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란 무엇인가 김영민 논어 연작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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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사회평론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쇼펜하우어와 니체가 서점가에 철학 붐을 일으켰지만, 뒤를 이어 등장한 고전 동양 철학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子曰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人不知而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라 했으니 생소한 한자어의 나열이 나에게는 꽤 큰 장벽이었다.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않으냐?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참으로 군자가 아니겠느냐?)


​이렇게 영원한 숙제였을지 모르는 『논어』가 단숨에 흥미로운 책으로 바뀐 건, 김영민 작가의 논어 교양서 『논어란 무엇인가』를 만나면서부터였다.


'어쩐지 구닥다리인 것 같은 책', 이 책의 첫 문장이다. 짧지만 산만하고, 유익하지만 철 지난 말씀으로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은 현대 독자들이 흔히 느끼는 『논어』의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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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문장들이 산만한 것은 『논어』에 담긴 정신이 산만해서가 아니라

『논어』의 문헌 전통이 산만해서 그렇다.

『논어』는 공자孔子라는 인물이 책상에 앉아

정신 집중하여 써 내려간 한 권의 책이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응집력 있고 일관된 책이 되었으련만.

공자는 『논어』라는 책을 쓴 적이 없다.

『논어』는 후대에 얼기설기 편집된 책이다.

그러기에 실로 산만한 책이다.


─ 「1. 『논어』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中


​지금까지는 내가 『논어』를 읽어도 읽는 게 아니었던 것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분절된 내용이라 맥락을 파악할 수 없고,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체계가 없는, 그래서 저자는 『논어』는 쇼츠라는 은유를 든다.


『논어』에 대해서, 그리고 공자에 대해서 짧은 장을 통해 다룬 다음 하나의 키워드로 일관될 수 없는, 『논어』라는 텍스트 그 자체에 설명하기 시작한다. <세속의 질서>, <행동규범>, <주체>, <인간> 등의 10가지나 되는 주제로 『논어』를 바라보는데, 김영민 새 번역의 『논어』 문장과 함께 하는 해설은 그렇게나 어렵게 다가왔던 논어가 순식간에 쉽고 재미있어진다. 『논어』가 시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질 수밖에 없었던 한계 역시 지적하지만, 쉽게 풀어 설명하고 정교한 읽기를 돕는 글을 따라가다 보니 '논어, 나도 읽어도 괜찮겠다'라는 생각도 어느새 들었다. 아마 나만이 겪는 일은 아닐 것이다.


​김영민이라는 이름은 익숙했지만, 이 책이 처음 읽는 책이 되었다. 유쾌한 문체와 깊은 지식을 모두 아우르는 글을 읽으며 왜 한국에서 많이 읽히는 작가인지 알게 된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다.


『논어란 무엇인가』는 '김영민 논어 연작'중 한 권이다. 공자와 논어의 세계 해설을 다루는 이 책 외에 논어 새 번역과 논어 에세이, 심층 해설과 번역서 비평까지 있다. 만약 지금까지 『논어』가 어려웠다면 새해에는 든든한 김영민 작가의 책과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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