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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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몰랐습니다. 모녀관계라는 것이 그렇게 지독하 관계일줄은..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엄마와 딸의 관계는 그냥 그런 평범한 인줄 알았습니다. 다른 가정과 크게 다른 점 없이 그저 엄마니까. 그저 딸이니까.. 아들인 오빠를 좋아하는 엄마가 원망스럽긴 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여자임을 강조하며 여러가지 제약조건들을 말하는 엄마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세상과 부딪혀보니 생각보다 모녀관계라는 것이 복잡한 관계였습니다. 엘렉트라 컴플렉스라는 단순한 하나의 심리적 현상으로 설명하기에는 오묘한 관계. 어찌보면 우리가 모성애라는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세상속에 살기 때문에 이 관계의 삐뚫어짐이 생겨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렇게 모녀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그러면서 위트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소설을 하나 읽었습니다. 


바로 아멜리 노통브의 [너의 심장을 쳐라]입니다. 손바닥만한 작은 사이즈의 책인데, 말그대로 저의 심장을 쳤습니다. 작가의 전작인 [살인자의 건강법]이 <천재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단번에 10만부가 팔렸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알것 같습니다.



작가는 현대 프랑스 문학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벨기에 출신의 작가로 2015년 벨기에 왕국으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으며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매년 거르지 않고 작품을 발표하는 성실한(?) 작가입니다. 



이번 작품 [너의 심장을 쳐라]는 2017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엄마와 그보다 더 아름다운 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모녀관계에 대한 신랄하고 독특한 분석을 보여 주는 소설로, 작품 속 등장하는 여성인물들간의 오묘한 관계를 여러 연결 관계를 통해 보여줍니다.




등장인물을 소개하자면 먼저 문제적 인물인 마리. 


(7) 아침마다 잠에서 깨어나면 그녀는 가슴속에 거대한 부름을 느꼈고, 그 영감에 자신을 내맡겼다. 밝아 오는 새날은 아직 어떤 것인지 모르는 사건들을 약속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그 설렘을 무척 좋아했다. 



평온했던 어린 시절, 따분했던 소녀 시절이 지나가고 삶다운 삶 19세를 맞이한 마리. 큰 키, 잘빠진 몸매, 금발의 광채로 환하게 빛나는 얼굴의 마리.  그런 그녀와 사랑에 빠진 잘생긴 올리비에.



그리고 이 둘의 첫째 자녀인 올리비아라는 이름을 가질 뻔 했던 디안. 엄마인 마리보다 더 아름다운 디안. 너무나 똑똑했던 디안. 어린 나이에 세상의 잔혹함을 알아버린 디안. 사실 소설의 주인공은 디안입니다.


디안을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들이 서술되기 때문입니다.



참담했던 모녀관계를 경험한 이후 디안의 삶은 대학교로 이어집니다. 의대 졸업 후 인턴 생활을 시작하며 심장내과를 선택한 디안에게 아름다운 얼굴과 적갈색 얼굴을 지닌 오뷔송 부인이 묻습니다. 왜 "심장내과"를 선택했는지. 디안은 대답합니다.



"알프레드 드 뮈세의 시구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너의 심장을 쳐라, 천재성이 거기 있으니> 라는 시구였죠." (102) 



뛰어난 여성인 오뷔송 부인과 디안의 만남. 당연한 수순으로 서로에게 빠져드는데..(아… 어떤 육체적 사랑의 느낌은 아닙니다)


다시금 들춰지는 디안의 어린 시절의 상처들…


그리고 새롭게 밝혀지는 오뷔송 부인의 모녀관계 



이렇게 이야기는 짧지만 임팩트있게 진행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세부적인 내용은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분량이 짧고 흡입력이 높은 소설이라 앉은 자리에서 완독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어찌보면 "어떻게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엄마인 마리의 질투가 어떻게 이 정도까지 있을 수 있지? 아기인 디안이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할 수 있지? 아무리 무심하다고 해도 남편인 스타니슬라스는 이렇게 까지 무심할 수가 있지?


어찌보면 극단의 감정을 표현하는 등장인물들이기에 실제 주변에 있는 사람일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렇게 극단적 감정을 표현하기에 더욱 더 몰입이 쉽습니다. 



책 뒷표지에 쓰여 있는 문구 


"나는 엄마를 견뎌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변했어요."


과연 디안은 '엄마'에게 무엇을 기대한 것일까요? 왜 디안은 엄마를 여신으로 생각하며 그녀의 사랑을 갈구한 것일까요? 


10개월간의 뱃속에서의 시간들. 그 시간들이 만들어내는 유대관계라는 것이 정말 맹목적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요? 엄마에게 있어서도 그렇고, 딸에게 있어서도 그렇고…


누군가에는 맹목적 동경을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혐오를 만들어낸 10개월간의 동거… 


동일한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결과를 야기했다면 사실 임신 자체가 주는 신성함 이런 것은 없는 것이 아닐까요?




"칼로 심장을 스무 번이나 찔러싸면 치정에 의한 살인이 분명했다. 그년 20년 전부터 올리비아에게 되돌아오지 않는 사랑을 바쳐 온 사람이 누군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되돌아 오지 못할 것을 알고 사랑을 주기를 포기한 디안.


그리고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랑을 주는 마리엘.


과연 두 사람의 행동 중 "돌려받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적절한 태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진짜 이 책은 한번쯤 독서모임에서 토론으로 다뤄보고 싶은 책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모녀관계에 있어서 애증의 감정을 느끼시는 분


모성애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시는 분


모성애가 뭐지? 궁금하신 분


모녀관계의 특수성의 극단이 궁금하신 분


아멜리 노통브 소설을 원래 좋아하시는 분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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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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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에게 반발하고 혼자 나와 살고 있는 마리우스
열광적인 몽상가도
열렬하고 확고한 의지를 가진 사나이도 아니고
단호하게 운명에 도전하는 사람도 아니며
긍지와 사상의 의지에 충만한 젊은 정신의 소유자도 아닌 마리우스.

그저 길을 잃고 헤매는 한 마리의 개와 같은 마리우스. 고르보 저택에 살고 있던 마리우스는 성촉절날 오후 생자크가 성문쪽으로 가기 위해 큰길을 천천히 걸어가다가 누더기를 입은 두 처녀와 부딪힙니다.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도망가는 그녀들.
잠시 멈춰 섰다가 다시 걸으려 할 때 발밑에 작은 꾸러미를 발견하는 마리우스.
회색 꾸러미 속 봉투를 열어보니 네 통의 편지가 담겨 있습니다.
모두 이름이 적혀 있고, 지독한 담배냄새가 풍기는 편지..
발신인의 주소는 적혀 있지 않으나 모두 필적이 같지만 쓴 사람은 '돈 알바레스' '발리자르의 아내' '시인 장플로' '배우 파방투' 네 사람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도착하는 또 하나의 편지. 이때 보내는 사람의 이름은 종드레트
필적이나 문체 물론 오자도 같고 종이도 같고, 담배 냄새도 같은데... 다만 단 한사람의 발신이었던 편지.

마리우스는 그들의 모습에서 "빈곤으로 야기되어 불결하기는 하지만 죄가 없는 괴물 같은 것"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같은 가난 앞에서 사람들이 선택하고 나아가는 방향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었을까요?
아직 가난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철없는 도련님 마리우스.
가난의 상황에서 한 번의 실수.그리고 그 실수를 만회하며 살아가는 장 발장
가난의 상황을 계속되는 '사기'와 '도박'으로 이어나가는 '종드레트(테나르디에)'

가난을 과연 핑계로 댈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바등ㄴ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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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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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코제트..
팡틴은 코제트가 잘 자랄 것이라고 생각하여 "테나르디에"의 가족에게 맡겨두었는데.. 처음부터 거기다 맡기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러한 코제트가 다행히 이제는 장발장의 품에서 쉴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가족들을 잃고 줄곧 혼자 외롭게 살아야 했던 장 발장.
코제트를 악인 테나르디에의 손에서 구출해 내면서 가슴에 잠재해 있던 정열과 애정의 모든 것들이 일시에 눈을 떠 아이에게로 거침없이 나아갑니다.
쉰세 살의 장발장
미리엘 주교가 그의 마음의 지평선에 미덕이란 서광을 가져다 주었고, 코제트가 사랑의 불씨를 줍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이 자신을 "스페인의 공채에 파산한 연금 생활자"라고 소개하는 장 발장.
도대체 "스페인 공채 파산이 무엇일까요?"
이미 스페인은 1600년대에 국가적 파산 선고를 두 차례 이상 신청한 상태였는데 과연 1800년대에 어떠한 스페인 공채가 발행이 되었던 것일까요?
막연하게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이야기인것 같기도 하고
아님 로스차일드 가문의 등장과도 연관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당시 공채에 손을 대다가 파산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나? 싶기도 하고..  궁금합니다. (이 부분은 좀더 알아보고 싶습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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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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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 밑에는 아직 한 사람쯤 더 들어가 등으로 받칠 만한 공간이 있습니다. 30초만 그러고 있으면 있으면 이 노인을 끌어낼 수 있어요. 허리 힘이 강하고 용기 있는 분은 안계십니까? "

원래는 마들렌을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던 포슐방 . 공증인으로 제법 학식이 있는 상인이었으나, 점점 몰락하여 결국 마차와 말 한 마리밖에 남지 않은 상태.
그런데 말의 양쪽 다리가 부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수레바퀴 사이에 포슐방 영감이 끼고 맙니다.
마침 지나가다 사고를 목격한 자베르는 기중기를 가지러 사람을 보내는데 제일 가까운 철공소에서 오기까지 15분.
전날 내린 비로 흙은 질퍽하여 수레는 점점 땅속으로 빠져 들어가 늙은 마부의 감슴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5분도 되지 않아 늑골이 부러질 상황

지나가던 마들렌도 이를 보고 누군가 마차 밑을 받침으로써 노인을 끌어내자고 이약히바니다

"힘이 장사라야지. 내가 깔릴 우려도 있고..."
"그들에게 없는 건 힘뿐이죠. 등으로 마차를 받치고 잇으려면 무서운 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해요."

그리고 자베르가 말합니다.
"마들렌 씨,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꼭 한 사람밖에 없어요. 난 그 사람을 알고 있죠. 그는 툴룽 교도소의 죄수였습니다."

이해가 안되는 자베르..
어찌보면 현재의 상황에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굳이 '툴룽의 죄소'라는 말을 꺼낼 필요가 있었을까요?
마들렌을 '장 발장'으로 의심하고 있던 상황이긴 하지만.. 굳이 그걸 본인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결국 힘을 보여주어 포슐방 영감을 구출하는 데 성공한 마들렌.
옷은 찢어지고 온몸은 진흙투성이였으며 포슐방은 마들렌의 무릎에 입을 맞추며 그를 하느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노려 보고 있는 자베르에게 온화한 시선을 던지는 마들렌(장 발장)

이후 포슐방은 회복되었으나 무릎이 불구가 되어 간호사와 신부의 권고에 따라 파리의 생탕투안 지구에 있는 수녀원의 정원사로 취직시켜주는 마들렌 (아.. 이 일이 얼마라 큰 복선이었는지..)

이후 마들렌이 시장에 임명되고, 자베르는 되도록이면 마들렌을 피합니다.
어쩌면 마들렌(장 발장)은 이 마차 사건때 이후로 자베르란 인물을 극복(?)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확실히 힘이 있어야 합니다. 마차를 들어올릴 정도의 육체적인 힘. 그리고 시장이라고 하는 엄청난 권력의 힘!!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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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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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단순히 배고파서였을까요?
인정이 많은 사람이었던 장발장.
어머니는 산욕열을 잘못 치료하여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나뭇가지를 치다가 그만 나무에서 떨어져 숨지고 맙니다.
(너무 슬픈게 아버지가 원래 나뭇가지를 치는 것이 직업이었는데 그 일을 하다가 죽다니..)
장 발장에게 남은 것은 7남매를 키우는 누나 하나뿐.
매형의 죽음 이후 누나의 식구들 까지도 먹여 살리는 장발장. 이때 그의 나이가 25살.

고달프고 보람 없는 노동속에서 낭비되는 그의 청춘.
장작을 패고 남의 집 농사도 거들고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지만 ... 일자리마저 잃게 되고 배를 굶던 중

어느 일요일 밤 파블롤 성당 과장에 있는 빵 가게.
주인인 모베르 이자보가 아래층 가게의 유리창 깨지는 소리에 놀라 내려와보니 창문 틈으로 손 하나가 들어와 빵 한개를 집어갑니다. 빵은 던져버렸으나 현장에 서 잡힌 장 발장
"야간에 가택에 침입하여 절도를 한 죄"
여기에 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더욱 더 불리하게 작용하여 유죄 선고를 받고 징역 5년형!!

재판과정에서 흐느껴 울며 오른손을 일곱 번 들었다가 내려 보이는 동작을 합니다.
7명의 조카들을 위해 일을 저지른 장 발장.
형틀을 목에 쓰고 짐차에 27일 동안이나 실려 툴룽에 도착.
붉은 죄수복을 입고 장 발장이 아닌 24601호 죄수로 불리게 된 장 발장의 슬픈 이야기..

과연 배고픔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자기 배가 아닌 조카들의 배고픔을 해결해주기 위해 나선 장발장의 희생정신을 무엇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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