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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위한 침묵 수업 -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침묵의 뇌과학
미셸 르 방 키앵 지음, 이세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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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우주님이 모집하신 #우주클럽_글쓰기방

어크로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넥서스』,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가 방한했을 당시, 출판사에 단 하나의 요청을 했다고 한다.
"명상할 수 있는 시간을 꼭 마련해달라". (출처, 김영사 인스타그램)

명상이 좋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정작 왜 좋은 건지, 자는 것과 멍 때리는 것과 명상은 무엇이 다른 건지, 명상은 어쩌면 선택받은 자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닌지 등의 의문만 품고 있었다. 명상에 대한 실천은커녕 방법조차 모르고, 심지어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일명 FOMO(Fears Of Missing Out) 때문에 한시도 눈과 손을 휴대폰에서 놓지 못한다. 이렇게 살아도 딱히 문제는 없다, 아니 없는 것 같다.


… 이렇게 시끄럽게 살아도 과연 정말 아무 문제 없을까?


안면 근육마비로 쓰인 침묵 수업

모든 안전 수칙은 피로 쓰였다는 유명한 문장이 있지 않은가.
이 책은 한 뇌과학자의 안면 근육마비로 인한 충격으로 쓰였다.

연사로 초청받아 강연을 일주일 앞둔 뇌과학자 미셸 르 방 키앵은 갑작스러운 안면 근육마비를 겪게 된다. 검사 결과,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의사는 스트레스나 피로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그리고 그에게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는 처방을 내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라니, 너무 고역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키앵은 프로젝트, 이동, 강연을 모두 취소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침묵하기, 회복을 위해 우연히 동네에 있었던 명상 수련원까지 찾아간다. 그러자 2주 차부터 조금씩 신체는 회복하기 시작했다. 명상과 침묵으로 마침내 안면 근육마비에서 회복한 뇌과학자는 이러한 힘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이 책, 『뇌를 위한 침묵 수업』을 집필하게 된다.


뇌과학이 설명하는 침묵의 필요성

나는 앞서 말했듯 명상은 잘 모르던 독자였다. 이렇게 살아도 딱히 문제가 없다고 느꼈다. 내가 어느 정도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에는 이미 TV와 컴퓨터가 있었고, 자라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생겼다. 이런 환경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던 세대다. 스피커에서는 항상 소리가 흘러나오고, 스크린에서는 항상 영상이 재생되는 환경 말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에도 '유튜브를 조금 멀리하는 정도'면 될까 했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서 소란스러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귀만 닫고, 신체를 가만두는 것뿐만 아니라 듣기 위해서도 침묵을 지키면 뇌 건강에 이롭고, 눈을 감는 순간 뇌는 미세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키앵은 말한다.

우리 신체 기관 중에 고통을 알리지 않고 서서히 병들어가는 기관이 몇 있다는데, 뇌도 사실 그런 신체 기관 중 하나가 아닐까. 우리는 평소 인지하지 못할 뿐 엄청난 문제를 끌어안고 살고 있을 수 있다. 저자가 뇌과학으로 설명하는 스트레스 상태에서의 우리 뇌의 변화와 침묵이나 명상을 했을 때의 우리 뇌의 변화는 보통 사람들이 인지하기 힘든 것들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안면 근육마비라는 형태로 드러났지만, 나의 경우 자아 상실을 겪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증상으로 나타났다. 누군가는 또 다른 형태의 장애를 겪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키앵의 제안대로 침묵과 명상으로 답을 찾아 나갈 수 있을까, 평소 명상은 잘 모르는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한 번 시도해 볼까' 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가 살아가는 말 많고 소란스러운 사회에서

침묵을 치유와 자기 계발의 도구로 삼는다는 발상은 참신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 동서양 위대한 현자들은 이미

침묵이 신체와 정신에 끼치는 미덕을 알고 있었다.

고대인들은 침묵을 존중했고 내면의 삶을 여는 귀한 시간으로 여겼다.

이러한 침묵의 힘이 이제는 과학으로 증명되고 있음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될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여러분이 그 힘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이 책은 알려줄 것이다.

─ P.20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 살며 시끄럽고 번잡스러움이 느껴지고 있지는 않은지, 직장에서 스트레스로 번아웃을 겪은 적은 없는지, 감미로운 음악이라도 끊임없이 귀에 뭔가 들려야 편함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 책을 은연중에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을까. 많은 현대인들이 명상의 필요성을 『뇌를 위한 침묵 수업』으로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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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문구 - 나는 작은 문구들의 힘을 믿는다 아무튼 시리즈 22
김규림 지음 / 위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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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갈수록 밀린 방학숙제 일기를 보는 듯 하다던 누군가의 리뷰에 깊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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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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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사건의 취재라는 컨셉에 핍진성이 느껴지는 묘사가 독자를 미친듯이 몰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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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름 -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아무튼 시리즈 30
김신회 지음 / 제철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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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코미디 작가라는 경력 만큼 유쾌한 여름예찬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지고 상품으로 가득한 이야기만 읽히는 건 ‘아무튼‘ 시리즈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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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관하여
베레나 카스트 지음, 최호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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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을유문화사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불안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와 함께하는 듯하다. 아주 사소한 일상적인 불안부터, 사회적인 불안까지 그 감정은 불쑥 튀어나와 우리를 시도 때도 없이 자극한다. 집에서 나올 때 문은 잘 잠그고 나왔는지, 가스불은 잘 껐는지, 뉴스를 틀면 언제 어디선가 벌어진 온갖 사건사고가 보도되고 마침내 사람을 사귀는 것마저 위험요인이 되어버린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 역시 우리를 위협한다. 우리가 사주나 타로 같은 미신에 의존하게 되는 것도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기 때문이다.

인간이 불안을 느끼는 건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요소라고들 한다. 하지만 켜켜이 쌓인 트라우마가 어떤 임계점을 넘는 순간, 불안이라는 감정이 나를 바닥없는 곳으로 끝없이 끌어내리는 기분처럼 느껴진다면. 이런 절망에 빠진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서 답을 찾아야 할까.

융 심리학의 권위자 베레나 카스트 교수의 『불안에 관하여』는 독자들이 불안의 다양한 구성 요소를 토대로 일상생활과 심리 치료 상황에서 불안에 대처하는 법과 불안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불안을 느낄 때, 당신은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 편인가. 불안 앞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다양하다. 최대한 외면하고 피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두려움 앞에서 용기를 내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야스퍼스의 표현을 가져와 우리에게 '불안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불안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불안은 우리 자신을, 우리의 진정한 자기를 부르는 소리다.

불안에 사로잡힐 때 우리는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를 진실로 떠받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

그 때문에 우리에게는 야스퍼스의 자주 인용되는 표현처럼

'불안을 마주할 용기Mut zur Angst'가 필요하다.

─ P.43


나는 불안 앞에서 어떠했던가. 불안 앞에서 나의 모습에 대한 적절한 문장을 발견했다. 81쪽, '불안 속에서 나는 작고 열등하게 느껴진다'고. 오랜 시간 불안 속에 살았고, 여전히 불안은 껌딱지처럼 찐득하게 달라붙어있다. 카스트 교수가 짚어주는 불안을 느끼는 상황, 그리고 우리들의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읽으며 나와 타인을 이해하려 애써본다. 내가 지금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외부 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아닐까, 나에게 공격적이었던 어떤 사람의 태도가 어쩌면 불안을 느끼고 했던 방어 기제가 아니었을까 하며.

​때로 불안은 장애를 유발하기도 하는데, 4장에서는 이러한 장애들, 강박과 공황, 공포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두려움 때문에 강박적으로 하는 행동이 있는지, 혹은 특정 상황에서 발한, 전신 떨림, 경련 등의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지는 않은지. 책은 이러한 증상의 일부인 치료 사례들이 함께 실려있는데 읽으며 자신의 일부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저자는 이런 장애에 대한 대처법도 소개하고 있다. '불안 장애가 있는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주요 방법 중 하나는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라고.


/

불안을 지각하려면 불안에 이름이 있거나,
우리가 불안에 이름을 붙일 수 있어야 한다.

─ P.88


불안은 누구나 느낄 수밖에 없고 죽을 때까지 함께해야만 하는 감정이다. 관계에서 불안이 해소되기도 하지만 관계가 불안을 유발하기도 하고, 불안은 어느 날 꿈의 형태로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불안을 끝까지 모호한 형태로 두기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글을 읽으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누군가가 불안에 관하여 알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가장 먼저 찾아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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