시길.
분명 책을 덮으며 '크으 ㅡ' 할 순간이 올 것이외다!





Book quotes


더그 렌프로는 수술에서 회복한 다음, 피격 후 여섯 시간이 지나 아내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또한 침입자들이 사실은 경찰관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는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더그는 그들이 자신의 집에 침입한 무장 범죄자들인 줄 알았다.  (p.166)

※ 이 평화로운 가정을 깨뜨린 자들이 다름아닌 나를 지켜주는 경찰아찌들이라면?

현실감은 조금 떨어지는 지극히 픽션 냄새가 솔솔 나는 편이긴 해도, 

역시 이 책에서 내가 최고라고 손꼽는 사건이 바로 이것이다.


곧 돈이 들어오고, 더그와 나는 우리의 일을 처리한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더그는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 타고 있었다. 그는 아직도 어디로 갈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일단 도착해보면 알 거라고 말했다. 어쩌면 출발 안내 전광판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다트를 던질지도 모르겠다 했다.

부러움이 짜릿하게 한차례 밀려온다.  (p.407)

※ 나도 부럽댜….







  음, 이 책을 읽던 나는 제일 먼저 'The Lincoln Lawyer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떠올렸었다.
그 내용은 예전에 영화로도 봐서 기억이 매우 생생했는데, 
무려 베스트셀러 작가인 '존 그리샴'이 설마 표절을 한건가 싶을 정도로 두 작품이 흡사한 배경을 지녀서 
처음 100페이지 가량을 읽다가, 덮었다가, 의심했다가, 다시 또 읽다가를 반복했더랬다.
  그리고 2부에 들어서서야 아주 책에 폭 빠져들었는데, 정말로 단숨에 읽어버린 기분이다.
(특히 3부는 얼마나 전율이 오던지. ㅠ)
'어째서 존 그리샴 작품을 수상쩍게 생각했을까'하는 무안함이 들 정도로 역시 그는 법정 스릴러의 귀재다.
책의 글씨를 한톨 한톨 읽으며 감탄도 했다가 숨을 죽이고 빠져들다가 피식 웃기도 했다.
내 맴을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 해~♬ (feat. 데이브레이크)
이런 매력덩어리 같으니라고.

   한글로 읽어도 '으잉?'스러운 단어들이 나오는 책은 원서로 회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존 그리샴의 작품은 아무래도 원서로 읽을 날이 올 것 같다.
아, 요즘 원서를 뜸하게 일기도 하고 독후감을 안 올린 다 읽은 원서들도 몇 권 있는데….
귀차농. >_<
하루하루 나의 블로그는 일기장이 되어가고 있고나.
진정으로 일기를 적어야 할, 2017년 새해를 맞아 장만했던 나의 다이어리는 어째서인지 새 것과 흡사하다. 
(매 년마다 이렇다는게 함정)
괜찮아. 
내년엔 일기장 열심히 쓰지 뭐. 
(남은 2017년의 5개월치 다이어리를 미리 포기하는 현명한 자세.)

  최근 읽은 스릴러물 중에 단연 으뜸으로 몰입해서 읽은 책이다.
특히 법적 지식이 전무한 나에게 있어서, 혹여 앞으로 발생할 소송분쟁에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해본다. ㅎ
미드도 법적 공방을 다루는 '전문용어 갑툭튀'물들은 피하는 법조계 문외한인 나도 즐겁게 읽었으니,
아마 독자들에게 사랑을 담뿍 받을 작품이 아닐까 싶다.
존이 앞으로도 계속 멋진 작품들을 써주길 바라며, 오랫만에 추천을 날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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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렸다는데, 저는 건강히 잘살고 있습니다 - 암 환자의 마음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27가지 질문
호사카 다카시.이마부치 게이코 지음, 민경욱 옮김, 함봉진 감수 / 비타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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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으로의 귀결



  삶은 번뇌와 회한이며, 세상에 '아름다운 죽음'이란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반면 삶의 기쁨과 즐거움에 감사하며 '후회없는 죽음'을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

  시한부 선고를 받았건 받지 않았건, 우리 모두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우리가 어디쯤 왔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살 것인가는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몸과 마음의 건강함,

진정한 삶의 건강함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낸다.






Book quotes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왜 죽고 싶지 않을까?'로 사고의 전환을 유도합니다. 그러면 점차 '아이가 잘 성장해 어른이 되는 걸 지켜보고 싶다'처럼 구체적이 되는데 이게 핵심입니다. 그 후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도록 유도합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해야 할 일'이라는 삶의 목표로 변환시키는 과정입니다. 간단하게 말하긴 했지만, 이 과정에는 다양한 갈등이 있습니다.  (p.161)


카운슬링에서 처음으로 이 요법을 배웠을 때 '암이라서 좋은 점이라니?'하며 당황했어요.

그런데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것저것 생각해보니 좋은 점이 퐁퐁 떠오르더라고요. 다 쓰고 나니까 좋은 점이 나쁜 점보다 두 배 정도 많아서 정말 놀랐어요.

…

나쁜 점은 선고 후에 시간이 지나도 그렇게 늘지 않는데, 좋은 점은 현재진행형으로 점점 많아져요. 그것만으로도 큰 발견이었는데, 좋은 점을 깨달았다는 점이 정말 멋진 일이었어요.  (p.104)





  나는 아직 어려서(?)인지 몰라도 암을 겪은 친인척이 없다.
다만 시골로 이사오면서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암으로 고생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는 꽤 놀랐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마치 '암이란 것은 다른 차원의 일' 쯤으로 여기고 있던 나의 안일한 태도에 번개가 내려 꽂히는 기분이었달까….

  최근에 내게 항상 친절과 아량을 베풀어 주시던 이웃 분이 암선고를 받으셨다.
그 분 외에도 암을 안고 살아 가시는 동네 분들을 네 분 정도 알고 있다.
그 중엔 몸이 아파서 도시의 삶을 정리하고 시골로 이사오신 분들도 계시지만, 
이 물맑고 공기 좋다는 시골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분들도 계신다.

  그 분들 모두 암이라는 질환으로 나날이 건강이 쇠약해지시는 것을 눈으로 느낄 수 있기에,
새삼, 암이라는 질병이 얼마나 무섭고 큰 병인지 깨닫고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결국, 아픈 지인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였지 싶다.
한국의 정서 상 이 책을 선물하기에도,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기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조금은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나 역시 '암'이라는 존재를 만성질환으로 여기고 이를 끌어안고 함께 살아간다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책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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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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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이 뜨거워져 시큰한 눈물을 삼키게 하는 책



  나는 상당한 길치다.
가끔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읽고 헤매다,
결국엔 그 두려움에 잠식당할 때면 정말 어찌할 바를 몰라 더욱 우왕좌왕 하곤한다.
만약 그럴 때 누군가 나침반이 되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면,
…내 손을 꼬옥 잡아준다면 어떨까.

  조금씩 세상과의 작별인사를 연습하는 당사자도, 그 당사자와의 작별인사를 연습하는 사람도,
서로가 서로에게 아픔이 아닌 마지막 순간까지의 행복으로 남는다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소중함을 느끼고, 그렇게 조금씩 두려움을 떨쳐내며 용기있게 함께 나아가는 것.

  함께 하는 것이 인생의 의미라고 일깨워주는 이 짧고도 소중한 이야기가 나의 가슴 속에 깊이 스몄다.





Book quotes

"눈 한번 깜빡하니까 당신과 함께한 시간이 전부 지나가버린 느낌이야."

그가 말한다.

그녀는 웃음을 터뜨린다.

"나랑 평생을 함께했잖아요. 내 평생을 가져갔으면서."

"그래도 부족했어."  (p.27)

※ 나도 이렇게 말할 날이 오겠지….

평생을 함께해도 부족한 사랑이 오겠지….


"저는 작별인사를 잘 못해요."

아이가 말한다.

할아버지는 이를 훤히 드러내며 미소를 짓는다.

"연습할 기회가 많을 거다. 잘하게 될 거야. 네 주변의 어른들은 대부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후회하고 있다고 보면 돼. 우리는 그런 식으로 작별 인사를 하지는 않을 거야. 완벽해질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연습할 거야. 완벽해지면 네 발은 땅에 닿을 테고 나는 우주에 있을 테고 두려워할 건 아무것도 없을 테지."  (p.76)

※ 이 구절을 몇 번을 읽었던가.

뜨거운 마음이 목구멍에 차올라서 자꾸만 하릴없이 꼴깍 삼키게 된다.


그들은 일렬로 잠을 청하고 텐트에서는 히아신스 향기가 나고 무서워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p.162)






  비가 계속 내린다.
빗물이 마음을 적시는 것 같이, 가슴에 촉촉한 파동이 인다.
프레드릭은 아름다운 이별에 관한 담담한 글을 참 잘 써내는 것 같다.
노아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읽다말고,
나 또한 자꾸 떠오르는 내 조부모님의 얼굴에 뜨거운 눈물을 꼴깍 삼키고 전화를 걸어본다.
신호음이 끝나고 전화를 받은 할머니는,
내 목소리 속 숨은 평소와 다른 슬픔을 금방 눈치채셨다.
목소리가 왜 그러냐고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물음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흐어어엉. 할무이능 치매 걸리면 앙대애애애ㅠ 나 까먹으면 앙대애애앵ㅠ" (feat.빼애애앰)
난데없는 땡깡에 당황하신 우리 할머니는 영문도 모른채 오냐 그러마라고 약조해 주셨다.
  치매예방에 고스톱이 좋다는데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나도 할 줄 모르니, 민족의 얼을 담아 윷놀이나 자주 해야겠다.

  나는 아직 이별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그 생각만으로도 세상 온갖 슬픔이 몰려오는 시름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이별 후 우주에 있을 것이란 그 말에, 
두려워 할 것은 없다는 그 말에,
마음 한 켠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 같은 위안을 얻었다.
나도 할아버지처럼 노아처럼, 수학을 좋아하고 우주를 사랑하니까….
그래, 두려울 것은 아무 것도 없겠다.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좋지만, 지금 더 많은 추억을 쌓고 그 추억과 함께 살아가는 것.

  우주에 있을 수 많은 이들과의 추억이,
지구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가슴 가슴마다 환하게 반짝이고 있는 한,
이 우주는 빛날 것이고
…무서워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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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 뉴질랜드, 만년설 그리고 빙하에 빠지다 ㅣ 중독 시리즈 6
송준영 지음 / 렛츠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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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사진의 드높은 장벽



  2014년 이었나….
벌써 3년 전의 일이 되었구나.
뉴질랜드 여행을 가야겠다고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다가 '엄머, 이건 사야해'를 외치며 자리를 박차고 여권 사진을 찍으러 갔더랬지. 
사진이 인화되고 '이렇게 못 생긴게 내 얼굴일리 없다'며 현실을 외면한 채 여권조차 만들지 못 했던 나의 3년 전 과거…. 껄껄껄.
여권 사진은 정말 넘나 굴욕적인 것.
나의 열정은 사진의 인화와 동시에 사그라들었다.
그래서인지 뉴질랜드 여행책들을 보면 유독 미련이 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ㅎ
  이토록 자세하게 여행팁들을 쓸어 모아둔 책을 보노라니, 뉴질랜드 여행의 열정에 다시금 불이 붙는 것 같기도….
이 더운 여름, 남반구의 겨울 속 서늘한 기온을 느끼게 하는 멋진 만년설과 빙하의 사진들을 눈으로라도 느껴보자.
(이번주엔 에어컨 A/S기사님이 친히 소환되어 주시기로 했다. 행복하다.)





Book quotes



"핸드폰 그만 들여다보고, 가슴에 담아요. 가슴에. 핸드폰만 들여다보면 저것들 다 지나가고 없어요."

그러면서 한마디 더 쏘아붙인다.

"뭘 그리 찍어대노~~ 난중에 필요 없는 거 다 지울 끼면서~~"

그렇다. 우리 같은 사진 초짜들은 진정으로 위대한 자연을 가슴에 담아야 한다. 아무리 성능 좋은 카메라로 촬영한다 한들, 보정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우리의 눈보다 멋진 작품이 될 수 없다.

'이 세상 가장 훌륭한 렌즈는 나의 눈이다.'  (p.105)


※ ㅋㅋㅋ. 아, 예전에 불꽃축제였나? 

사진 찍으려고 노력하다가 화면에 잘 안 나와서 카메라 모드 바꾸는데 뭔가 큰 불꽃이 터졌는데 사람들이 '와!'해서 얼른 고개를 들어보니 정말 굉장한 불꽃이었다.

계속 화면을 들여다 보느라 저 멋진 광경들을 놓쳤다는 생각에 사진은 포기하고 그냥 눈으로 담았던 날이 떠올랐다.

그래, 가장 훌륭한 렌즈는 내 눈이다!


한적한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웠다. 끝없이 펼쳐진 도로가 멋져 한적한 도로의 중앙에 앉아 사진찍기 놀이 좀 하려는데, 갑자기 통행량이 많아진다. 'Anyway Success!'

작품 하나씩 건져 들고, 고고씽.  (p.190)


※ 난 이 사진을 보고 등골이 다 오싹했다.

아무리 차가 별로 없는 도로라 해도, 고속도로이던 국도이던, 한국이던 해외이던, 차량이 특히 빠르게 달릴 수 있는 4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사진을 찍는다니….

하아….

SNS용 사진을 찍기위해 목숨을 걸고 셀피를 찍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하지 못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아무리 근사한 사진이라고 할 지라도… 해서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책에 이런 사진이 내걸려 있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린 아이들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책이고, 도로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 것은 정말 경솔한 행동이 아닐까.

사고가 없어 다행이지만 나는 이 사진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부디 이 책을 본 여행자들이, 이런 사진을 찍는 행위를 가벼이 여기는 일은 필히 삼가하시길 바란다.

(국내 여행에서도, 해외 여행에서도, 국도에서도, 고속도로에서도, 도로위에서는 절대 절대 아니되오.)








  지난 번에 비가 참으로 무섭게 내렸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매섭게 내리고 있다.

저번 비로 강원도의 한 지역에선 철근콘크리트 다리가 유실되었다.
거기다 애써 키운 감자도 수확을 코 앞에 두고 빗물에 떠내려 가다니 ㅠ.
나도 매말라 죽어가던 옥수수들이 파릇파릇해져서 기뻐했는데, 며칠 전에 갑자기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나의 소듕한 옥수수가 꺾이고 쓰러지고 난장판이 되었다. (하아, 프로 농부의 꿈은…. 흐규)
이번주부터 옥수수 수확 시작이라던데 또다시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맛난 옥수수 수확에 빨간불이 켜질까 걱정이다.

  이렇게 이상기온과 폭우가 반복되는 현상은 전 지구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말 만년설과 빙하가 모두 녹아 내리면 어쩌나….
조금 뜬금없지만 뉴질랜드 여행책을 읽고나니,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호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기승전 우주 사랑)

  으으으, 해가 쨍하게 내리쬐도 습도가 떨어지질 않아서인지 손가락 끝에서부터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한다.
자꾸 허물이 벗겨지기에 혹시 전신이 탈피되어 나도 송혜교같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기대해 봤지만, 
옆자리에 앉은 못난 사원이 그거 손에 무좀이냐고 해서 반사적으로 주먹을 가격했다. (?)
그런데 불현듯 무좀이 겁이나서 (아, 본인은 개구리 발가락이라 발에 무좀이 없다구욧! 오해마시길.ㅠ) 닥터님을 찾아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진찰 받았더니 '주부 습진'을 진단 받았다.
주부가 아니라고 항의하였는데 어쨌던 그냥 습진이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손 많이 씻지 말라고 하셔서 공손히 두손모아 인사드리고 나왔다.
  여러분 이렇게 습한 날씨에 맨손으로 설거지 하지 맙시다. 
(사장님, 탕비실에 질좋은 고무장갑 하나 놔주셔야겠어요.)
아마도 요즘 내가 강아지 한 번 만지고 손 씻고, 강아지 또 만지고 손 씻고…. (무한반복)
그래서 손이 이 지경이 된 것 같긴 하다만….
(몽뭉이 목욕을 안 한지 오래되서 만지고 나면 손이 좀 찝찝하다. - 그래도 침대에서 같이 자는 이 찝찝한 매력덩어리.)
그래도 근본적인 원인은 습도 때문이겠지….
 지금 당장 덥더라도 꼭 최소한의 냉방만을 유지하고 우리의 소듕한 지구를 지켜냅시다.
아름다운 푸른별에서 살아가는 감사함을 느끼며 우리의 별을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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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싶은 예쁜 꽃 - 스케치부터 컬러링까지 가장 쉬운 꽃 수채화
다카하시 미야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아트인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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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바쁜 와중에도 계속 되는 것



  요즘 정말 그림그릴 시간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나의 올해 목표인 취미생활을 위해 식음을 전폐하진 않았으나,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붓에 영혼을 깃들여 보았다. 
(원래 10시간 자는데 요즘 딱 8시간만 자서 몸이 개운하다. ?)

  마음이 싱숭생숭할 적에, 한 송이씩 그림을 그리노라면 즐거운 생각이 들어 나의 이너피스에 몹시 도움이 되었다.
삶이 고달파진 그대에게 적절한 취미생활로 수채화를 권해본다.





About 그리고 싶은 예쁜 꽃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실물을 보고 스케치를 할 수 있도록 차분히 설명해준다는 것에 있다.
매번 책에 있는 스케치만 따라 그려보다가 실제 꽃들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그리다니 너무 낭만있자냐.
예쁜 들꽃을 몇 송이 따와 집에서 그림을 그리려고 했더니, 
놀랍도록 무서운 속도로 꽃이 시들어서 그냥 마당에 핀 꽃들만 몇 송이 그려봤다.
그림을 한참 그리고 있으니 벌들이 내가 꽃인줄 알고 자꾸 달겨들었다. 녀석들, 후훗. 

(곰인줄 알았을 지도….)





라나의 작품 전시



  주워온 잎사귀들이 너무나 여름색이어서 채색은 내 마음대로 해봤다.

손글씨는 안 쓰는게 나을 뻔 했다. 껄껄.



  해마다 복분자가 알알이 예쁘게 자태를 드러낼 즈음엔, 우리 몽뭉님이 몸보신을 하신다.
보라색으로 변하면 향기가 나는지, 잽싸게 따잡숴서 나는 한번도 맛을 못 봤다. ㅠ
아니나 다를까 이거 스케치하는 와중에 따 먹어서, 그리다말고 마음의 눈으로 완성했다는. (?)
(별 맛은 없겠지만 나도 복분자먹고 요강을 뚫고 싶다.)



  우리 동네에 장미를 예술로 키우시는 어르신이 계신데 거의 장미 장인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집 앞에서 장미를 보고 그릴까 하다가,
나의 비루한 그림 솜씨에 분개하실까 겁이나서 그냥 책에 있는 것을 따라 그려봤다.
역시 장미는 아름답다.
나도 집에 장미를 길러보고 싶지만 가시가 무섭자냐.






  자제해야 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고 나의 입은 음식을 탐하고 있다.
다이어트 시작한지 두 달이 넘는 것 같은데 처음 시작 때보다 살이 더 쪘다.
…왜 때문이죠?

  세상엔 너무나 맛난 것들이 많다.
게다가 나의 미뢰는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기에….
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먹이를 찾아 헤매고,
나의 세포들은 매 끼니마다 음식에 절어있다.
불어나는 나의 지방세포들아.
올해는 참 열일하는구나.
고오맙다.
여름옷 사게 해줘서.
(하아…. 작년 여름옷 입기 작전 大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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