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그렇게 말했다.
너 그 사람이랑 인연이 아니었나봐,
우리 엄마란 사람, 내가 알기로 인연이라거나 운명이라거나 그런 걸 말하는 사람이 아닌데
뭐랄까, 명백한 이별을 말하자 엄마가 나에게 말했다, "인연"이 따로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은 만큼 엄마도 내 앞길에 대해서 불안했나보다.
그런식으로 위로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어찌하였든, 나는 그를 싹- 잊기로 하였다,
우리의 연결 고리를 먼저 싹둑 끊은 것은 그이므로, 그리고 그 전에 다른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맺은 것도 그이므로,
나는 더이상의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홀홀, 가벼워진다.
이별에서 이렇게 가벼웠던 적은 없었다.
항상 내 결정앞에 미안했고 자신없어했다.
이렇게 명백하니 또한 가볍구나.
안녕, 길게 편안했던 사람.
열정적이지 않고 따스했던 사람이므로 그 온기를 이어가는 것이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끝은 역시 차갑구나.
너를 통해 사랑이 변함을 온몸으로 깨달았다. 믿음이 때로 다가 아님을 알아서 나에게 신선하게 새로웠다.
어찌하였든 고맙다. 너를 통해 나는 성큼 어른이 된듯 싶어.
그냥 덮어둘게, 너의 그 온전치 못함은. 나또한 서툴었을테니.
안녕안녕.
우리 엄마 말대로 나는 나의 100% 인연을 향하여 간다.